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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위한 사전작업?"…현대L&C, 대규모 무상증자 추진

액면가 5000원→500원·1080만주 발생…상장 여부 '관심'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1.08.17 13:03:12
[프라임경제] 현대홈쇼핑(057050)의 100% 자회사 현대L&C가 최근 발행주식을 30배가량 늘리는 대규모 무상증자를 추진, IPO(기업공개) 수순을 밟으면서 상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현대L&C는 기존 주식 액면가를 종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한다. 동시에 무상증자로 1080만주를 새로 발생한다. 현대 L&C 전체 발행주식수는 현재 54만주에서 1620만주로 크게 증가한다.

© 현대L&C

통상 무상증자는 상장사들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명목을 유통주식수를 늘리기 위해 실시한다. 현대L&C는 현대백화점그룹 내 현대홈쇼핑이 지분 100%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다른 목적으로 무상증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통해 주식 수를 기존 54만주에서 1620만주로 30배 확대한 것을 두고 IPO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향후 기업공개에 대비해 유통주식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적정 공모가 산정으로 공모주 흥행에 유리하도록 사전 정비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무상증자를 실시하기 때문에 현대L&C에 실제로 자금유입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다만 30억원에 그쳤던 자본금은 신주발행에 따라 84억원으로 늘어난다. 그 때문에 기업공개나 외부 지분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을 목표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L&C는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이후 매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추진했던 해외사업 부진에 시달려왔다. 모회사인 현대홈쇼핑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자본금 확충 및 중장기 발전을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12월 모건스탠리PE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L&C를 인수했다. 모건스탠리PE는 2014년 7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건축자재 부문이 물적분할된 한화L&C를 인수해 4년여 간 보유해오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넘겼다. 

현대L&C가 최근 발행주식을 30배가량 늘리는 대규모 무상증자를 추진하면서 IPO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현대L&C


그룹 내에서는 리빙·인테리어 사업 경쟁력 확보와 계열사와 시너지 등을 노린 M&A였다.

문제는 현대L&C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단 것이다. 실제 현대L&C는 현대홈쇼핑에 피인수되기 전 3년간 평균 155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2018년에 89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2019년에는 흑자로 돌아섰으나 순이익 규모는 28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현대L&C는 수익구조를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지면서 인테리어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것이다. 여기에 현대L&C가 공 들여온 캐나다, 미국법인의 이익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 덕분에 현대L&C는 지난해 17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피인수 전인 2016년에 올린 순이익(189억원) 다음으로 큰 액수다.

현대홈쇼핑이 완전자회사인 현대L&C를 상장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에 더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은 본업보다는 주요 종속회사의 실적 증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그 가운데 현대L&C 실적을 높게 보고 있다"며 "현대L&C는 국내업황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그룹사 시너지 및 생산라인 증가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현대홈쇼핑 실적을 이끌 요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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