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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릿트렌드] 내방 한켠에 포르쉐…레고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포르쉐 911 세트

오리지널 모델 디테일 살려…조립하고 전시하는 즐거움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21.07.21 11:57:55
[프라임경제] 트렌디한 사람이 되려면 트렌드에 빠삭해야 한다. 그래야 뒤처지지 않는다. 여기다 릿(Lit)한 마인드까지 갖췄다면 바로 트렌트세터가 되는 거다. '쩐다'라는 의미의 릿은 슬랭어(Street Language). 릿한 트렌드라 함은 곧 '쩌는 유행'이라 할 수 있겠다. 조금 순화해서 '멋진 유행'. 릿트렌드에서는 '좀 놀 줄 아는 사람들'이 쓸 법한 멋진 아이템들을 다룬다. 

‘레고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포르쉐 911(LEGO Creator Expert Porsche 911, 10295)’ 세트 완성품. ⓒ 레고코리아


레고는 보드게임과 함께 가장 오래된 키덜트 장르다. 매니악해진 미니피규어 시장을 뒤로 하더라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제품들은 한때 레테크(레고+재테크)란 용어로 리셀시장의 한 축을 이루기도 했다. 실제 한정판 미니피규어 세트는 종종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재택근무의 일상화가 도래하며, 집 안에서 즐길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레고는 창의적인 대안으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집 안에서 많은 것을 해결해야 하는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다시 경각심을 갖고 외부활동을 최소화 해야 하는 시기, 새로운 취미를 찾는 당신이 우리 민족이 아닌 것처럼 게임에 재능이 부족하거나, 다른 취미를 찾는 것 보다 안전하고, 창의적 활동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레고를 추천한다. 대부분의 레고는 '밟거나 삼키지 않는다면' 안전한 제품이다.

'레고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포르쉐 911(LEGO Creator Expert Porsche 911, 10295)' 세트. = 강경식 기자


마침 국내 출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레고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포르쉐 911(LEGO Creator Expert Porsche 911, 10295)' 세트를 소개한다. 브릭 하나하나를 조립하며 어린 시절을 추억하거나, 인생에 한 번쯤 가져보고 싶은 포르쉐를 방 한편에 전시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1458개의 브릭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포르쉐 911 터보와 컨버터블카 디자인의 타르가를 모두 만들어 볼 수 있는 투인원(2-in-1) 제품이다. 

마이크 시아키(Mike Psiaki) 레고그룹 디자인 마스터는 "포르쉐 911 터보와 타르가는 하나를 선택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모델이기에 두 모델을 모두 만들 수 있는 궁극의 세트를 고안해냈다"고 말했지만, 운 좋게 타르가를 타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터보 모델을 만들어 보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레고는 스터드를 맞물리는 건축(build)의 형태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1977년 레고는 '테크닉'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이후의 레고는 '조립-구동' 또는 '조립-조종-구동'으로 구분하는 형태로 창작의 범위를 확대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조립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은 '레고', 조립과 구동이 가능한 제품을 '레고 크리에이터', 조립하고 파워펑션을 통해 구동할 수 있는 제품을 '테크닉'으로 나뉘어 출시된다.

때문에 레고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각각의 라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찾기 마련인데, 그중 오늘 소개할 제품도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라인에 걸맞는 오리지널 모델의 디테일과 구동이 가능한 기계적 요소가 결합됐다. 꽤 높은 난이도와 완성품의 전시가치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레고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포르쉐 911(LEGO Creator Expert Porsche 911, 10295)' 완성품 후면. = 강경식 기자


박스를 열며 두근거리는 가슴은 '아는 사람만' 공감할 수 있는 복잡 미묘한 감정이다. 곧 피곤에 절어버릴것을 알면서도 인스트럭션(설명서) 한장을 넘길 때마다 찾아오는 즐거움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제품의 상자는 완성된 제품의 모습을 담고 있다. 브릭의 개수, 권장연령대 등 사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정보들과, 갖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완성품의 모습이 인쇄돼 있다. 18+는 성인을 위한 제품임을 의미한다. 그 중 조립 난이도가 더 높다는 의미다.

