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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규제 사각지대에 소비자·유통업계 피해 확대…머지포인트 사태의 교훈

 

윤수현 기자 | ysh@newsprime.co.kr | 2021.08.18 14:39:58

지난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가입자들이 몰려와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무제한 20% 할인'을 앞세워 인기를 끈 머지포인트가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통업계에 '핀테크' 도입 열풍이 불면서 편의점과 대형마트 및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머지포인트에 가맹점으로 등록했고, 중소형업체들도 상당수 가입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가맹업체를 확보했던 머지포인트. 월 거래 금액만 400억원에 월간 이용자수가 68만명에 달해 소비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됐다.

머지포인트는 2년이 넘는 영업기간동안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 11일 머지포인트 서비스를 축소 운영한다고 돌연 공지했다.

이와 동시에 머지머니 판매와 머지플러스 이용도 중단했다. 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90%를 환불하겠다고 안내했으나 처리 기간에 대해서는 나와있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분노는 커져 일부 소비자들은 본사로 몰려가 환불을 요구하고 물건을 가지고 가기도 하는 등의 마찰이 생겨 경찰이 오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머지포인트를 즐겨 사용했던 피해자 A씨는 "나는 10만원 내외의 피해를 입었지만 다른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호텔 등을 이용하기 위해 몇백만원을 결제한 사용자도 심심치 않게 있다"며 "90%를 환불해 주겠다고 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환불 받을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머지포인트의 서비스 중단은 2차 피해도 일으켰다. 머지포인트를 이용해 1차적인 손해를 본 소비자들은 남은 포인트를 소비하기 위해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지점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해 방문하며 소상공인들의 손해도 발생했다.

아무것도 모르던 가맹점주들은 머지포인트로 결제를 해줬다가 정산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피해를 입은 가맹점주는 커뮤니티에 "코로나 4단계로 장사가 너무 안돼서 빚내서 겨우 이어 가는데 점심부터 손님이 엄청 많았다"며 "세 달간 최고 매출이고 두 시간 동안 80%가 머지포인트였는데 이제야 상황을 알았다. 돈 없어서 임대료도 못 내고 있는데 엄마가 주방에서 우는 걸 보니까 가슴이 찢어진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우리 엄마 분식집도 전부 머지포인트로 결제됐고 가게에서만 먹고간 게 아니라 몇십만원 어치씩 포장해 갔다"며 "엄마 쓰러져서 지금 병원인데 피해 금액이 너무 커서 민사까지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는 머지플러스가 등록되지 않은 업체라 검사를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했으나 사태가 커지자 머지플러스 상황을 점검하는 대책회의를 개최해 "등록된 선불업자 65개 업체에 대해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의 준수 실태를 재점검하고 등록되지 않은 사례가 있는지도 규모가 큰 업체를 우선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마련된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 또한 의무가 아니라 권고 사항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했더라도 문제가 생겼다면 소비자를 보호할 근거 조항이 없다는 얘기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급결제 관련 사항을 제외한 전금법 개정안을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식 등록을 하기 위해서 재무제표 등 사업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아직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융당국은 '폰지(신규 고객의 돈으로 기존 고객에게 수익을 제공하는 다단계)형 사기'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이는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반 폰지와는 달리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시스템이다.

사태의 중심에 있는 머지포인트는 얼마 전까지도 "정식 등록을 한 뒤 4분기에 재개하겠다"고 말했지만, 환불조치와 영업재개 시점 모두 불분명한 상황이다. 

심지어 신규 핀테크 플랫폼으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늦장 대응으로 더 많은 2차 피해자가 양산됐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수많은 미등록 선불사업자들을 사전에 관리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머지포인트 피해자 규모가 커진 만큼 관리·감독을 철저하게 하지 못한 금융당국 역시 비난의 화살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머지포인트 먹튀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소비자들과 유통업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탄탄히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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