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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승부조작으로 얼룩진 스타크래프트, 역사의 뒤안길로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20.05.17 06:16:06
[프라임경제]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는 1998년 출시 당시 국내에 발매된 모든 게임을 통틀어 단일 게임으로서는 가장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전체 판매량의 절반에 달하는 450만장 이상이 국내에서 판매됐죠. 스타 열풍으로 e스포츠가 태동해 성장했고, PC방이 전국적으로 확산됐습니다.

2010년 5월16일 검찰 조사 결과 승부조작에 가담한 전·현직 프로게이머 명단이 드러났다. 당시 이 사건은 공중파 3사 뉴스에 보도됐다. ⓒ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10년 전 오늘인 2010년 5월17일의 이슈는 바로 스타 승부조작이었습니다.

전날인 2010년 5월16일, 스타 대회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전·현직 프로게이머 11명의 명단이 공개됐기 때문인데요. 심판이 아닌 경기에 참여하는 프로게이머가 직접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이 처음 드러났죠.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스타 대회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있는 마모 씨 등 전·현직 프로게이머 10명을 기소하고, 공군에 입대한 김모 씨를 군 검찰에 넘겼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중 마모 씨는 단순 가담이 아닌 브로커 역할을 했고, 중간에 프로게이머에게 전달해야 할 금액을 떼어먹은 적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은 결국 16일 공중파 3사 저녁 메인뉴스와 17일 아침 뉴스를 모두 차지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스타 판은 이제 폭망했다'는 의견이 나올 만큼 파장이 매우 큰 사건이었죠.

대한항공이 후원하는 스타리그 2010 결승전이 2010년 5월22일 e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대한항공은 젊은 세대와 첨단 정보기술 강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에 대한 문화지원 차원에서 이색적인 격납고 결승전을 기획했다. 사진은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결승전이 열리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결승전에는 1만2000명의 e스포츠 팬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습니다. 아직 스타 판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는데요.

그러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사건이 또 일어났습니다. 스타1 승부 조작 이후 한국e스포츠협회가 다양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5년 만에 e스포츠 승부 조작이 또 터졌죠.

한때 정상급이었던 프로게이머뿐만 아니라 현직 감독까지 총 12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는데요.

프로리그와 GSL 등 2015년 1~6월 사이에 열린 스타2 5경기가 승부조작 된 것으로 드러났죠. 감독과 선수들은 승부 조작 대가 경기당 500만~2000만원을 받았습니다.

스타 승부조작 재발로 7개 게임단만이 남아 운영되던 스타 프로리그도 2016 시즌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는데요. 게임 팬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었죠.

이후 스타 대회는 관람객 23만여명이 찾을 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지스타 2017'에서 열렸는데요. 이 대회에서마저 승부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로 다음 해에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스타 2017에서 열린 스타 대회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 스포츠토토 관련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로 A 씨를 구속하고 이에 가담한 프로게이머 B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B 씨에게 2017년 11월18일 지스타 2017 스타 대회 8강 경기에서 2대 0으로 패배하는 승부조작을 제안했고, B 씨는 A 씨의 제안을 받아들인 대가로 45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타는 게임 팬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한 팬들의 실망감은 컸는데요. 승부조작은 실형까지 받을 수 있는 범죄죠.

정부는 e스포츠 선수의 공정한 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 7일 게임산업 진흥 종합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게임의 긍정적 가치를 확산하고 e스포츠 산업을 육성할 계획인데요.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 19조9000억원, 수출액 11조5000억원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부 지원으로 게임산업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회적으로 만연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e스포츠 승부조작이 더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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