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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日, 자국 지원은 '합법' 韓 지원은 '불법?'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07.28 17:08:58

[프라임경제] 대인추상 지기춘풍(待人秋霜 持己春风)

하태경 의원(바른미래당)은 지난해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대인추상 지기춘풍한 사람"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하 의원이 말한 대인추상 지기춘풍이란 남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엄하고 자기에게는 봄바람처럼 관대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중국 명나라 말기 문인 홍자성의 어록을 모은 <채근담>에 나오는 구절로 '스스로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상대방에게는 봄바람처럼 대하라'라는 뜻을 담은 사자성어인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의 앞뒤를 바꿔 비꼬은 것이다. 

대인추상 지기춘풍 즉, 남에게는 엄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하게 행동하는 국가가 있다. 일본 정부가 그 주인공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일본 정부가 자국 조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금융 지원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일본 정부는 연내 시행 목표로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 등을 운영하는 해운회사가 해외에 설립하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일본 조선 업체의 선박을 구매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원액 규모는 건당 수 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한다.

문제는 일본 정부의 이번 금융 지원 계획은 앞서 한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과는 '정반대' 행보라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18년 한국 정부가 경영난에 빠진 대형 조선 업체에 금융 지원을 한 것은 WTO 보조금 협정 위반이라며, 이로 인해 일본 조선 산업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과 함께 양자 협의를 요구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조선 산업 구조조정은 정당한 정책 집행으로, WTO 규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양자 협의는 결렬됐다. 

일본 정부는 협상이 결렬되자 재판의 1심에 해당하는 패널(분쟁처리소위원회) 구성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가 올해 1월 양자 협의 카드를 다시 꺼내들며 제소 절차에 돌입했다. 

한때 국제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했던 일본 조선 업계가 올해 상반기 국가별 누계 선박 수주 실적 순위에서 후발주자인 중국과 한국에 이어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나섰지만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진 모습은 안쓰러울 지경이다.  

일본 정부가 금융 지원에 나서기 전 WTO 제소 등 한국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던 부문에 대한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먼저 가져야 부끄럼 없이 자국 조선 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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