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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NH농협생명·손해보험 형제끼리 '땅따먹기' 각축?

'방카룰' 유예로, 지역단위 농·축협 양사 보험만 판매…'점유율' 경쟁 치열

김청민 기자 | kcm@newsprime.co.kr | 2020.06.12 18:03:35

NH농협생명·손해보험은 지역 단위 농·축협에서 판매되는 상품 점유율로 서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 ⓒ 각 사


[프라임경제] NH농협생명·손해보험은 NH농협금융지주 자회사입니다. 같은 날 설립돼 쌍둥이 형제라고 할 수 있는 사이죠. 하지만 최근 이 형제끼리 지역 단위 농·축협에서 판매되는 상품 점유율로 서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인데요.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식구끼리 땅따먹기 경쟁'이라고 표현하는 상황입니다.

이는 쌍둥이 형제로 불리는 양사가 '방카슈랑스 25%룰' 적용 유예로 지역 단위 농·축협에서 사실상 NH농협생명·손해보험 상품만을 팔고 있기 때문이죠.

'방카슈랑스 25%룰'이란 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 시 △특정보험사 상품비중 25% 이하 △점포당 보험판매인 2인 이하 △점포 밖 영업금지 등을 규제하는 것입니다.

◆방카룰 적용유예 고성장 '원동력' 됐다지만, 형제 싸움될까? 

NH농협생명·손해보험은 지난 2012년 3월2일, 농협중앙회 공제부분에서 각각 독립된 보험사로 출범했습니다. 당시 농협중앙회는 신용‧경제사업을 분리했고, 농협법 일몰조항에 따라 방카룰 유예 혜택을 받았습니다. 반면, 이들은 방카룰 적용 유예 조건으로 '보장성 보험 판매 규제'를 수락했죠.

이는 신생업체인 NH농협생명·손해보험을 위한 보호조치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아울러 이와 함께 농촌지역 내 보험 서비스 확대를 위한 것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양사는 이 방카룰 적용 유예 덕분에 후발업체임에도 불구,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자산현황(지난해 기준)은 NH농협생명 64조8154억원(업계 4위권), NH농협손해보험이 10조6470억원(업계 9위 수준)에 해당되죠.

NH농협이라는 탄탄한 배경이 있었지만, 8년만의 성장이라기엔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카룰이 적용됐다면, 이러한 성장이 불가능했을 것이라 평가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처럼 양사는 손쉽게 지역 단위 농·축협에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로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위 농협의 특성상, 경쟁사를 찾기 어려운 점도 한 몫을 하고 있죠. 다만 이처럼 한정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형제끼리 영업경쟁을 펼치는 것이 내부에서도 곱게 보이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는 방카룰을 적용받지 않아 지역단위 농·축협에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위주로 성장한 것과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형제들은 방카슈랑스 영업 채널에서 서로 땅따먹기 경쟁을 하게 된 형국이죠. 특히 상품판매 점유율 등은 서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남들과 함께 있으면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 줄 형제들이 경쟁 상대 없이 서로 싸우게 된 상황입니다. 

NH농협보험부문 관계자는 "NH농협생명·손해보험은 어린이보험, 암보험 등 일부 겹치는 상품들이 존재한다"며 "양사에서 지역 단위 농·축협에 상품 판매를 위한 안내 과정에서 이 같은 오해가 생긴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NH농협생명·손해보험이 방카룰 추가 유예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전언입니다. 지난 2012년, 2016년에 각각 두 번에 걸쳐 방카룰 적용 유예를 받은 것에 이어 세 번째를 노릴 것이란 평이죠.

아울러 한 차례 더 방카룰이 유예될 경우, 이 같은 '땅따먹기'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는 후문입니다. 과연 쌍둥이 형제들의 싸움이 계속 될지, 향후 이들의 방카룰 관련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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