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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급에 수요 맞추는 '부동산 규제' 무주택자 울린다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1.09.16 09:50:04
[프라임경제] 중도금대출 불가 여파로 주택 수요자들간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대다수 무주택 서민들은 청약 참여조차 망설이고 있는 반면,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한층 줄어든 경쟁률 탓에 당첨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금대출 불가 공지로 시행사 '배짱 분양' 논란까지 거론됐던 광교 '로또 분양'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가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특별공급(이하 특공) 50명 모집에 889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48.2대 1을 이뤄냈다. 일반공급 1순위 역시 151가구 모집에 3만4537명이 신청, 경쟁률 228.72대 1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힐스테이트 광교중앙역 퍼스트 흥행을 이유로 청약 시장이 중도금대출 여부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흥행을 견인한 건 최소 4억~7억원 상당의 '시세 차익'이다. 

해당 단지 분양가(전용 84㎡ 최고가 기준)는 9억8540만원으로, 인근 자연앤힐스테이트(최근 거래가 15억6000만원)와 광교센트럴타운60단지(13억9000만원)와 비교해 저렴하다. 물론 수분양자들은 중도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하지만,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에게 있어 충분한 메리트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현금 여력이 없는 무주택 서민들에 있어 중도금대출 불가는 청약 기회마저 박탈하고 있다. 

실제 중도금 집단 대출 여부가 불투명한 파주운정 공공분양 특공 경쟁률은 3.4대 1에 그쳤다. 이는 3기 신도시 공공분양 경쟁률(15.7대 1)과도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나마 165세대를 공급하는 생애최초 특공에 817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4.95대 1)을 기록지만, 66세대를 모집하는 다자녀의 경우 58세대가 접수해 '미달현상'이 나타났다. 

물론 해당 지표가 특공 모집에 한정된 동시에 입지조건에 따라 경쟁률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할 순 없다. 다만 최근 청약열풍을 감안할 때 경쟁률이 기대치보다 현저히 낮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 중도금대출이 불투명해지자 분양가 납부가 어려운 무주택 서민 대다수가 청약을 시도하긴 쉽지 않다.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중도금 미납으로 계약금은 물론 △청약통장 해지 △최장 10년간 재당첨 기회 상실 등 페널티까지 감수하기엔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충분한 자금 마련도 없이 청약을 시도하는 자체가 모순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분양가 역시 시세에 따라 치솟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실제 8월 기준 서울 민영아파트 평균 분양가(3.3㎡당 3134만원)는 불과 1년 만에 17.30% 상승했으며,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2112만원)과 비교해 무려 48%나 올랐다.

정부는 이런 와중에도 주택 공급 확대를 핑계로 고분양가 심사제도와 분양가상한제 개선 방침을 발표하면서 분양가 추가 상승마저 우려되고 있다. 

현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건 수요에 맞는 공급 확대다. 

그럼에도 각종 감언이설 정책을 제시하면서 규제를 통한 수요자 압박에만 치중하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를 이유로 추진하는 '대출 규제'는 다름 아닌 무주택 서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과연 현 정부가 수요에 맞춘 주택 공급 확대가 아닌, 과도한 규제로 공급에 수요를 맞추는 건 아닌지 다시금 살펴야 한다. 그것만이 무주택 설움에 지친 서민 눈물을 그나마 위로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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