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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리한 정규직화 후폭풍…갈길 먼 건보공단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1.07.08 16:23:27

[프라임경제] 정부의 무리한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노노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양 노조 간 타협을 부추기며 단식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갈등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양 노조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치열한 밥그릇 싸움에서 입창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는 공공성을 지키고 노동자의 권리도 보장해야 한다며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반면 건보공단 노조는 청년들의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지적하며 오히려 정규직 전환은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이라며 선을 그었다.

벌써 세 차례 파업을 벌인 고객센터 노조는 "이미 다른 공공기관 고객센터는 이미 직접고용이 완료됐는데 왜 우리만 안돼냐"고 되묻는다. 

실제로 비슷한 고객상담 업무를 하는 고객센터인 △고용노동부 고객센터(502명) △국민연금공단(387명) △근로복지공단(342명) 등은 2단계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공공기관 자회사 비정규직(기간제·파견·용역 포함)에 포함돼 정규직으로 전환된 바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3단계 민간위탁 분야로 분류돼 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고용형태를 결정하도록 하면서 정부가 손을 놓고 방관하는 사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고객센터 노조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되지만, 반드시 정규직 전환만이 해법인지 의구심이 든다. 공공기관의 늘어나는 인건비로 인한 신규채용 감소와 응대율 하락으로 콜센터의 서비스 품질이 낮아지면 상담사 연결이 하늘에 별따기처럼 어려워져 시민 불편을 가중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017년 5월, 민간에서 공공부문의 고용승계 첫 사례로 관심을 끈 다산콜재단은 재단설립 이후 상담 응대율이 폭락했다. 급기야 재단설립 4개월 차인 2017년 9월에는 서비스레벨이 10% 이하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평균 응대율인 95%, 서비스레벨 97%와는 동떨어진 수치다. 

응대율과 서비스레벨을 회복하려면 상담사를 충원하거나 인입콜을 줄여야 하는데 이마저도 막대한 예산이 들다 보니 국민세금을 낭비한다는 비난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처럼 응대율 하락으로 인한 고객불편이 불 보듯 뻔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담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떠안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추진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밀어붙일 때부터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한다. 무분별한 정규직 전환은 더 이상 기관장의 단식이나 파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커졌다. 

이제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기보다 답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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