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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내달 출범 "중·저신용자 대출은 많이, 예금금리 높게"

중‧저신용 대출 34.9%, 수익·마케팅 비용 줄여 2%대 장기상품 가능할까?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1.09.15 17:19:07

토스뱅크가 다음달 출범을 앞두고 연 2%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을 공개했다. ⓒ 토스뱅크


[프라임경제] 토스뱅크가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을 30% 이상 달성,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 통장 공개하는 등 오는 10월5일 공식출범을 앞두고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출범 전 마케팅 효과 등에서는 성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 불가능한 단발성 상품들로 고객 모으기에 급급하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토스뱅크의 시작은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가 운영 중인 '토스'에서 시작됐다. 토스는 2014년 베타 서비스를 거쳐 2015년 2월 간편송금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정식 출시했다.  
당시 공인인증서가 필요없고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상대방 전화번호로 간편하게 무료 송금이 가능한 간편서비스를 내세우며 출시 2년만에 월 송금액 1조원, 누적 송금액 10조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금융업체들의 대출, 카드 등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와 각종 조회서비스를 통해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세계 유니콘 핀테크 기업 중 10위(CB 인사이트 기준)를 차지했으며, 토스 앱 누적 가입자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종합금융서비스를 넘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일사천리'

토스는 지난 2019년 종합금융 서비스를 넘어 은행업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토스는 2019년 한 번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탈락 이후, 같은 해 12월 재신청을 통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당시 기술적인 부분을 통한 금융혁신을 강조하며 IT기업에 한해 10%가 넘는 은행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했다. 토스뱅크의 최대주주는 비바리퍼블리카로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후 약 2년이 지난 올해 6월 토스뱅크 본인가를 의결했다. 이를 통해 토스뱅크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의 융합을 통해 금융업 경쟁과 혁신을 도모하고,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함이라 밝힌 바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은행업 인가 당시 사업계획서를 통해 '중·저신용자(신용등급 4등급 이하, KCB 820점 이하) 대상 대출'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와 달리 지난 4년간 카카오·케이뱅크의 영업결과는 금융 편의성 제고 측면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부분에서 많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말 금융위가 공개한 '인터넷전문은행 대출현황'을 살펴보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중‧저신용층 신용대출 비중은 12.1%, 은행평균인 24.2%보다 낮은 상황에 해당된다. 이에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카카오뱅크는 20.8%, 케이뱅크는 21.5%로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리스크를 감안했을 경우 미지수라는 평가다. 

토스뱅크는 출범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신용대출 중 34.9%를 중‧저신용자 대출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연합뉴스



앞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뒤늦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가는 와중에 토스뱅크는 출범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신용대출 중 34.9%를 중‧저신용자 대출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5월 평균 기준보다 최소 2배 이상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출범 앞둔 토스뱅크, 파격적 행보 '염려 반, 기대 반'

토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체 신용평가모델 고도화가 관건"이라며 "통신·전기·가스요금의 연체이력 등 비금융 데이터를 고객 신용도에 포함해 중·저신용자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토스뱅크가 공개한 신용대출은 한도 최대 2억7000만원, 금리는 최저 연 2.7%에서 최대 연 15.00%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대출뿐만 아니라 예금상품에서도 가입기간, 예치금액에 제한이 없는 연 2% 이자의 수시입출금 통장을 공개해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토스뱅크가 지난 10일 공개한 수시입출금 통장은 저축은행인 웰컴저축은행(1.3%), 페퍼저축은행(1.3%), OK저축은행(1.5%)의 조건 없는 수시입출금 상품들에 비해 2%라는 높은 금리를 내걸었다. 

토스뱅크의 이러한 행보에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은 늘리면서 무제한 연 2% 금리를 가진 예금을 내놓는 것은 예대마진 수익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수시입출금 통장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단발성 상품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보이는 토스뱅크의 행보가 이어져 향후 합리적인 한도와 금리를 가진 대출상품을 중·저신용자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면, 은행권에 신선한 충격과 한번 뒤돌아 볼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에서 이미 혁신적인 상품들에 도전해봤지만 어려움이 많았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결국 은행은 안전성을 제일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며 "혁신을 위한 신선한 상품이 현실적으로 단기성에 그쳤다는 것은 이미 앞서 영업을 시작했던 은행 사례가 보여준다"고 일침을 가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은행 수익을 조금 줄이고 마케팅 비용도 덜 쓰면 장기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한 상품"이라며 "기사들을 살펴보면 기존 은행들이 우대조건이 없으면 수시입출금은 0.1% 수준, 적금은 1% 수준에 불과한 것에 비해 대출 금리는 너무 많이 가져가고 있다는 댓글들을 자주 봤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조 단위 이익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저신용자는 막 사회에 진입한 사회초년생들도 포함되지만, 기존 은행권에서 이들에게 대출해주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며 "금융당국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라는 미션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준 만큼, 기존 은행들이 하지 않았던 것들을 토스는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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