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0년 전 오늘] 건설업계, 로비·담합 문제 '턴키' 개선 고민

턴키 공론화 10년 유의미한 변화 없어...저가입찰, 사실상 중대재해 주범

김화평 기자 | khp@newsprime.co.kr | 2020.10.27 09:01:04

[프라임경제] 10년 전인 2010년 10월27일 당시 국토해양부는 공공 발주기관과 건설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일괄·대안 입찰공사(턴키공사) 심의제도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턴키(turnkey)공사란 건설업체가 어려운 복합 공사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도맡아 하는 입찰공사인데요. 이러한 일괄입찰제는 1975년 국내에 도입됐으며 고품격·고품질 시설물 건설을 위한 기술 경쟁을 촉진하는 등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설계심의위원을 상대로 한 금품 로비 사건이 수차례 발생해 심의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시비를 낳으며 부정적 인식이 커졌습니다.

2010년 5월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낙욱 울산건설기계노조 지부장(가운데)이 대형 건설현장 업체측에서 하루 8시간 근무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6월 중 2차 운송거부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 지부장은 또 일부 건설사의 비리도 폭로했다. ⓒ 연합뉴스


국토부는 2009년 법령을 개정해 전국적으로 심의기관과 심의위원의 수를 대폭 줄였습니다.  아울러 심의위원 명단과 평가결과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최소 20일 이상의 심의 기간을 확보하는 등 제도를 대폭 개선했습니다. 

이처럼 개선된 제도의 빠른 정착을 돕기 위해 간담회도 연 것이었는데요. 이날 간담회에는 국토부·서울시·한국토지주택공사·한국도로공사 등 발주기관 13곳의 심의 담당자와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SK건설 등 31곳의 건설업체 턴키 담당 임원이 참석했었습니다. 

국토부는 심의제도 운영에 따른 업계의 애로·건의사항을 듣고 각급 발주기관의 당부사항을 전달했는데요. 특히 '잘된 설계, 효율적인 설계의 판단 방법'을 예시를 통해 로비가 아닌 잘된 설계를 제출한 건설사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을 통해 턴키 등 기술형 입찰에 담합·비리가 근절되고 기술경쟁을 통한 건전한 설계심의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며 "건설업계의 기술력이 증진되고 해외시장 진출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국내 건설업체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턴키 방식의 해외 건설공사를 수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형건설업체 수주독점과 입찰담합, 심의비리 등의 불공정 사례가 지속되면서 턴키입찰 자체가 감소하게 됐는데요. 

턴키입찰이 감소한 반면 하도급 현장은 여전히 최저가입찰제로 진행되면서 지나친 저가경쟁으로 전문건설업체 경영난 심화, 공사기간 단축으로 인한 각종 사고가 발생하는 등 폐해가 큰 상황입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월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10대 건설사 CEO 및 건설협회 건설재해 예방 간담회'를 개최하고 건설사 경연진들에게 사망사고 감축 노력을 당부했다. ⓒ 연합뉴스

  
공사비용의 감소는 안전비용과 인건비 절감으로 이어져 사실상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 재해의 주범이기도 한데요.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이윤만을 추구하는 후진적 건설 문화를 타파하지 않는 한 되돌이표"라며 "안전보다 단가를 생각해 저렴하고 위험한 건축자재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건설현장 노동자와 추후에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안전한 시공이 될 수 있도록 공사 입찰부터 준공까지 아우르는 법제도와 지원책이 시급합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