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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애용하랬는데…배민 '비대면 배달'의 배신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1.05.12 17:43:20
[프라임경제] 한 여성 유튜버는 '독립 생활 꿀팁' 중 하나로 "배달의민족(배민) 배달 요청 사항에 '문 앞에 두고 벨 눌러주세요'를 체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혼자 사는데, 건물 내 인적이 드문 야심한 시간 외부인과 접촉해야 하는 일이 다소 겁이날 법도 하지요. 

이 문구는 특히 '코로나 시대'에 빛을 발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외식을 못하고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키는 경우가 급증했죠. 

배민은 손님과 배달원이 배달 음식을 주고 받는 상황에 대해서도 감염 우려가 제기되자, 코로나19 발발 한 달 뒤인 지난해 2월 발빠르게 '비대면 배송'을 권고하며 이용자들에게 배송 요청사항으로 이 문구를 택할 것을 안내했습니다.

배달의 민족이 지난해 2월26일 '전국민 안심 배달 캠패인'을 진행하며 '비대면 배달' 요령을 안내했다. ⓒ 우아한형제들


'코로나 특수'를 놓치지 않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죠. 2020년 연결기준 우아한형제들 매출은 한 해 전보다 무려 94.4%나 늘어난 1조995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적자 폭도 70% 가까이 줄였습니다.

그런데 배민이 '친절하게' 안내한 이 비대면 배달이 업주와 소비자 간 불필요한 분쟁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서울에 거주 중인 워킹맘 A씨는 최근 배민에서 이 기능을 활용해 음식을 시켰다가 업주, 그리고 배민 고객센터와 언쟁을 해야 했습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코로나 예방에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어, 배달 요청 사항으로 '문 앞에 두고 벨 눌러주세요'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A씨는 늦은 저녁 식사를 위해 오후 8시30분경 주문했는데, 배민 앱을 보니 한 시간 뒤인 오후 9시35분 도착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도착 예상 시간이 지나도록 벨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A씨는 배민 앱을 들여다 봤습니다. 배민 앱에서는 '접수 완료'부터 '배달 완료' 사이를 잇는 직선을 통해 배달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일찍부터 배달 '진행중'이었던 상태는 도착 예상 시간이 넘도록 똑같은 상태였습니다. 

벨소리도 없었고 앱 내 배달 현황 화면에도 변화가 없어, A씨는 음식점에 직접 전화를 걸었죠. 그런데 음식점에서 확인한 결과 배달원은 배달을 완료했다는 겁니다. 

10시 반쯤 문을 열어보니 실제로 음식은 문앞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배달앱에서는 '진행중' 상태였습니다. A씨는 차갑게 식어버린 음식을 먹고 싶지 않았습니다. A씨는 음식점과 배민앱 내 '실시간 채팅 상담' 서비스를 통해 환불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고객 잘못'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A씨는 "배달앱에서 배달 상태만 잘 표시됐어도 서로의 오해는 없었을 것"이라며 "시스템 문제보다 고객 잘못 가능성에 먼저 주목하고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배민의 태도에 실망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오후 9시35분 도착 예정이었지만 오후 10시46분이 되어도 배달 현황은 '진행중'이다. ⓒ 프라임경제


배민의 시스템 개선이 요구되지만 현재 구조상 배민이 완벽히 컨트롤할 수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배민의 배달 방법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배민라이더스 등 배민 전업 라이더가 배달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배민으로 들어간 주문이 업주에게 전달되면 바로고·부릉 등 업주가 별도로 계약한 배달 대행업체의 배달원이 배달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배민 전업 라이더의 배달 정보는 자동으로 업데이트 돼, 이용자들은 배민 앱에서 실시간으로 배달원이 어디까지 왔는지 지도 상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이 경우, 비대면 배달 요청이 오면, 배달원은 반드시 배달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주문자에게 보내야 '배달 완료'를 누를 수 있죠. 

반면 배달 대행업체 라이더의 배달 정보는 배민이 받지 않고 있죠. 때문에 이들의 배달 정보는 A씨가 봤던 것처럼 일직선상에 단순히 '접수 완료' '진행중' '배달 완료'로 보이게 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배민은 음식점에서 배달 대행업체를 활용하는 경우 '배달 완료' 처리를 제대로 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또 대행업체 배달원이 '배달 완료' 처리를 하더라도, 배민 앱에 반영되지 않을 여지도 있습니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대행 업체마다 시스템이 달라 배달 완료를 누르는지 알기 어렵고 관여하기 힘들다"며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안내되도록 주문 정보를 연동하는 업체를 늘려가고 있고, 최근에는 입점 사장님들에게 '맞춤 배달예상시간'을 안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 사례 외에도 비대면 배달으로 발생한 배달 불발 문제에 소비자와 업주, 배달원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데요. 

과거 배민에 입점한 한 음식점 주인은 비대면 요청을 했다가 음식을 못 받은 손님이 '불만 리뷰'를 달자 해당 손님의 신상정보를 누구나 볼 수 있는 배민 앱에 공개하는 일도 있었죠. 

당시 신상정보 유출에 놀란 소비자가 배민에 처리를 요청했다가 "경찰에 신고하라"는 답변만 받았다고 하는데요. 개인의 안전을 위해 택한 비대면 배달이 더이상 '배신'의 아이콘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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