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세계 최고 자신"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최초공개

고성능·고속 충전·항속거리 500㎞ 이상 실현…친환경차 리더로 도약 다짐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12.02 11:24:33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공개했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차 CV(프로젝트명) 등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신규 플랫폼이다.

E-GMP는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기술집약적 신규 플랫폼이다. ⓒ 현대자동차그룹


2일 현대차그룹은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를 열고,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기술적인 특장점과 새로운 고속화 모터 및 배터리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 설명회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전 세계에 중계됐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은 "현대차그룹이 앞서 선보였던 전기차들은 뛰어난 효율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며 "E-GMP를 통해서는 기존 우수한 효율성에 더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차급까지, 기술 리더십을 더욱 확장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전기차 장점 살린 플랫폼…다양한 차급 전개 가능

구체적으로 모듈화와 표준화 개념을 도입한 E-GMP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복잡성을 줄이면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차종과 차급의 경계를 넘어 유연한 제품개발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세단 △CUV △SUV, 고성능·고효율 모델까지 다양한 차량을 신속하게 선보일 수 있다. 빠른 가속력, 다이내믹한 승차감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고성능 모델의 경우 0→100㎞/h 도달시간 3.5초 미만, 최고속도 260㎞/h 구현도 가능하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던 엔진이 사라진 공간에 상대적으로 가벼워진 구동모터를 배치하고, 배터리를 하단에 낮게 위치시킴으로써 저중심 설계와 이상적인 전후 중량배분으로 뛰어난 선회 성능과 안정적인 고속주행이 가능하다.

E-GMP는 제품 기획 단계부터 복잡성을 줄이면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차종과 차급의 경계를 넘어 유연한 제품개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 현대자동차그룹


이밖에도 E-GMP는 고속화 모터를 탑재해 구동성능을 대폭 끌어올렸고, 중대형 차량들에 주로 적용했던 후륜 5 링크 서스펜션과 세계 최초로 양산 적용되는 기능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Integrated Drive Axle)로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도 크게 향상시켰다.

IDA는 모터에서 나온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축인 드라이브 샤프트(Drive Shaft)와 이를 바퀴에 연결하는 휠 베어링(Wheel Bearing)을 하나로 통합해 강성은 높이고, 중량은 낮추는 기술이다. 베어링 직경도 키워 승차감과 핸들링을 향상시키고, 소음과 진동을 저감시켜준다.

◆전기차 충돌 안전·혁신적인 공간 고려한 최적 설계

전기차 특성을 고려해 최적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탄생한 E-GMP는 탑승객과 배터리 안전을 위한 신기술도 다양하게 적용됐다. 

먼저, 차량 전방의 충돌에너지 흡수구간은 차체와 섀시 등 구조물의 효과적인 변형을 유도해 충격을 완화하도록 설계됐고, 대시보드 앞부분인 하중 지지구간은 보강구조로 PE 시스템(Power Electric System,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을 포함한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대체하는 구동 시스템)과 고전압 배터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했다. 차량 하단의 고전압 배터리 보호구간은 초고장력강으로 충돌 안전성을 향상시켰다.

탑승객 보호공간인 승객실은 변형을 억제하기 위해 A 필러에 하중 분산구조가 적용됐고, 배터리 전방과 주변부에는 핫스탬핑 부재가 보강됐다. 더불어 배터리 케이스 중앙부도 차체에 견고하게 밀착시켜 충돌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차량 전방의 충돌에너지 흡수구간은 구조물의 효과적인 변형을 유도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화면 캡처


E-GMP는 미래 전동화 모빌리티에 적합한 디자인과 공간도 제공한다. 짧은 오버행(차량 끝~바퀴 중심 거리)과 길어진 휠베이스(앞바퀴·뒷바퀴 차축간 거리)로 개성 있는 디자인이 가능하며, 슬림해진 콕핏(운전석 대시보드 부품 모듈)은 탑승공간을 확장시켜준다. 

내연기관 플랫폼에서는 필수적이었던 차체 바닥의 센터 터널을 없애고 배터리를 중앙 하단에 배치하면서 실내 바닥이 편평해져 공간 활용성도 극대화됐다. 특히 후석 승객공간이 넓어졌고, 차종에 따라 다양한 전후 시트 배치까지 가능하다.

◆최적화된 고효율 모터·배터리, 신규 'PE 시스템' 적용

또 E-GMP에는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모터와 감속기, 전력변환을 위한 인버터와 배터리 등의 신규 PE 시스템이 탑재된다. PE 시스템은 넓은 공간 확보와 중량 절감을 위해 크기와 무게를 줄였고 부품 간 에너지 전달 손실을 낮춰 성능과 효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으며, 800V 고전압 시스템으로 충전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구동에 필요한 모터, 동력을 차량에 필요한 토크와 속도로 변환해 전달하는 감속기, 전력을 변환해 모터의 토크를 제어하는 인버터를 일체화했다. 또 모터의 최고속도를 기존 대비 30~70% 높이고, 감속비를 33% 높여 모터 사이즈를 줄이고 경량화를 통한 효율 개선까지 실현했다.

