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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건설업, 주택사업 의존에 만년 저평가…혁신 시급하다

"포스트코로나가 기회" 코로나 계기로 신기술 도입 · 고령화 탈피 이뤄야

김화평 기자 | khp@newsprime.co.kr | 2020.09.11 09:33:11

[프라임경제] 사회 전반에서 포스트코로나로 이행하는 급변이 이뤄지고 있지만, 유독 건설업만 변화에 뒤떨어진 채 주택사업 의존 경향이 유지되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화와 함께 싹을 틔운 건설업은 1990년대 주택 200만호 건설과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연평균 성장률 20%를 상회할 정도로 초고속 성장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외환위기가 변곡점이 됐다. 경기순환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등 경기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2013년 이후 주택경기 회복 영향으로 건설투자가 한동안 증가했으나, 2018년부터 주택경기 하락과 함께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증권가에서 건설업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하다. 주식 전문가들은 시공능력평가 7년 연속 1위인 삼성물산(028260)조차 추천 종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언택트·전기차·2차전지 관련주도 많은데 가장 업황이 안 좋은 건설회사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면서 건설주의 성장가치를 평가 절하했다. 

주식시장에서 성장가치는 투자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유동성 장세에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는 자산·수익가치보다 성장가치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한다. 

건설업은 타 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 비율이 높다. 통계청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건설업 신규채용 일자리는 제조업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미래 비전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청년층에게 외면 받고 있다는 점이 뼈아프다. 건설업에서 30대 미만 청년층 비중은 10%조차 되지 않는다. 

건설업이 마냥 도태돼야 하는 후진 산업은 결코 아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핵심 화두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차원에서 스마트시티 육성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도시건설에 건설업이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다.

그럼에도 건설업이 주식투자시장을 비롯해 청년취업시장에서 외면 받는 이유는 결국 업계의 수동적인 태도다. 

2017년 12월 정부는 8대 혁신성장 선도사업(스마트시티·스마트팜·스마트공장·드론·미래자동차·핀테크·에너지신산업·바이오헬스) 중 하나로 스마트시티를 선정했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산하에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도 신설했다. 

2018년 1월에는 '스마트시티 추진전략'으로 국가시범도시 2곳(세종 5-1생활권 · 부산 에코델타시티)을 선정해 추진 중이다. 2019년 7월에는 5년 중장기 로드맵인 '제3차 스마트도시 종합계획(2019∼2023)'도 제시했다.

일부 건설업체가 스마트시티 얼라이언스 참여하는 등 호응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진 않다. 그저 정부에서 하라고 하니 따라하는 수준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정도다.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에서 제시되는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도 건설업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여전히 일부 연구차원에서 머무르고 있을 뿐 조용하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과 친환경 기술들이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활용되고 있지만 '혁신'이라고 불릴 만큼의 시도는 없다.

모든 문제는 건설업계가 결국 돈이 되는 주택사업에 의존하는 데서 발생한다. 국내 건설업이 주택시장에 매몰돼 있는 동안 세계 건설업계는 빠르게 변화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글로벌 건설기업 약 2000명의 임원들과 인터뷰해 미래 세계 건설시장을 지배할 10대 기술을 선정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제출한 보고서에 제시된 10대 기술에는 △모듈러 △고성능자재 △3D 프린팅 △자동화 △VR/AR △빅 데이터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정보통신기술) △클라우드 △드론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건축정보모델)이 포함됐다.

국내 업체가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에 최첨단 엔터테인먼트 도시인 '키디야 엔터시티'를 만드는 삼성물산이 국내에서는 그런 시도를 하지 않는다. 외관만 화려해졌을 뿐 뻔하디 뻔한 기술이 들어가는 아파트 짓는 것에 더 공을 들인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호응이 필요하다. 인구분산 차원에서라도 정부·기업이 힘을 합쳐 새로운 곳에 스마트시티를 건설해야 한다. 신기술을 도입해 일용직근로자 위주의 육체노동에서 제조업화·디지털화의 변화를 이룩해야 한다. 산업 자체가 안정되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면 고령화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라는 폭풍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이 변화를 준비해야 할 적기다. 건설업계와 정부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는 단순한 이치를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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