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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월세 다투는 與野 다주택자…거짓 공감 지겹다

천정부지 집값 상승, 계약금마련 마저 어려운 청년층 운다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8.03 14:21:34

[프라임경제] '임대차3법'을 둘러싼 여야의 정치공방이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스스로 임차인이라고 칭한 야당 의원의 비판과 월세에 산다며 월세가 뭐가 나쁘냐는 여당 의원이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하지만 지방 출신으로 동대문구 장안동에 전세보증금 3000만원, 월세 45만원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청년인 기자의 눈에는 이들의 모습이 모두 '거짓 공감'으로 비친다.

◆얼마 전까지 2주택…서울에 집 가진 그대는 임차인?

윤희숙 미래통합당(서초구 갑) 의원의 '임대차3법' 관련 5분 스피치에 야당과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이 '전율'을 운운한다. 전세 임차인으로 살고 있는 윤 의원이 임대차3법으로 향후에 전세 값이 폭등하거나 집에서 쫓겨날 위기의식을 가졌다는 말에 공감을 보낸다는 찬사가 이어진다.

그런데 임차인이라는 윤희숙 의원이 산다는 전셋집은 강남구 서초구의 아파트다. 당연히 통상적인 서민들이 전세로도 살기 어려운 곳이다. 윤 의원은 이곳을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임차했다.

여기에 윤 의원은 성북구에 주택을 소유했고, 얼마 전 처분한 세종시에도 집이 있었다.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 서민은 결코 아닌 셈이다. 

임대차3법이 통과되면 성북구 집의 임차인을 내보내고 자식이나 조카에게 살도록 해야겠다는 말에 어떤 공감이 생기는지 도통 모를 일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윤희숙 의원은 모르긴 해도 서울 자가에서 학교에 통학하면서 공부했을 것이다. 만일 서울에 주소지가 있음에도 기숙사나 자취를 했다면 집이 상당히 넉넉한 편이라는 반증이 될 수 있다.

지방에는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상경한 지방출신 청년들에게 윤희숙 의원의 발언은 공감보다는 허탈감을 줄 뿐이다.

이렇듯 '자기들끼리의 공감과 찬사'에 둘러싸인 윤 의원이 미래통합당 경제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어떤 일을 해낼지 기대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지나친 비판일까?

◆서울주택 소유하며 "월세가 좋다" 운운…청년소득 알까?

윤희숙 의원이 연일 화제가 되자, 여당에서 반격에 나선 가운데 등장한 "월세가 전세보다 낫다"는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정읍시고창군) 의원 이야기다.

윤준병 의원은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과정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지극히 자연적인 추세로 보인다"며 "전세는 선이고 월세는 악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월셋집에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살았다. 지금도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준병 의원이 살고 있다는 월세는 자신의 선거구인 정읍시에 위치해 있는데, 윤 의원에 따르면 월세가 50만~60만원이라고 한다.

정읍시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가 낮으면 5000만원에서 비싸도 1억5000만원을 넘기는 곳이 드물다. 월세는 전용면적 70㎡ 아파트로 구할 경우 35~40만원선으로 파악된다. 가장 비싼 편에 속하는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정읍연지동영무예다음(2017년 준공)이 최근 1억9600만원에 거래됐고 이곳의 월세가 50~70만원선이다.

그렇다고 윤준병 의원이 월세살이를 하는 것이냐 하면, 절대 아니다. 지난해 7월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사항을 보면 윤준병 의원의 재산은 총 13억7219만원이다.

주택은 본인 명의로 서울 종로구 구기동 연립주택(3억8600만원)과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약 1억9000만원)을 소유하고 있다. 연립주택에 오랫동안 살았고 공덕동 오피스텔은 사무실이라는 설명이다.

청년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면 그 이자가 월세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전용면적이라고 지칭하기에도 민망한 크기가 대부분이다.

기자가 월세로 살고 있는 오피스텔의 전용면적은 24.53㎡로 집을 방문한 주변 지인들이 연신 방이 넓다고 잘 구했다고 한다. 2019년 초까지는 보증금 없는 월 40만원 고시원에 살았으니 대단한 변신을 한 셈이다.

월 45만원에 가스비·수도세·관리비를 내고 나면 월급의 상당부분이 소진된다. 자본금이 없으니 건설부동산 기자임에도 부동산 재테크는 취재의 대상일 뿐, 남의 일이다.

주택 청약이 당첨된다고 해도 계약금조차 지불할 능력이 안 된다. 대다수 2030 청년들이 해당되는 이야기다.

얼마 전 서울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신청이 거절되어 문의해 보니 1인 가구 중위소득이 조금 초과됐다는 것이 이유다. 2020년 서울시 1인 가구 중위소득은 175만7194원이다.

월 175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청년들에게 주택보유자인 여야 국회의원들의 전월세 정쟁은 어떻게 비칠까? 거짓 공감이 지겹고 화가 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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