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 계속되는 민원 1위 '보험'…한달이면 나도 보험설계사

보험 생태계 변화 통해 '판매직' 아닌 '설계직'으로 전환돼야

김기영 기자 | kky@newsprime.co.kr | 2021.10.07 16:41:02
[프라임경제] "보험설계사 자격증 준비 일주일, 교육 일주일, 판매 스킬 일주일, 지인 접근 전략 일주일이면 누구나 금융 생초보에서 FC·FP 전문가"

금융당국은 보험사 불판율이 높다는 이유로 수시로 규제의 칼을 꺼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보험상품 불판율 민원 1위라는 오명은 지워질 기미가 없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칼날들이 불판율 민원 1위라는 오명의 기본적인 배경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보험 관련 민원은 전체 금융 민원의 58.8%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5년간을 살펴봐도 꾸준히 60%에 달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민원 수치만 따져봐도 보험업계에 소비자 불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보험 관련 민원은 약관 해석에 따른 보험금 산정 및 보험금 지급, 불완전판매율(불판율)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생보사 기준 전체 신 계약 건수에서 보험설계사를 통한 모집 건수 비율은 36%에 달한다. 이처럼 보험설계사는 △GA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판매채널 중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보험업계에서 설계사를 통한 보험 모집이 주요 채널이 되고 있으며, 보험민원 1위라는 오명에서 보험설계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며 동시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현재 높은 불판율을 야기하는 보험설계사 생태계 문제들로 △판매 중심주의 △낮은 진입장벽에 따른 직업의식 저하 △낮은 등록 정착률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장 원초적인 부분인 보험설계사가 되는 과정부터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보험상품 판매를 위한 보험설계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시험은 생명·손해·제3보험 설계사 등록 자격시험으로 나뉘는데, 지역별로 한 달에 7~10회 시험 일정이 있으며 모든 회차에 응시가 가능하다. 수준은 1~2주 집중해서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이며, 시험 합격 후에는 간단한 교육과 사이버 강의 수료만 완료하면 보험설계사 위촉 후 즉시 보험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

보험은 다른 금융상품 대비 상품 약관과 구조가 다소 복잡하며, 이를 판매하는 보험설계사가 되기까지 과정은 보험이 가진 복잡한 성격 대비 난이도가 매우 낮다는 것.

이에 더해 짧은 교육 기간으로 인해 종신보험 같은 비싼 보험료를 거둬들일 수 있는 상품만 판매 스킬을 가르치는 보험사의 행태 또한 불판율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예로 생명보험협회 올 상반기 불판율 관련 자료에 따르면 불판율의 대명사인 '종신보험'의 설계사 모집 비율은 전체 모집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중 청약철회 비율은 7.28%, 보험설계사들이 수수료가 높은 종신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무지한 사람도 한두 달 시간을 거쳐 보험설계사가 되는 생태계 자체로도 △높은 불판율 △금융상품 민원 1위 △나아가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모습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또한 이처럼 낮은 문턱으로 발생하는 직업의식 저하는 보험설계사 등록, 정착 문제와도 직결된다. 보험설계사 등록 정착률을 살펴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생명보험사 41.5%·손해보험사 57.6%로 신규 등록 후 절반 정도 되는 인원만이 업계에 남아있다.  

설계사 정착률이 낮다는 것은 그들이 판매한 상품이 곧 불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두되고 있는 것이 보험설계사 정규직 채용, 월급과 고객 계약 유지 시 인센티브 제공 시스템 도입 등이다. 

정규직 및 인센티브 제도 도입 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불판율을 높이는 먹튀 및 철새 설계사들이 양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보험 상품의 '판매'가 아닌 '설계' 방식 근무환경 조성을 통한 보험 설계 퀄리티 향상이 될 수 있다. 

현재는 과거 보험 시장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던 '아줌마 부대'가 너 나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보험을 판매하던 시절이 아니다. 보험 가입률이 높아질 때로 높아진 현재에서 20·30 세대라는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 기존 가입자들의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고객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에 대해서도 질 높은 설계 서비스가 제공돼야 마땅하다.   

보험 판매의 비대면·디지털화를 통해 고객에게 투명한 정보 제공을 통한 선택권을 넓혀줌과 동시에 설계사들이 소비자들을 위한 꼼꼼한 설계가 바탕이 된다면, 보험에 대한 신뢰·이미지 회복은 예견된 수순으로 선순환 될 수 있다. 

최근 판매 수수료가 높은 종신보험 상품을 저축성 보험으로 속여 판매한 사례들은 일상에서 너무 익숙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사례들을 비견해 보건대,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의 전문화·고도화가 사회 선결 과제임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