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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석의 위클리 재팬] 올림픽 잡는 '오타니'

 

장범석 칼럼니스트 | press@newsprime.co.kr | 2021.07.21 11:59:03
[프라임경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으로 이목을 끄는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27세)가 지난 18일 시애틀전에서 2번 지명타자로 나와 4경기 만에 홈런을 쳤다. 후반기 첫 두 경기에서 10타수 1안타로 부진했고 전날도 4타석 연속 삼진을 당했지만, 이번 한 방으로 타격 부진에서 탈출한 모습이다. 

오타니는 현재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홈런 1위(34개)에 올라있다. 2위는 같은 아메리칸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 게레로 2세(31개), 내셔널리그에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28개)가 그 뒤를 따른다. 

이에 앞서 펼쳐진 올스타 경기에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지명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타격은 2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투수 부문에서는 선발로 출장해 3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세계 최고 수준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으로 새로운 기록을 만들고 있는 오타니는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야구팬이 주목하는 인물이다. 

투타겸업은 한 선수가 동일시즌에서 투수와 타자 포지션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일본에서는 이도류(二刀流·니토류), 미국에서는 'Two-way'라고 부른다. 

야구는 보통 투수가 타격에서도 소질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대개 투수가 4번 타자를 맡는 이유다. 그러나 고도로 분업화된 프로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투타겸업으로는 전문성 유지가 어렵고 체력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1970년대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진 투수도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당시 투수는 쉬운 땅볼을 쳐주고 물러나는 것이 업계 관례였다. 투구와 상관없는 근육을 사용해 투구 균형이 무너지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투구할 때만 타석에 들어서던 그 시절 투수는 요즘 말하는 투타겸업 선수와는 거리가 있다. 투타겸업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투구하지 않는 경기에도 야수 혹은 지명타자로 출전해 규정타석을 채워야 한다. 

150년 역사 메이저리그에서도 시즌을 관통하며 투타를 겸업한 선수는 '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베이브루스 한 명뿐이다. 베이브루스는 뉴욕 양키스로 이적하기 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5년간 투타겸업으로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국내에서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과 1985년 해태 타이거즈 김성한이 규정 이닝과 타석을 채운 것이 유일한 기록이다. 1980년대 고교와 대학을 거치며 투수와 타자로 이름을 날렸던 박노준은 어깨 고장으로 프로에 진출해서는 타자로 전업해야만 했다. 

이렇듯 야구 역사에서 희귀한 존재로 취급받는 투타겸업 포지션을 오타니가 '야구 본고장' 미국에서 소화해내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193cm·102kg 우투좌타
-이와테현 소재 하나마키히가시(통칭 하나토)고교 출신 
고교 3학년 때 구속 160㎞/h로 고교생 최고기록 수립
-2013년 닛폰햄 파이터스 투타겸업 선수로 입단
-2016년 일본시리즈 우승과 퍼시픽리그 MVP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 LA 앤젤스 진출. 부상 중에도 4승2패·22홈런·10도루 달성. 신인왕 획득
-2019~2020년 부상과 재활훈련으로 대부분 타자로 출장. 성적은 저조, 오버스로 최고 구속 165㎞/h 
2021년 현재 4승·34홈런
-한국과의 연인
고교 3년 시절(2012년 9월) 한국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참가. 한국과 5위 결정전 당시 투수로 나와 2실점 후 패전 기록. 
 
현재 향후 오타니 선수 생활과 관련해 △투타겸업 △투수전념 △타자전념 등 의견이 분분하다. 

메이저리그에서 18년간 생활한 이치로는 이에 대해 "타자가 좋을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 훌륭한 피처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오타니 레벨 타자는 매우 드물다"라며 타자에 비중을 둔 투타겸업 또는 타자에 전념하기를 권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판단은 본인이 하겠지만, 그 시기가 그렇게 먼 것 같지 않다. 

도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일본은 공황상태다. 선수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양성자가 속출하고, 현재(20일 기준) 도쿄도 감염자가 1387명이나 나왔다. 1주일 평균치가 전주대비 1.5배나 증가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를 두고 SNS상에서는 "도쿄올림픽 2020 개막일에 맞춰 감염자가 2020명 되는 것 아니냐" 등 자조적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처럼 우울한 일본에 오타니가 올림픽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올림픽 못지않게 오타니 기사가 양산되는 모습 속에 어떻게든 올림픽을 탈출하려는 일본인 심정이 투영되는 것 같다. 

장범석 국제관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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