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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 新계약 '1200% 룰' 취지 묘연…먹튀, 철새 여전

GA, 자체시상·이직 수수료 등 편법 수수료 지급 근절 시급

김기영 기자 | kky@newsprime.co.kr | 2021.09.27 18:14:40
[프라임경제] 보험사 간 과다 출혈경쟁과 보험설계사 '먹튀', '철새' 행위를 막기 위한 초년도 모집수수료 상한선 1200% 룰에 대한 실효성 우려가 현실적으로 나타나며, 또다시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은 명확한 지급 기준 없이 임의로 과다하게 지급되는 모집수수료가 보험사의 매출 확대를 위한 과다 출혈 경쟁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모집 수수료를 초기에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인해 작성 계약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 올해 초부터 보험설계사 초년도 모집 수수료를 1200% 내로 제한했다.

다시 말해 1200% 룰은 과다한 수당 경쟁, 불완전판매, 부당영업행위 등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이에 보험사들은 1200% 룰에 맞춰 수수료 지급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모집질서를 건전화하고, 계약 1차년 모집 수수료 상한 설정 및 모집수수료 분할지급 방식을 통해 작성 계약 등 불완전판매 소지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1200% 룰의 허점을 노린 지급행위, 일시적 자금 지원, 추가 시상 등의 편법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1200% 룰에 대한 취지는 더욱 묘연하기만 하다. 

보험 전문가들은 1200% 룰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일부 대형 GA들이 이 룰을 편법으로 우회해 보험설계사에게 금전적 이익을 지급하는 행위를 꼽는다.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GA는 설계사들에게 판매 건수에 비례하는 시상 수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속 설계사에서 GA로 이직 시 전년도 실적의 일부를 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상 수수료를 더할 경우 계약 1건당 설계사 수수료는 120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에 더해 이직 수수료까지 받으면, 설계사는 보험 설계에 대한 책임감보다 돈을 좇아 GA사로 이직하는 상황이 전과 다름없어진다.  

실제로 1200% 룰은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는 수수료만 규제 대상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자체 시상 및 이직 수수료는 규제에서 벗어나는 범주라는 것. 보험설계사의 먹튀 및 철새 문제, 체질 개선을 위해선 계약 유지와 지속적인 고객 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수다. 

전속 설계사·GA 설계사의 모집수수료율을 고정하고 계약 유지 기간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신 계약에만 집중하는 문어발식 영업의 폐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계사의 지속적인 고객 관리를 통해 고객이 보험사를 오랜 기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신뢰가 생길 수 있다.

물론 현장 검사를 통해 GA의 과도한 시책비 및 이직 수수료라는 미끼를 통한 설계사 빼돌리기를 제재해야 한다. 꾸준한 감독과 관리를 통해 이직에 대한 메리트를 줄인다면 먹튀·철새 설계사들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보험설계사 수를 늘려 회사의 몸집을 불리는 시기는 지났다. 하지만 1200% 룰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와 GA는 여전히 설계사 모집을 위한 과다 출혈 경쟁 중이다. 

경쟁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보험사 경쟁은 상품 퀄리티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200% 룰을 빗겨나가기 위해 편법을 이용하면 규제 도입 당시 기대했던 먹튀·철새 설계사 근절은 물론 불완전판매 문제가 꾸준히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실효성 있는 제도 도입과 철저한 관리 감독을 이어나가야 하며, 보험설계사는 보험 판매원이 아닌 설계사로서 기업과 소비자 사이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신뢰가 보험업계 생태계의 바탕이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업계와 긴밀한 논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 지원을 지속하고 기업은 상생할 수 있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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