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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능있는 아베씨'와 리플리 증후군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06.23 11:16:26

[프라임경제] 'The Talented Mr. Abe'

리플리 증후군은 1955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발표한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씨(The Talented Mr. Riple)' 주인공의 이름 리플리에서 따온 것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이 만든 허구를 진실인 양 믿고 행동하는 증상들을 일컫는다. 

리플리 증후군의 특징은 거짓말이 탄로 날까 봐 불안해하는 일반인과 달리 자신이 보이는 거짓말을 완전한 진실로 믿는다는 점으로, 이로 인해 타인에게 심각한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입힐 위험이 높아 반사회적 인격 장애로 분류된다. 

소설 속 주인공 리플리처럼 이미 사회적 합의에 이른 사실을 부정하고 자신이 만든 허구에서 진실인 양 믿고 행동하는 정부와 그 정부를 이끄는 인물이 있다. 일본 정부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일제 일제강점기 징용 현장인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를 포함한 일본 산업시설들을 소개하는 '산업유산정보센터(이하 정보센터)'을 개관했다. 

그러나 해당 정보센터 내 조선인 강제동원을 미화한 전시물을 소개해 논란이 일었다. 그간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은 하루 이틀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 전시물은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와의 약속까지 깨가면서 역사 왜곡을 자행한 탓에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15년 군함도 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조선인 강제동원을 인정하면서 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로부터 약 5년 뒤 문을 연 정보센터에는 국제사회와의 약속과 달리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를 부정해오던 것도 모자라 재일 한국인 2세와 군함도 전 주민 36명이 "하시마에선 조선인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라고 증언한 내용의 영상·기록물을 버젓이 전시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난 21일 일제 강제징용 현장인 군함도를 포함한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요구하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명의 서한을 이달 안으로 유네스코에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강력 반발했다.

문제는 한국 정부의 계획 발표 바로 다음 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일본 정부 대변인)이 "우리나라(일본)는 지금까지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와 권고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성실히 이행해왔다"고 주장했다는데 있다.

이쯤 되면 이들이 역사 왜곡을 위한 거짓말을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거짓말을 완전한 진실로 믿게 되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인 '리플리 증후군'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개탄스럽기보다 불쌍하기까지 한 일본 정부의 행보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이 '이웃 국가' 치료를 위한 유일한 처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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