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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 경보①] 고수익 미끼로 '주린이' 유혹…가입비 "꿀꺽" 나몰라라

법조계, 유사투자자문업 1대1 투자상담·과장 광고 주의 '당부'

조규희·이정훈 기자 | ckh@newsprime.co.kr·ljh@newsprime.co.kr | 2021.12.29 16:18:40
[프라임경제] 주린이를 노리는 부적격 리딩방이 활개를 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주식시장 광풍과 SNS 활성화가 '주식 리딩방'이란 허상을 만들었고, 그들의 그럴듯한 속삭임은 투자자를 고통으로 유인한다. 자본시장법을 위반하고, 사기를 자행하면서도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란 말로 꼬리 자르는 데 급급한 리딩방 운영사들. 이들의 행태를 심층 파악한다. - 편집자 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유사투자자문업체 M증권TV. = 이정훈 기자


투자자 A 씨는 지난해 3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K그룹 소속 직원은 "6개월 이내 수익률 200% 달성", "미달성 시 전액 환불"이란 사탕발림으로 A 씨를 현혹했다. 

A 씨는 혹하는 마음에 업체와 계약했다. 결과는 참담했으며, 초기에 했던 수익률 미달성 시 환불 약속 역시 이행되지 않았다.

K그룹은 유사투자자문업체다. 간혹 유사투자자문업 자체를 불법으로 오인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금융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으면 불법이지만 신고 후 투자 정보를 제공하면 문제될 게 없다. 

등록제로 운영되는 투자자문업은 금융당국이 적격성을 검증하는 데 반해 유사투자자문업체는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 단순 정보제공에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다는 해석. 

이처럼 자격 검증이 없는 업체가 리딩방을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들은 그들을 전문가라 믿고 수익과 직결되는 높은 수준의 정보가 공유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간극이 결국 참여자의 피해로 돌아간다. 

K그룹, M증권TV, H방송은 다수 리딩방 참여자를 유치해 금전 이득을 취했는데, 그 과정에서 허가 범위를 초과한 불법이 있었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적게는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600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서비스에 가입했는데 그들이 호언장담하던 '200% 수익'은커녕 대부분 큰 손실만 봤다고 입을 모은다.

◆"일대일 없었다"던 M증권TV 피해자 상담 기록 제시하자 "직원 교육 부족했다"

업체는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특정 주식 종목에 대한 매매시기 △전체 잔고 중 보유 비중 등 투자판단과 연관된 정보를 코칭했고,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대일 투자 상담을 하기도 했다. 이는 투자 '자문'에 해당한다.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자문을 할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이다.
 
박세훈 변호사는 "금융위원회 투자자문업에 미등록된 업체는 일대일 정보 제공이나 자문 등 투자자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M증권TV 대표는 "법 테두리 안에서 유사투자자문업을 운영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같은 종목을 일괄적으로 불특정 다수에 제공했을 뿐, 별도로 투자 정보를 제공한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M증권TV 대표는 회사와 고객 간에 일대일 투자 상담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취재 결과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일대일 투자 상담을 진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제보자 제공


하지만 해당 업체와 계약한 투자자들은 공통적으로 일대일 투자 상담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투자자 A씨가 B사에 대한 투자 판단을 묻자, 담당자는 "곧 공시가 뜰 종목"이라 답하기도 했다.

해당 대화 내용을 입수했음을 인지한 M증권TV 대표의 반응은 처음과 달랐다. 그는 "서비스 차원에서 고객 질문에 답변해 준 것 뿐"이라며 "앞으로 직원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아울러 "직원 실수로 빚어진 해프닝"이라며 회사의 방침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그의 입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다. 과거에도 비슷한 문제로 피소 당했기 때문. 현재 M증권TV는 투자자 5명에게 일대일 리딩을 진행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공판(서울남부지방법원 2020고정1306 형사11단독 판사 이상훈)이 진행 중이다.