아울러 E-GMP는 차급과 주행거리,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가변적인 선택이 가능하도록 전용 전기차에 최적화된 표준화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모든 차량에는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 셀로 구성된 표준화된 단일 배터리 모듈이 탑재, 표준화 모듈을 바탕으로 기본형과 항속형 등 모듈 탑재 개수에 따라 다양한 배터리 팩 구성이 가능하다.

PE 시스템은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을 포함한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대체하는 구동 시스템이다. ⓒ 현대자동차그룹


후륜 모터시스템의 인버터 파워모듈에는 기존 실리콘(Si) 전력반도체 대비 성능이 뛰어난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를 적용해 효율은 2~3%, 주행거리는 5% 내외로 향상시킴으로써 동일한 양의 배터리로 더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또 E-GMP는 후륜구동 2WD 방식이 기본이며, 트림에 따라 전륜 모터를 추가해 4WD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전기차 최초로 모터와 구동축을 주행상황에 따라 분리하거나 연결할 수 있는 감속기 디스커넥터(EV Transmission Disconnector)를 탑재해 2WD와 4WD 구동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해 불필요한 동력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운전을 돕는다.

◆세계 최초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 적용

뿐만 아니라 E-GMP는 충전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800V 고전압 충전시스템과 다양한 충전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400V·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이 적용됐다.

국내외 대다수 급속 충전인프라는 400V 충전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위한 50~150㎾급 충전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빠른 충전을 위해 800V 고전압 충전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위한 350㎾급 초고속 충전인프라가 설치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의 경우 한국도로공사와 '친환경차 충전인프라 구축 협약'을 맺고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급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초고속 충전인프라를 빠르게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800V 충전시스템을 통해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며, 5분 충전으로 100㎞를 주행할 수 있다. ⓒ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화면 캡처


유럽에서는 초고속 충전인프라 구축업체 아이오니티(IONITY)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으며, 아이오니티는 유럽 전역에 현재 308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현재 건설 중인 51개소를 포함해 2022년까지 총 400개의 초고속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E-GMP는 800V 고전압 충전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초고속 충전기로 충전 시 18분 내 80% 충전이 가능하며, 1회 완충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또 5분의 충전만으로도 100㎞ 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기존 800V 고전압 충전시스템 전기차는 시장 보급률이 높은 400V 충전시스템 급속충전 인프라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부품이 필요했지만, E-GMP는 이런 단점을 보완해 별도 부품 없이 초고속 충전기와 급속충전기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을 탑재했다.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E-GMP에 적용된 특허기술이다. 

◆야외에서 전력 공급 가능한 V2L 기술 탑재

이외에도 지금까지의 전기차는 OBC(On Board Charger, 차량 내부에 있는 충전용 컨버터로 외부 충전기에서 배터리로 전력을 변환하는 장치)를 이용해 외부에서 차량 내부로의 단방향 전기 충전만 가능했다.

이를 보완해 E-GMP는 통합 충전시스템(ICCU, 차량에 있는 고전압 배터리와 보조배터리 모두 충전이 가능하도록 새롭게 개발된 현대차그룹의 통합 충전시스템)과 차량 충전관리 시스템(VCMS)을 통해 별도의 추가 장치 없이도 일반 전원(110V·220V)을 차량 외부로 공급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갖췄다.

마치 커다란 보조배터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E-GMP의 V2L 기능은 야외활동이나 캠핑 장소에서 전자제품을 작동하는데 사용하거나,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 ⓒ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화면 캡처


새롭게 개발된 V2L 기술은 일반주택의 공급 계약전력인 3㎾보다 큰 3.5㎾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으며, 배터리 용량에 따라 17평형 에어컨과 55인치 TV를 동시에 24시간 가동할 수 있다. 커다란 보조 배터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V2L 기능은 야외활동이나 캠핑 장소에서 전자제품을 작동하는데 사용하거나,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최근 전기차시장의 급격한 성장 전망에 따라 새로운 전동화 아키텍처, 고성능 구동시스템, 차세대 배터리 등 전동화 기술 역량을 선제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전기차 모델을 꾸준히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계획된 전동화 모델 44개 차종 중 전용 전기차 11종을 포함해 전기차가 23개 차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글로벌시장에 연간 100만대를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8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첫 적용될 예정인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을 론칭하고,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총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우선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중장기 미래 전략 Plan S에 기반한 모빌리티 및 전기차 사업체제로의 혁신적 전환을 진행 중이다. 9월에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비중을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고, 2027년까지 CV와 고성능 모델을 비롯해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용 전기차 모델 7개의 스케치 이미지를 공개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