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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의류부자재, 이젠 AI로 찾으세요" 성종형 종달랩 대표

스마트폰 기반 '부자마켓' 앱…의류부자재 국내 최다 종류 서비스

이우호 기자 | lwh@newsprime.co.kr | 2020.05.06 15:01:38
[프라임경제] '마르틴 마르지엘라' 네이비 블레이져에 금장 단추가 없다면, 이를 마르지엘라 디자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단지 '단추'라는 부자재 하나가 빠졌을 뿐이지만, 블레이져는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 그만큼 디자이너에게 있어 옷은 단수에서 복수가 되는 단순 조합이 아닌, 해체 불가한 '온리원'이다.

이런 의류 부자재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벤처 회사가 의류부자재 O2O 서비스 업체 '종달랩'이다. 

성종형 종달랩 대표. = 이우호 기자

성종형 종달랩 대표는 "여러 디자이너들이 동대문에서 그림과 사진을 보여주며 부자재를 어렵게 찾는 모습을 보고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라고 사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종달랩은 패션 의류 부자재를 디자이너들에게 쉽게 제공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기반 앱 '부자마켓'을 오픈했다. 이는 이미지 검색과 원가분석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통 과정도 단축해 가격도 30% 이상 저렴하다.

무엇보다 AI 기반 이미지 검색 엔진을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마땅한 명칭이 없어 찾기 힘든 부자재도 사진 검색만으로도 쉽게 찾고 추천 받을 수 있다.

성종형 대표는 "요즘 디자이너들은 컴퓨터보다 스마트 기기를 더 이용한다"며 "우리만의 딥러닝 기술로 AI 이미지 검색을 제공하다 보니 시스템 DB 구축도 보다 수월해 제품 등록 건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하고 말했다.

◆'실패 속 꽃 핀' 도전 의식

대학과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인공지능을 전공한 성종형 대표는 이후 13년간 개발자로 근무하던 중 회사 부도로 쉬면서 처제가 운영하는 동대문 의류 매장에서 일을 도왔다. 

성종형 대표는 "의외로 의료부자재를 찾는 손님도 많았고 수익률도 나쁘지 않았다"라며 "다만 디자이너 니즈를 쉽고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려워 스스로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어가며 어렵게 흥정해 부자재를 구하는 디자이너가 태반이었다"라고 회상했다. 

'IT쟁이' 성종형 대표는 이런 부자재들을 한 곳에 모은 플랫폼을 제작해 쉽게 검색하고 찾을 수 있는 온라인 사업인 '종달랩'을 기획한 것이다. 

물론 대다수 지인들은 의류 부자재 시장이 데이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통계조자 잡히지 않기에 성 대표의 온라인 부자재 사업 구상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성 대표와 팀원들은 의기투합해 동화상가 등 의류 부자재만을 다루는 건물을 직접 전수조사하고, 동대문 업체를 방문해 면적 단위로 파악했다. 

특히 동대문의 경우 인근 반경 6㎞ 시장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했으며, 이를 전국 단위로 환산할 경우 무려 2조4000억원임을 확인했다. 글로벌 시장 규모 역시 중국 특산보 자료를 통해 120조원 규모가 추정됐다.

부자마켓 메인화면. = 이우호 기자

종달랩은 시장 조사 과정에서 선점한 부자재 업체를 한 곳에 모아 '부자마켓'이라는 앱을 만들었다. 폭 넓은 데이터 바탕으로 품질 높은 부자재를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무려 95%에 달하는 재구매율도 달성했다. 

성 대표는 "초기 플랫폼은 오프라인에서 가격을 높게 책정해 수익성이 높지 않았다"며 "중개 방식에서 생산공장 직거래 판매 방식으로 변경해 매출과 품질 모두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종달랩은 이런 위기의식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2019 SBA 서울혁신챌린지' 최종 우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협력기업 50개 이상 확보해 의류 부자재 유통망을 구축했다. 아울러 온·오프라인 거래 수 7000건 이상 성사, 1000개 이상 기업·고객에게 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코로나19…위기는 언제나 기회

물론 최근 지속되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다수 산업이 멈추는 상황에 직면하자 오프라인 기반 패션산업도 엄청난 규모의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종달랩은 이런 위기 상황을 기회로 전환, 온라인 구축 네트워크 기반으로 교정 본부에 3500만원 상당 마스크 부자재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중국생산공장을 미국과 유럽까지 연결해 마스크 및 방호복을 중개하고 있다. 

제3회 서울혁신챌린지 결선. = 이우호 기자

초기 50만장에 불과했던 종달랩 마스크 부자재 납품은 현재 그 10배 수준인 500만장까지 처리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을 비롯해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일본 등 해외에서 마스크와 방호복,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은 물론, 음압병실까지 수많은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제나 위기는 기회로 삼았다. 회사 부도로 길거리에 주저앉는 상황에서 의류 부자재 사업을 시작했다. 모두가 '안 된다'고 했지만 '왜 안 된다고만 하지'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일확천금을 목표로 두지 않고, 꾸준히 신뢰를 쌓겠다는 계획뿐이었다. 어렵게 개척하고 제작한 의류 부자재 시장과 AI 검색기술을 살려 해외소싱이라는 성과까지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금도 동대문에는 자신만의 단추를 힘들게 찾는 디자이너들이 있다. 단추 하나에 제2의 마르지엘라가 될 수도 있고, 힘 없이 사라진 수 많은 열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과연 종달랩이 동대문을 넘어, 뉴욕 소호(SOHO) 거리를 배회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에게도 '그들만의 단추'를 선사할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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