•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중의원·참의원, 총선에 명운 건 기시다 내각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1.10.18 10:10:32
[프라임경제] 내각책임제 일본에는 중의원과 참의원이 있다. 두 의회는 1890년 '메이지헌법' 시행에 따라 제국 의회를 구성하는 하원과 귀족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종전 후 1947년 미군정 하에서 일본국헌법이 성립해 하원은 중의원으로, 귀족원은 참의원으로 재편됐다. 

두 의회 모두 국민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임기는 △중의원 4년 △참의원 6년이다. 다만 중의원은 대부분 국정에 대한 신임을 묻는 형태로, 임기 도중 해산돼 끝까지 다 채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그때그때 민의가 반영되는 중의원이 우월적 지위를 가진다. 법률안을 가결하고, 내각총리대신을 지명하거나 회기를 결정하는 등 의결 우월권, 예산안 우선 심의와 내각불신임 결의 등 권한 우월권이 그것이다. 

이에 비해 참의원은 6년 임기가 보장되고, 3년마다 1/2을 교체한다. 주요 권능으로는 중의원 해산시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한 긴급집회 △법률안 재가결 △예산 의결 △조약 승인이 있다. 

참의원이 중의원에 재가결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출석의원 2/3 찬성이 필요하므로, 중의원에서 넘어온 안건이 부결되는 일은 드물다. 다만 참의원 야당이 다수일 땐 국정에 차질이 초래될 수 있다. 이를 '네지레(뒤틀림) 국회'라고 한다. 

일본 국회의사당. © 위키피디아 재팬 캡쳐


오는 31일 치러지는 총선은 중의원 전원(465명)을 새로 뽑는 선거다. 현재 자민당과 공명당이 절대 다수(276석)를 차지하고 있는 의석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이 예상을 깨고 조기 총선을 들고 나온 배경으로 코로나 감염자가 크게 줄고, 도쿄올림픽이 종료돼 집권당 악재가 사라진 점을 꼽는다. 이는 집권 1년간 온갖 비난 속에서도 두 문제 해결에 매달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덕분이다. 

임기 말 스가는 국민과 소통능력 부족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가 총재선거 불출마를 선언하자 정당 지지율과 주가가 동반 상승한 것만 봐도 인기가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평범하고 인지도 낮은 기시다가 총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스가 전 총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돋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어부지리로 등장한 기시다 정권이 단명으로 끝날 수 있다고 예측하는 매체가 늘고 있다. 예상 외로 저조한 지지율 때문이다. 

매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아사히신문(6일 기준) 조사에 의하면 기시다 정권지지율이 45%로 2001년 이후 역대 정권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스가 정권(65%) 출범 당시 지지율에 한참 못 미치고, 1년 단명으로 끝난 아소 다로 정권(48%) 때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처럼 기시다 내각을 대하는 유권자 시선이 차가운 것은 정권은 바꿨는데도 이전과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지역신문 중 하나인 니시닛폰 신문은 스가 전 총리 풍자극으로 유명한 한 연예인 입을 빌려 "기시다 총리가 온건 혁신을 추구하는 '고치(宏池)회' 출신인데도, 주변을 아베 전 총리와 가까운 보수파가 둘러싸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가 신자유주의로의 전환을 외치지만, 진정성 있는 실행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또 "남의 이야기 듣는 것을 특기로 내세운 기시다 총리가 아베 등 보수파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줄지 흥미롭다"라며 소신 표명 연설에서조차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실제 기시다 정권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가 '간사장'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72세) 존재다. '아소파 2인자' 아마리는 1998년 오부치 내각 노동 대신을 시작으로 아소 내각과 아베 1·2차 내각에서 대신을 역임한 중진이다. 

간사장은 '당의 얼굴'로 전국단위 총선을 책임진다. 하지만 그는 전임 니카이 간사장이나 스가 총리와 달리 공동 여당인 공명당과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 야당 단일화 등으로 접전지역이 늘어날수록 공명당과 협조가 필수적인데, 그가 방해물로 작용할 우려마저 제기된다. 

야당인 입헌 민주당 에다노 대표는 지난 16일 신주쿠 유세를 통해 공산당과 공조하면서 전 선거구 과반을 초과하는 후보를 옹립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아마리는 정치자금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2016년 수차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각료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조사를 진행한 후 적절한 시기에 의혹을 설명하겠다"고 한 약속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머리를 싸매는 대목이다. 

만일 자민당이 50석 정도를 잃어 단독 과반수(233석)에 미치지 못하면 당장 기시다 총리 진퇴 문제가 불거질 것이다. 내각 발족 후 10일 만에 의회를 해산하고, 준비 기간 없이 단기전에 돌입한 이번 총선에서 현직 각료가 낙선할 수 있다는 비관적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사히신문계열 온라인 매체 AERA는 "니시메 부흥 대신·야마기와 경제재생담당 대신·공명당의 사이토 국토교통 대신이 위기상황"이라고 전한다. 

만일 현직 각료가 낙선하면, 기시다 내각은 총선 과반의석 확보와는 별개로 큰 타격을 받는다. 그땐 지난번 각료와 당 인사에 불만을 가진 아베가 또 다시 전면에 나서 내각과 당을 휘저으려 들 것이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