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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상한 김범수, 국감 소환은 기회

'금쪽이' 수준의 '블라인드 망언'…국회라도 나서야

이인애 기자 | 92inae@newsprime.co.kr | 2021.09.30 17:05:22
[프라임경제] 국회가 '오냐오냐 해줬더니 버르장머리 없이 큰' 카카오(035720)를 불러 따끔하게 혼내줄 채비를 마쳤다. 

국회 정무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등 7개 상임위원회가 올해 국정감사장에 카카오를 불러내기 위해 벼르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무차별 흡수하며 몸집을 불린 카카오의 독주를 막기 위해 나선 것.

이들의 소환에 카카오가 무조건 응해야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카카오가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수상한 짓을 벌여왔는지 어느 정도 들켜버린 상황에서 국감장이라는 무대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반성과 개선 의지를 피력할 수 있는 판이 깔리기 때문이다.

최근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유저가 "이때다 싶어 카카오 때리는 사람들, 오늘도 역시 카톡으로 친구들이랑 연락했겠지? 솔직히 하루만 카톡이 멈추면 우리나라 제대로 돌아갈 것 같아?"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화제가 됐다. 

이런 망언은 카카오 구성원들 내부에 자사 점유율에 기인한 대중 경시 태도가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카카오톡이 우리 생활에서 '사라지면 불편한' 서비스로 자리 잡은 것은 맞다. 그렇다고 사용자가 불합리한 수수료 책정으로 인한 계열사·소비자 피해와 오너일가 사익편취 정황, 마음 편히 불법을 저지르기 위한 전관 영입 등 해당 기업의 그릇된 행위를 인지하고도 지적할 권리까지 빼앗긴 건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 5년 동안 약 100개의 기업을 흡수하면서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저질렀지만 공정위 제재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기존 절차까지도 생략한 채 프리패스 됐다. 인수 대상 기업이 대부분 제재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규모거나 경쟁제한성이 낮은 혼합결합(서로 무관한 사업간 결합)이라는 이유다. 

정부가 간과했던 이 혼합결합이 모이면서 카카오 권력에 힘을 실어줬다. 예를 들어 택시 사업을 하면서 쌓인 '사람들이 언제 어디로 이동하고 얼마나 많이 이동하는지' 등 데이터는 부동산 사업에서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카카오 계열사 서비스 10개를 이용한다고 하면 해당 연령·성별에서 선호하는 서비스 데이터도 추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광고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 이처럼 카카오에 모인 데이터들은 여러 사업과 연동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카카오의 독점 위험성이 갈수록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금 국내 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정부의 이번 결정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 말처럼 정부가 계속 카카오 독주를 지원하고 불공정행위를 묵인해서 세계 1위 IT기업이 됐다고 가정해보자. 현재도 국내 소비자와 계열사뿐 아니라 본사 직원들까지도 불공정행위 피해자로 만들고 있는 카카오가 그땐 어떻게 변해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아직까지는 정부도 카카오도 기회는 있다. 국감을 통해 여론과 민심의 회초리를 달게 받아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카카오는 등 돌린 민심을 되찾기 위해 국감장에 나가 잘못을 인정하고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하는 게 가장 빠른 선택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카카오 시장 예절교육에 힘을 쏟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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