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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미노피자 점주 갑질 앞에 '감정노동자 보호법' 실효성 없었다

 

윤수현 기자 | ysh@newsprime.co.kr | 2021.07.27 17:56:03

커뮤니티에 올라온 피해자 알바생 아버지의 글 일부 갈무리.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도미노피자 가맹점 점장이 10대 아르바이트생(알바생)에게 폭언·폭설을 한 것도 모자라 뜨거운 피자를 을 향해 던지는 비상식적 행위를 가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점장이 던진 욕설과 피자에 놀란 고등학교 1학년 알바생 A씨(만 16세, 여)는 현재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경기도 소재 도미노피자 지점에서 피자 포장 아르바이트를 하던 A씨는 토요일이었던 지난 18일 오후 6시경 방문포장 할인 행사로 인해 주문이 몰려들자 주문 포장을 하면서 점장에게 오븐 속 피자 상태를 한번 봐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당시 카운터 앞에서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던 점장이 "야 뭐하는 거야!"라는 고함과 함께 오븐에 꺼내놓은 피자를 들고 "시X" "미친" 등의 욕설과 함께 "니가 여기 일하러 왔지 놀러왔어?"라고 소리지르며 위협을 가했다고 전했다.

욕설을 듣고 놀란 A씨가 즉각 사과했지만 점장은 욕설에 더해 피자 삽 위에 올려진 뜨거운 피자를 A씨를 향해 던졌다. 뒤이어 분이 데워진 피자삽까지 바닥에 던졌다. 잘못하면 화상과 부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점장은 "다른 문제로 화가 난 상황에서 갑자기 흥분해 잘못된 행동과 말을 했다"며 본인 행위에 대해 해명했다.

알바생에 대한 이 점장의 욕설과 난폭한 행위는 처음이 아니었다. 

알바생이 지각하면 문자 메시지로 욕설을 보냈고, 피자를 던지는 일은 이전에도 빈번하게 있었다는 증언이 나온다. 

게다가 점장이 벌인 만행의 뒷수습은 알바생 몫이었다. A씨는 피자들을 치우고 난장판이 되어버린 바닥청소를 했다고 했다.

이 같은 일은 매장에 손님이 있건 없건 발생했다고 한다. 만일 누군가가 화가난다며 같이 일하는 동료 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앞에서 뜨거운 음식을 던져온다면. 그런 상황에서 어떤 감정일지 대부분의 사람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이번 경우는 매우 심하지만 알바생의 대다수가 감정폭력 등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1072명을 대상으로 '감정노동'과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84.6%가 근무를 하며 감정노동을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2.6%는 본사 및 고용주로부터 감정노동을 강요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반면 근무 중인 사업장에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나 교육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6.9%에 불과했다.

감정노동자의 고통을 낮추기 위해 2018년 10월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이는 정규직을 대상으로만 시행되고 있어  비정규직인 알바생은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실제로 처벌 사례와 판례가 미미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10-20대 학생들은 이를 체감조차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갑질 사장' '진상 손님'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근절하기는 매우 어렵다. 너무나 쉽게 어제의 '을'은 오늘의 '갑'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오늘도 감정 노동자인 아르바이트생은 감정을 숨기고 일하고 있다. '갑질'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보호할 제대로 된 울타리도 마련돼야 한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가맹점 직원을 대상으로 기본 소양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이번 건의 경우에도 점장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해 왔었는데도 불구하고 미진한 부분이 발생했던 것 같다"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도미노피자는 단순 기본 소양 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닌 노동자를 보호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상황이 생겼을 때 기업 이미지 훼손, 영업 손실 등이 두려워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기업 문화가 자리잡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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