직원 일탈로 넘길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고객을 담당했던 소속 직원 역시 행방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휴대전화는 착신불가 상태로 연락할 길이 없다. 덧붙여 일대일 리딩을 담당했던 직원 모두 가명을 사용했다는 점 역시 불법임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피해자 C씨는 "손실이 지속돼 담당 직원에게 책임을 물었는데 담당자는 '곧 호재가 있을 것'이라며 시간을 끌다가 연락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업체에서 유사투자자문업이란 사실도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자 D씨는 "소속 직원에게 이전 업체에서는 수익률이 저조해 업체를 옮기게 됐다고 말했더니 담당 직원이 답하길 '원래 유사 투자하는 애들이 전문가랍시고 리딩해 수익이 안 나죠'라고 답변하며, 자신은 그들과 다른 것처럼 말했다"고 허탈해 했다.

◆"추천종목 매매 시 목표수익률 달성 충분했다"며 제시한 종목 리스트엔 '손실 종목 고의 누락'

법적 문제와 별개로 리딩방에선 수익을 냈을까? M증권TV는 해당 기간 수익률 자료를 공개하며 "추천종목을 매매했다면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투자자들이 회사 지시대로 따라왔음에도 손실을 입었다면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약서 내용 중 '제7조 특약사항'을 살펴보면 "갑은 을의 서비스이용 시작 이후 6개월 동안의 추천 종목 누적 합산수익률 200% 미달성 시, 가입비 전액 환불한다"라고 기재돼 있다. K그룹은 M증권TV와 같은 회사다. ⓒ 제보자 제공


그러나 회원들은 "추천 종목을 매수했지만 손실을 봤을 뿐"이라는 상반된 입장을 전했다. 업체와 회원의 주장이 갈리는 이유는 이들이 제시한 리스트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업체가 제공한 문서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고객들에게 추천한 종목과 수익률이 기록된 문서다. 해당 문서에는 카카오와 문자메시지로 추천한 종목의 합산수익률은 각각 438.6%, 336.4%로 돼 있었다. 계약서에 명시한 목표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 리스트를 고객에 실제로 제공된 종목과 비교한 결과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큰 폭의 하락을 기록한 종목은 업체에서 제공한 수익률 계산 리스트에 누락돼 있었다. 

그들이 제시한 자료는 해당기간 추천 종목 중 상승종목 위주로 꾸며진 리스트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다면 '전액환불'이라는 약속은 지켜졌을까? 

피해자 C씨는 업체가 추천한대로 매수했지만 큰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간 △E기업 -70.02% △F기업 -42.48% 등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C씨는 약속된 수익률 달성에 실패한 업체에게 가입비 전액환불을 요구했으나, 이는 수익률 200% 달성만큼이나 어려웠다고 회상한다. C 씨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전액 환불하겠다는 장담 역시 허상이었을 뿐"이라며 괴로워했다.

박 변호사는 "본 업체는 계약 체결 당시부터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내용을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며 "또한 유사자문업의 영역을 넘어선 영업과 고객 기망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투자자들은 M증권TV와 K그룹이 별도 법인이지만 운영 주체가 같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이들은 이른바 '리딩 업체 환승 계약'을 통해 이중으로 비용을 편취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증권TV 대표는 "두 회사가 같은 회사"라고 인정했다. 특히 "K그룹 대표와는 부부 사이"라며 "고객에게 두 회사가 같은 회사인 점을 고객에게 사전 안내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해당 업체가 같은 회사라 얘기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투자자 A씨는 "K그룹이 VIP 상위 포트로 '업그레이드'할 경우 더 수익성 좋은 종목을 추천해준다는 제안에 추가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서 상호가 K그룹이 아닌 M증권TV로 바뀌어 있었다"고 전했다.

물론 여러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문제가 성립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래를 세탁하는 용도로 여러 회사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수도 있다. 정상적 운영행태로 보이진 않는다. 

한편, M증권TV는 지난해 6월23일 비슷한 상호로 사명을 변경 한 바 있다. 같은 해 7월21일 M증권TV 대표와 소속 직원 5명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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