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골드만삭스 보고서에서 '구리는 새로운 석유(copper is the new oil)'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필자도 2010년부터 해외 언론이나 국내 언론을 통해 전기차 시대에는 '구리가 석유의 대체재'란 표현을 써왔는데 골드만삭스에서 새로운 석유라고 표현하니 감회가 새롭다.
구리가 새로운 석유인 이유는 간단하다. 전기차 시대는 전기를 에너지로 쓰기 때문에 전기에는 필수적인 구리의 수요는 늘 것이고, 전기차가 대세가 되갈수록 석유로 동력을 내는 내연기관이 줄어들기 때문에 석유의 수요는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리가 석유의 대체재가 되는 것이고 새로운 석유가 되는 것이다.
이번 칼럼에선 미래의 새로운 석유인 구리의 공급부족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지난 4월14일 골드만삭스의 발표에 따르면 2030년까지 구리의 공급부족분은 820만톤이다.
왜 구리는 엄청난 양의 공급부족이 발생할까?
첫째, 전기차 모터와 배터리에서의 대규모 구리수요다. 일반적으로 순수 전기차에는 모터와 배터리에 약 80~100kg의 구리가 사용된다.
플러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는 60kg의 구리가 필요하고 우리가 주위에서 자주 보는 하이브리드 전기차에는 40kg의 구리가 들어간다. 그리고 전기버스에는 약 370kg의 구리가 들어간다.
전기차 시대에 전기차 보급이 늘면 구리의 신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이는 구리의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Fitch사는 2040년까지 전기차 점유율이 45%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UBS는 2040년까지 전기차 비율이 10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의 국제기관들의 전기차 보급률에 대한 예측치를 고려하면 구리의 초과수요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고, 2030년 이후에도 지속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친환경 재생에너지에서의 구리수요다.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정부들이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목표로 정책과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해양풍력의 경우 1MW의 전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구리는 15톤이고, 육상풍력, 태양광에서 1MW의 전기를 만드는데 구리 4~5톤이 필요하다.
제프리스 증권은 2030년 한 해 동안의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190만톤의 구리가 필요하고 전기차에 170만톤의 구리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는데, 친환경에너지에서 필요한 구리의 양도 전기차에 들어가는 엄청난 양의 구리수요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전기차, 친환경에너지의 수요측면에서 동시에 엄청난 양의 구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리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세 번째는 이유는 구리의 신규 공급이 장기간 불가능할 전망이다. 구리의 공급부족의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구리의 공급 상황을 살펴봐야 하는데 구리가 신규로 공급될 수 있는 곳은 구리 광산이다.
골드만삭스에 의하면, 2015년 이후 인류가 신규 구리광산을 찾은 것이 없다고 한다. 지난 8년간 광산업의 침체와 인류가 찾을 수 있는 구리광산은 거의 다 찾아서 개발했기 때문에 실제 구리 매장량이 큰 광산을 신규로 찾아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또한 대규모 구리광산의 경우 구리광상(광체)를 찾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실제 찾았다고 해도 생산까지는 15년에서 20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장기간 구리의 공급부족은 계속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 친환경 에너지에서 필요한 구리는 신규 수요다. 그래서 구리광산을 통해 구리가 신규로 공급 돼야 수급이 안정 될 수 있는 것이다.
필자는 미래에 전기차의 배터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로에 구리선을 깔아 전기차가 무선충전하며 주행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미 오바마 정부 때 나왔던 얘기고, 한국의 카이스트에선 무선 충전을 통한 전기버스의 시험운행이 되고 있다.
전기차의 무선충전시대가 도래해 일반 도로에도 구리가 깔리게 되면, 구리의 수요는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분야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더 커질 것이다.
미래는 구리가 석유가 되는 패러다임 시프트 시대고, 구리는 새로운 가치로 새로운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구리가 석유가 되는 과도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해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오석민 프리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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