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0년 전 오늘] '일자리 나누던' 그 시절…지금은 금융 채용문 봉쇄

그땐 수백명 단위 채용 진행…코로나 탓 신입공채 '빨간불'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9.03 07:41:17
[프라임경제] 여름 내내 장대비가 내렸던 탓일까요.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백로(白露)'를 불과 며칠 앞둔 지금도 좀처럼 더위는 한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와는 별개로 은행권 채용시장은 올해 내내 한파(寒波)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 초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감염 우려와 함께 불안정한 경기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채용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죠.

물론 2009년 당시에도 은행권 채용시장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은행들이 신규 채용을 꺼렸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분위기가 은행권을 중심으로 전 금융권에 확산하면서 은행권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었던 채용규모를 점차 확대하기 시작했죠.

10년 전과 달리 해마다 수백명씩 공개채용을 진행했던 시중은행들은 올해 불투명한 경영환경과 채용 중 감염 우려 등으로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 연합뉴스

실제 2010년 하반기에 돌입한 은행들은 본격적인 인재 채용에 돌입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9월3일 우리은행은 신규 인력으로 전년대비 100여명을 늘린 300명 이상을 채용했습니다. 특히 신규 인력 20%를 당해 청년인턴십 수료자 중에서 선발했으며, 또 다른 30%는 지방 출신 인재들로 선발한다는 점이 당시 업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죠.

기업은행의 경우 상반기와 동일하게 100명을 채용했는데요. 이중 20%는 지역할당제로, 서울 및 인천을 제외한 지방 출신 중에서 선발했습니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은 400명을 뽑았으며, △하나은행 200여명 △외환은행 100여명을 각각 채용했습니다. 씨티은행 역시 2년 만에 정규직 공채를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당시 은행권에서 대규모 채용이 가능했던 건 신입 직원 임금 삭감과 더불어 '기존 직원 급여 반납'이라는 희생 덕분이었습니다. 신한은행을 기점으로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일자리를 늘리자'는 데 모두가 공감한 것이죠.

이후 은행권에서는 상황에 맞춰 규모를 달리하며 매년 공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시장 뿐만 아니라 사실상 경제 전체가 얼어붙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이 탓에 은행권 공채 일정이 발표되고 취업 준비생들도 분주하게 움직일 시기임에도, 채용시장은 여전히 굳게 닫힌 모습입니다. 실제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은 여전히 하반기 공채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따르면, 당초 채용 규모 및 일정을 공고할 계획이었는데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채용 관련 계획이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매년 8월 말 전후 공채 윤곽을 보이던 국민은행도 일정을 여전히 잡지 못하고 있으며, 하나은행과 농협은행 역시 크게 다르지 않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열린 '2020 온라인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각 은행 인사담당자들이 온라인으로 비대면 면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처럼 은행권에서 채용 시장 개방을 망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감염 때문이죠. 특히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의해 필기나 면접 전형 중 한 가지 이상을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 상 이를 지키기 쉽지 않다는 점도 채용을 망설이는 데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온라인 필기시험 도입'을 거론하고 있지만,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마저도 추진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상 코로나19 여파로 은행권 채용문이 봉쇄당한 상태입니다.

은행권 취업을 목표로 했던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하반기 채용시장이 마감되진 않았지만, 은행권 올해 누적 채용(8월 기준) 인원이 340명에 그쳤다는 점에서 3000명 규모의 지난해가 그리울 정도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채용 일정을 확정하긴 어려운 단계"라며 "필기시험 등 다각도로 지켜보고, 채용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코로나19 위기로 은행들의 채용 여건이 어려워졌지만 금융권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신규인력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그의 말처럼 은행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여기며 과감한 채용에 나설 지, 아니면 코로나19에 몸을 사리며 채용 철회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들 지 이목이 쏠립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