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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나선 日 대표기업 히타치금속과 도시바…왜?

양사 모두 경영리스크 극복 위한 '전략적 선택' 내려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4.08 16:42:30
[프라임경제] 일본의 자존심이자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히타치 제작소(이하 히타치) 핵심 자회사 히타치금속과 도시바가 각각 매각에 나선다. 

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히타치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사모펀드(PE) 베인캐피탈과 일본 펀드 일본 산업파트너(이하 JIP) 등의 컨소시엄에 히타치금속 보유 지분 전량(약 53%)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일본 대표기업 히타치 제작소 핵심 자회사 히타치금속과 도시바가 각각 매각에 나선다. ⓒ 연합뉴스


현재 히타치는 베인캐피탈과 JIP 등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히타치 측은 외신을 통해 "최종 판매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우선협상권을 부여한 곳들과 협상, 최종 매각까지 이뤄질 경우 예상 매각 규모는 8000억엔(한화 약 8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히타치가 히타치금속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그룹 차원에서 일찍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IT(정보기술) 산업과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아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 매각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히타치는 최근 미국 IT 대기업 '글로벌로직' 인수를 위해 총 96억달러(한화 약 10조8000억)를 투입하는 등 IT를 기업 성장의 한 축으로 낙점, 사업 재편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히타치금속 매각을 IT와 AI(인공지능)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그룹 개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밑거름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에 솔깃한 제안한 CVC캐피탈파트너스 

한때 일본 전자산업의 대표기업으로 불리던 도시바 역시 영국계 사모펀드(PEF)에 매각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시바 이사회는 최근 영국 'CVC캐피탈파트너스(이하 CVC)'로부터 주식공개매수(TOB)를 제의받았다.

도시바가 영국 CVC캐피탈파트너스에 매각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 연합뉴스


이날 루마타니 노부아키 도시바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언론을 통해 "(CVC가) 인수를 제안이 왔으며, 이제부터 이사회를 열어 논의하겠다"고 말해 인수 제안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도시바는 과거 회계 부정 문제와 2006년 인수한 미국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 하우스의 파산 등으로 경영 위기를 겪었다. 이로 인해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분사해 도시바 메모리(현 키옥시아)를 만들어 독립시켰다. 키옥시아에는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 애플 등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지분 49.9% 확보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6000억엔 증자를 실시했는데, 문제는 이때 증자에 참여한 일부 주주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도시바의 지분은 △해외 금융회사 및 투자회사 62.7% △일본 금융회사 13.4% △개인주주 20.2% 등이 각각 나눠 갖고 있다. 이 가운데 행동주의 계열인 싱가포르 에피시모캐피탈 매니지먼트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에피시모 측의 심한 경영간섭으로 도시바 경영진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VC가 도시바의 주식을 전부 다 사들이겠다며, 경영간섭 문제를 해결코자 통치 체제를 바꾸기 위한 주식 비공개화(상장폐지)를 통해 경영 자유도를 높이겠다는 구체적이면서 솔깃한 제안을 도시바에게 한 것.

여기에 CVC는 인수 금액으로 주가의 30%에 프리미엄을 주겠다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공개매수가 성공한다면 인수 규모는 2조3000억엔(한화 약 2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다만, 도시바는 원자력발전 사업을 갖고 있어 해외자본이 인수하려면 일본 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CVC 측과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참여를 어떻게든 막겠다는 도시바 측 의견이 일치해 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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