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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코로나 팬데믹 극복한 외식기업 '스키야'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1.09.10 11:13:34
[프라임경제] 코로나 사태로 일본 외식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일본 푸드서비스협회에 따르면, 2019년 33조3184억엔(약 350조원)이었던 외식업 시장이 2020년 28조2873억엔(약 297조원)으로 15.1% 감소했다. 1994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대 하락 폭이라고 한다(한국은 같은 기간 144조원에서 130조원으로 10% 감소). 

업종별로는 포장과 배달로 선방하고 있는 패스트푸드(96.3%) 같은 업종도 있는 반면, 점포 내에서 취식하는 패밀리 레스토랑(77.6%)이나 음료 전문점(69.0%), 팝 및 이자카야 등 요리주점(50.5%)은 존폐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주류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본 외식업 전반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가운데 매출이 늘어나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요시노야 신주쿠. ⓒ 위키피디아 일본

규동(소고기덮밥) 체인 '스키야(すき家)'를 주력으로 운영하는 젠쇼홀딩스다. 

2021년 4~6월 IR 자료에 의하면, 매출이 지난해보다 18.9% 늘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업계 2위' 요시노야(吉野家) 매출이 5.3% 감소하고,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무엇이 두 회사 명암을 갈랐나? 같은 어려움을 겪는 국내 업계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외식 컨설턴트 미쓰이 소타로(三ツ井創太郎)가 비즈니스 전문매체 ITmedia에 기고한 원인분석을 요약한다. 

입지전략

2019년 6월 기준 스키야 점포는 1944개이며, 요시노야 1195개다. 

120년 역사를 가진 요시노야 점포는(2019년 6월 기준) 1195개며, 대부분 번화가 1급지에 점포를 두고 있다. 이에 비해 1982년 창업한 스키야(점포 1944개)의 경우 수년 전부터 교외나 간선 도로변 '드라이브 스루' 스타일을 기본방침으로 정하고 있다. 

이렇듯 극명하게 갈리는 양사 입지전략은 타깃 고객층은 물론 메뉴 구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는 번화가를 우량입지로 꼽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와 외출자제 문화가 정착되며 위상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메뉴전략

스키야 메뉴는 12개 카테고리 91종, 요시노야는 9개 카테고리 77종이다. 양사 메뉴 가장 큰 차이는 대표 품목 '규동'에서 드러난다. 

스키야 규동 카테고리가 메뉴 13종으로 구성된 반면 요시노야는 단 5종에 불과하다. 스키야는 요시노야에 없는 치즈·연어 알·새우 칠리·비빔밥 등 파생 메뉴가 있고, 해물과 중화풍 카테고리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라인업이 갖춰지면 주변 규동점과 경합점포 수요를 흡수해 나갈 수 있다. 이는 '포위전략'으로, 현재 스키야가 채택하고 있는 경영방식이다. 해당 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주방설비 증가와 식자재 로스에 대처하는 오랜 노하우가 필요하다. 

가격전략

주문율이 높은 규동 평균 가격을 비교하면 스키야(350엔)가 요시노야(387엔)보다 37엔 저렴하다. 하지만 규동 카테고리 안에 있는 모든 평균단가는 오히려 스키야(508엔)가 요시노야(490엔)보다 18엔이 비싸다. 

스키야 아이오이가키우치점. ⓒ위키피디아 일본

스키야는 주문율이 높은 상품가격을 요시노야보다 저렴하게 설정하는 한편, 연어 알·새우 칠리·비빔밥 등 매력적인 고가메뉴를 넣어 카테고리 평균단가를 높이고 있다. 

즉 가격판단 기준이 되는 메뉴 가격을 낮춰 심리적 안정을 주는 전략이다. 또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을 끌어들인 후, 매력 있는 고가 상품을 배치해 단가상승을 꾀한다. 

이는 다른 업종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령 야키니쿠(불고기) 전문점에서는 기본메뉴 가격을 싸게 설정해 안심감을 연출한 후 고급 부위를 권유해 객단가를 높이고 있다. 

최근 햄버거 업계가 저렴한 런치타임 메뉴로 가격에 민감한 고객을 확보하면서 계절 한정 등 고가메뉴를 내놓는 2중 마케팅전략으로 장기간 영업 부진에서 벗어나 V자 회생 궤도에 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론

스키야와 요시노야간 카테고리 및 메뉴 차이는 입지전략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번화가 상권에서 직장인 혹은 1인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요시노야는 가능하면 메뉴 폭을 넓히지 않지만, 스키야는 가족 및 단체 고객에게 대응하는 메뉴 다양화 전략을 구사한다. 이런 스키야의 고객 타깃과 메뉴 차별성은 경쟁업체가 고전하는 가운데 호성적을 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입지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이는 비단 규동 체인 업계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자카야 등 요리주점 업계도 지금까지 1급지로 불렸던 번화가보단 주말 가족 수요를 받을 수 있는 주택가 주변이 새로운 입지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가 외식업 출점전략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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