스티커씰을 조심스럽게 뜯어내고 상자를 열면 QR코드가 하나 나타난다. 상자에 동봉된 인스트럭션을 사용하거나 해당 QR코드를 촬영해서 온라인 인스트럭션 다운로드 링크로 이동할수 있다. 레고 홈페이지에서도 검색을 통해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실제 조립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걸 느낄 수 있다. 반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침침해진 눈과 뻐근한 목, 허기진 배가 그나마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해준다. 

몸은 분명 피곤한데 완성품의 일부가 될 구조물을 만들면서 찾아오는 만족감도 이에 비례해 높아진다. 프레임을 만들고 바디와 구동축을 하나씩 만들어가며 상자에 새겨진 완성품 이미지와 비교하기 시작하니 차를 만드는 장인이 된 기분이다.

‘레고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포르쉐 911(LEGO Creator Expert Porsche 911, 10295)’ 세트 실내. = 강경식 기자


개구리를 떠오르게 만드는 전조등을 보닛에 장착할 땐 소름이 돋았다. 포르쉐 911은 모든 스포츠카의 이상향이자 정점이다. 왕좌에 오른지 반세기를 넘긴 장수왕인 셈. 그럼에도 포르쉐는 디자인 정체성을 50년 이상 유지하며 가치의 높이를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로 키워냈다. 그 정점이 바로 동그란 전조등이다. 레고는 다른 무엇보다 제품의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전조등에 이어 보닛, 휠아치 등 누가봐도 포르쉐 터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요소는 오리지널의 특징이 가득 담겨있다. 인테리어의 묘사도 훌륭하다. 특히 시트의 배색과 스티어링 휠 포지션같이 여타 레고에서 비슷하게 묘사되지 않는 지점까지 흡사하다.

천장을 타고 흐르는 패스트백라인은 레고의 온갖 고급 기술이 사용됐다.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기 위해 곡선형 브릭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관절형 구조를 맞물리는 방식으로 각을 만들어 매끄러운 실루엣을 구현했다.

또한, 실제 자동차의 구동성능을 묘사하는 지점도 재미있다. 특히 스티어링휠의 회전에 맞물려 바퀴가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두 개의 톱니바퀴를 사용했고, 이는 실제 자동자에서 사용돼왔던 기계식 스티어링 시스템과 같은 방식으로 구현됐다. 조립할 때 가장 재밌지만 애를 먹기도 했던 부분이다.

조립의 마지막 과정은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다. 트레드가 살아있는 타이어를 휠에 끼우고 휠을 바디에 고정한다. 그리고 책상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굴려보는 것으로 조립을 마무리했다. 오랜 조립의 끝은 사진 찍을 시간이 도래했다는 뜻이다.

레고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포르쉐 911(LEGO Creator Expert Porsche 911, 10295) 세트 완성품. = 강경식 기자


어떤 제품보다 트랙이 어울리는 오리지널의 헤리티지를 존중하는 의미로 완성품을 레고 트랙 스튜디오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나름 아스팔트 냄새가 난다고 주장하고 싶은 사진이 나왔다.

레고는 성인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 소장가치에 초점을 둔 제품의 출시를 늘려가는 추세다. 수천개의 브릭으로 상징적 조형물을 전시할 수 있도록 심미적 완성도를 높이고, 조립 난이도를 높여 제작과정에 흥미가 유지되도록 유도한다.

또 모델의 출시 주기를 조절해 특정 제품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소유하는 자체만으로 만족감을 갖도록 시장 조절도 적절히 하고 있다. 새로운 취미로 레고가 적합한 이유는 이렇게나 다양하다. 

내달 1일 레고는 폭스바겐 T2 캠퍼 밴을 출시한다.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시리즈인 이 제품은 베스트셀링 모델인 전작 '폭스바겐 T1 캠퍼 밴'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다. 캠핑을 떠나기 두려운 시기, 시원한 집안에서 캠핑 밴을 직접 만드는 휴가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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