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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회사는 스펙보다 '일머리' 좋은 인재를 원한다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 press@newsprime.co.kr | 2021.09.28 18:15:19
[프라임경제] 취업을 앞둔 학생들이 학력, 학점, 토익, 자격증 등 스펙을 쌓고, 직장인이 전문 자격증이나 외국어를 공부하는데 과도하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인지 의문이 든다. 

'스펙=업무능력'이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고, 보유한 자격증 개수가 '일을 잘하는 것'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도 업무 현장에서 속속 증명되고 있다.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 일을 '잘'하고 싶어 한다. 일을 잘하면 조직에서 인정받고 대우가 좋아지며 자신의 성장을 느낌으로써 스스로 만족감을 얻게 된다. 일을 잘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 본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일을 취미처럼 여기는 견해도 있지만, 일은 취미가 아니다. 취미는 본질적으로 스스로를 위한 행위이므로 자신이 만족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반면 일은 궁극적으로 다른 누군가를 위한 행위이다. 내가 만드는 제품,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가 수행하는 프로젝트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며, 때로는 내가 싫어하는 것이라도 마땅히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일'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일을 통해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예컨대 일을 신속히 처리해 동료보다 더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 일의 질을 높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다.

또한 '일을 잘한다'는 것은 업무 기술이 아니라 업무 감각이 있다는 것이다. 업무 관련 자격증이 많다고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자격증 없이도 우수한 업무 능력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사례도 많다. 금융 자격증이 많다고 주식 투자를 잘하고, 골프 이론 지식이 많다고 골프를 잘 친다고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업무 능력이란 기술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으로도 업무에서 중요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무수히 많은 자격증을 갖고도 결국 실적 향상에는 기여하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 일에 대한 이론이나 기술이 있을지 몰라도 '일하는 감각'은 부족한 것이다. 

회사에서 관리자가 직원을 평가하거나 실무자들이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평가할 때 '일머리'라는 개념을 종종 쓴다. 일 잘하는 사람을 흔히 "센스가 좋다, 감각이 뛰어나다"고 표현하는 것도 기술보다는 감각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일머리'는 타고나는 것일까? '일하는 감각'을 향상시키는 비법은 없을까? 일하는 기술이 좌뇌의 과학적·논리적 영역이라면, 일하는 감각은 우뇌의 예술적·감성적 영역이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기업 세계와 다양한 모습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은, 성공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보다 다양한 시각과 소양을 요구하고 있다. 일하는 감각을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예술적 자질이나 감성이라고 본다면, 일하는 감각이 좋다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실제로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 '감각'을 갖추고자 인문학을 배우고 예술적 감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故 스티브 잡스는 비틀즈의 음악을 사랑했으며, 플라톤과 카프카 등 고전을 비롯해 인도 철학까지 조예를 갖출 만큼 인문학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첨단 IT 제품의 성공에는 예술적 감성과 인문학적 소양이라는 뒷받침이 있었던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도 어린 시절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를 탐독했으며, 고대 역사와 문화 등 인문학에 조예가 깊다고 한다. 이러한 점이 페이스북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은 평소 자전거를 즐기고 그림과 여행, 독서를 좋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소설, 고전, 인문, 사회, 과학, 시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독서에서 그의 음악적 감각과 빼어난 가사를 쓸 수 있는 영감을 얻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무의미한 스펙을 쌓기보다 예술적 자질과 감성,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일의 감각이 향상되고 일을 잘하는 '진짜 능력'이 길러질 것이다. 




한현석 서울IR 네트워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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