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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나의 美친 디자인] 브랜드는 알겠는데, 브랜딩의 진정한 뜻은?

 

최예나 칼럼니스트 | yenachoi@b-forbrand.com | 2020.10.14 11:07:13
[프라임경제] 오랜만에 반가운 클라이언트의 연락을 받았다. 서로 최근 상황을 공유하다 전화를 하게 된 연유는 협력사 대표가 그들이 새롭게 론칭하는 제품에 대한 브랜딩 작업을 맡기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이분이 우려스러운 목소리로 언급한 건 지인 업체가 브랜딩이란 개념에 대해 잘 모르기에 미팅을 할 때 알아서 잘 풀어서 이해를 시켜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또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시간이 없고 급한 관계로 로고 디자인 즉 브랜딩을 서둘러 진행하고자 합니다'라는 거다. 브랜딩이 과연 로고 디자인을 지칭하는 다른 단어일까? 비단 해당 기업들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브랜딩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을까? 

브랜딩이 로고를 뜻하는 것일까? 로고와 상품의 패키지 디자인을 명칭 하는 것인가? 브랜딩에 대해 심지어 브랜딩을 한다는 디자이너 자체도 그 뜻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브랜드의 시작은 고대 유럽에서 자기 소유의 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불에 달군 인두로 찍어 소유주를 표식 했던 행위에서 유래되었다고 알려진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또 이와 비슷한 예로는 영국에서 위스키 제조사에서 나무통에 인두를 활용해 본일들의 상품의 품질을 보증하고 식별했던 사례를 들 수 있다.

소에 인두를 찍고 있는 모습. ⓒ 비포브랜드


전설적인 광고인이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는 브랜드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는 복잡한 상징이다. 그것은 한 제품의 속성, 이름, 포장, 가격, 역사, 그리고 광고 방식을 포괄하는 무형의 집합체다." 

오늘날은 더 나아가 그 무형의 집합체의 가치를 사는 시대이다. 'BRAND'에 'ING'가 붙은 'BRANDING'은 현재진행형이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좋은 품질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과정 = ING'인 것이다.
 
또, 브랜딩은 소비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머리에서 시작해서 감정적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에 신뢰감, 자부심, 충성도 등의 정서를 경험하며 그런 경험들이 그 브랜드의 가치를 부여한다. 즉, 브랜딩이란 긍정적이고 진정한 경험을 창조하고,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친밀하고 끈끈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과, 소통의 구축을 통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공간, 분위기, 홍보수단 등의 가치를 구매하는 고객들. ⓒ 비포브랜드


예를 들면, 한때 광고 회사의 말단 디자이너였던 나는 점심시간만 되면 스타벅스의 커피를 버릇처럼 사 먹곤 했다. 그때 당시는 진정한 커피 맛조차 몰랐던 시절이지만, 스타벅스에 들어서면 흘러나오는 스타벅스만의 재즈 바이브와 애플 컴퓨터로 뭔가 열심히 작업하는 있어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초록색 빨대가 꽂힌 커피를 받아 들고 있는 나의 모습이 엣지 있는 디자이너임을 더 부곽 해 주었음은 확실하다.

그렇다. 나는 단지 커피를 사 먹은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가 나에게 주는 소속감과 가치, 소통과 컨셉트을 함께 구매했던 것이다. 더불어 그들의 끊임없는 브랜드의 발전과 고객과의 소통은 브랜딩을 잘하고 있는 기업의 매우 좋은 사례이다.

BRAND + ING = BRANDING의 요소들. ⓒ 비포브랜드


가상의 브랜드를 만들어 브랜딩을 실천해보자.

내가 곧 가방 브랜드를 하나 론칭한다고 가정했을 때 무엇을? 어떻게? 적어도 어디까지 브랜딩을 적용해야 성공한 브랜드로 만들 수 있을까?

우선 가방의 디자인이 나왔으면, 브랜드의 이름을 정하고 가방의 가격을 설정하는 것 등 기본적인 것을 완성한다. 그 다음은 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부터이다. 즉 브랜드의 정체성의 확립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자신에게 질문해 보자.

1. 우리 브랜드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무엇이 차별화되어 있는가?

2. 우리는 이 브랜드를 왜 만드는가?

3. 우리는 이 브랜드를 통해 고객에게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

4. 우리 브랜드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5. 우리 브랜드는 고객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이며 기억될 것인가?

6. 우리의 가치관은 어떠한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7. 우리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8. 우리 브랜드에게 가장 중요한 접점은 무엇인가?

9. 우리 브랜드를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어떤 성격을 지녔는가?

정체성이 확립되면 컨셉트를 설정한다.

1. 심플하며 미니멀한 브랜드인가? 디테일이 살아있고 장식 요소가 많은 화려한 느낌인가?

2 .타깃층은 세분화 되어있나?

3. 우리 브랜드만의 고유 스토리는?

4. 우리 제품의 가격대는?  

5. 경쟁사가 시도하지 않은 톤 앤 매너는 무엇이 있는가? 등에 따라 우리만의 독보적인 컨셉트가 정해질 것이다.

그 이후 디자인 작업이다.

1. 로고나 심볼 

2. 사용하는 글씨체

3. 우리만의 고유 컬러

4. 슬로건

5.브랜드의 키 비주얼

6, 패키지 디자인

7. 홍보물 디자인

6. 웹사이트  

7. 홍보물 제작 등 도출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이 모든 디자인들이 일관된 목소리, 즉 우리만의 고유한 브랜드 느낌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소통과 홍보의 단계이다.

나의 브랜드가 세상에 나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폴리싱을 할 때다. 땅속에 묻혀있는 다이아몬드를 아주 깨끗이 닦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차례인 것이다. 훌륭한 브랜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뛰어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잘 알려지지 않는다면 그 브랜드는 생명력이 없다.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 오류를 수정해가며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나에게 알맞은 매체를 통해 ‘나를 좀 봐봐. 멋지지 않니?’라고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근래에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심지어 제작비까지 지원받으며 홍보할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무료로 홍보할 수 있는 매체들이 넘쳐난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나의 브랜드를 바라보고 내가 소비자가 되어 오류를 수정하고, 고객과의 끊임없이 소통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새 나의 브랜드는 엄친딸, 엄친아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회사의 미션과 성격, 핵심가치와 단기, 중기, 장기의 플랜 등 브랜딩에 많은 것이 고려가 되어야 하고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시간적인 상황, 비용적인 여건 등을 감안한다면 위의 몇 가지 절차만으로도 훌륭한 브랜딩은 구축된다.  

끊임없는 케어와 관리, 관심과 소통, 시간과 비용의 투자, 즉 브랜드를 위한 여러 가지 행위인 것이 브랜딩임을 기억하자.



비포브랜드(B for Brand) 대표 / 한국체육지도자연맹 자문위원 / 동대문여성개발인력센터 자문 / 스포츠마케팅 어워드 심사위원 /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시카고 미술대학 비주얼커뮤니케이션과)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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