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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욱, 언론 QR코드 팩트체크에도 질주…이유는 '5월 마지노선'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4.30 12:25:22

[프라임경제] "선관위가 4.15총선에서 빌린 서버를 사용했다. 임차한 물건을 돌려준다는 명목으로 5월1일에 서버를 포맷한 뒤 파기한다. 이건 조작 선거의 증거를 인멸하는 것이다."

보수 유튜버들의 주장이 제도권 정치인의 바톤 터치로 수면 위로 부상한 모습이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신의 인천 연수을 선거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일명 투표지 보전 신청을 내고 관련자의 처벌을 구하는 형사 고발도 대검찰청에 내고 있다. 

21대 총선에 낙선한 상황이라 사실상 '마지막 공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현역 국회의원, 그것도 청와대 대변인과 KBS 기자 등을 거친 전투력의 소유자가 나선 공격치고는 주목도가 떨어진다.

민 의원은 QR코드를 사용한 사전선거에 부정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 그런 점에서 투표함 등에 대한 보전 신청을 냈고 법원도 일부 인용 결정을 했다. 그런데 훼손금지를 요청한 물품 중에 프로그램이나 서버 그리고 통신기 등은 법원이 민 의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선관위 "적법한 요구 들어오면 자료 공개" 일부 언론도 '검증'

민 의원의 공세에 가장 억울하고 답답한 것은 중앙 및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선관위 측은 QR코드에 개인정보가 담겨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규영 중앙선관위 선거1과장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투표용지에 표시된 2차원 바코드, 즉 QR코드에는 선거구명과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명·일련번호가 표시돼 있을 뿐 개인정보는 일절 없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해 계속 (문제를) 제기한 유튜버를 고발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한 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과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 대한 곤혹스러움을 토로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민 의원이 제기한 개표 등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선관위가 수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고, 일부에서 주장하고 제시하는 것들도 부정선거의 증거가 될 수는 없다"는 주장을 폈다. 

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자료를 요청할 경우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런데도 의혹을 계속 제기해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면 강경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해, 민 의원도 예외가 아님을 강조했다.

일부 언론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실 현재 확인된 바에 따르면, 그리고 모호한 구석이 있다 해도 각종 제도와 계약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민 의원이나 보수 유튜버들의 발언 중 상당 부분의 논리가 깨진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언론은 이를 놓고 보수 진영 일각이 무리수를 뒀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듯 하다.

선관위가 이번 총선에서 웹서버를 빌려 쓴 건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기관이 모든 물품을 스스로 매입해 사용하고 보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버 임대차 사용도 그런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계속 빌려쓰느니 한 번 지출을 크게 해서 하면 되는데 왜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인가, 서버를 돌려준다는 명목으로 자료를 은폐 내지 조작할 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품는다.

그러나 일례로 청와대조차도 대통령 장거리 순방 때 비행기를 임대해 쓴다. 국적 항공사들로부터 임대해 쓰는 이유는 당연히 한 번에 큰 지출을 하는 게 예산상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매번 대통령 전용기 구입 논란이 불거졌다 사그라드는 이유다. 이번 서버 이슈도 그런 점에서 전제를 잡으면 된다.

다만 자료 은폐 논란은 충분히 이해가 가도록 설명을 도울 필요가 있다. 그 대목은 이렇다. 일부 주장에서는 서버를 폐기한다는 쪽으로 초점을 두지만, 폐기하는 건 아니고 서버에 남은 데이터를 깨끗이 삭제 후 반납한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다.

선관위는 임차 기간이 5월1일까지인 임차물(서버)을 2일에 반납할 예정이다. 어쨌든 데이터 삭제 상황에 시간이 박두한 것은 사실.

유튜버들의 주장이나 민 의원의 생각 골자에 대해 선관위 측의 반론이 있다. 임차된 서버에 남은 데이터를 다 지우게 되고, 이는 곧 선거 관련 데이터(선거 조작의 증거)가 다 사라지면 뒤늦게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이 맞을까?

빌린 서버에 있던 데이터들은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니다. 원본이 선관위 메인 서버에 보관되기 때문이다. 해당 자료는 선거를 통해 구성된 공직자의 임기, 그러니까 이번 총선의 경우 21대 국회가 유지되는 향후 4년 동안 보관된다.

선관위 스스로 비례대표 용지 논란 자초? QR코드도 새 문제 제기

혹시 모를 소송이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임차물(서버)에서 발생한 데이터도 모두 원본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런 상황에, 과연 민 의원의 공세가 계속될 수 있을까? 좀 거친 표현이지만, 상황이 급박해 빌려쓴 친구 컴퓨터에서 하드는 밀어버리고 데이터를 자신의 수중에 옮기고, 혹시 중간에 사라지거나 분실할까 우려돼 클라우드에도 올려놓는 등 조치를 한다는 것으로 선관위 시스템을 비유할 수 있다. 보통 '자료 백업'이라고 부르며, 관계나 재계에서는 '자료 이중화'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이런 구도에서 민 의원 측 반응이 재미있다. 그는 QR코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주장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보전 절차 집행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지역 선관위 직원의 태도에 불만을 나타내는 글을 올렸다. 

말로만 그치 않고, 실제로 30일 아침에는 (그간 그가 제기한 다른 문제 제기 방식처럼) 대검찰청에 연수구 선관위 관계자를 고발하기도 했다.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함께 보전해야 한다는 요구에 선관위 직원이 소리를 질렀다는(방해 내지 거절) 주장인데, 이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또 하나, 그는 QR코드에 정보가 담기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매칭 정보 의혹' 카드를 새롭게 강조했다.

지역 선관위 측으로서는 집행문에 명확치 않은 것까지 내줄 의무가 없다. 논란이 있거나 모호한 구석에 대해서는 피집행자 측에서 당연히 의문을 제기하거나 거절, 확인 등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점이 지금 확실치 않은 터에 민 의원은 결국 다음날 오전에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으로 고발을 단행했다.

적법한 절차와 요구에는 자료 공개 등 협조를 할 의사가 있다는 중앙선관위 관계자의 방송에서 이루어진 공언을 지역에서 뒤집은 것이 아닌지 검찰에서 조사를 통해 밝히면 민 의원이든 선관위든 어느 쪽이든 상처를 입게 될 수밖에 없다.

민 의원이 선관위를 괴롭힌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미 "선거인 명부가 없으니 못 준다"는 시비가 붙은 상황이고, 확실치 않거나 모호한 구석이 있더라도 해당 행정청은 유권해석상 또 중앙선관위의 저런 발언 취지상 법원의 판단과 결정 내용에 설혹 모호해 보이거나 한 대목이 있어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해 내줄 수도 있는 것이라 볼 여지도 있다.

아울러, 두번째 문제인 QR코드 개인 신상 정보 부존재 논란에 새 군불을 지피려는 민 의원의 태도 부분을 보자. 그는 비례대표 투표용지 제출 논란과 선거인 명부 부존재 시비로까지 복잡한 와중에 현장에서 SNS 글을 올려 QR코드 관련 문제를 새 각도에서 봐달라고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그 자체에는 투표인의 민감한 신상 내용(정보)가 없을 수 있지만, 500만명의 재산과 교육, 심지어 전과 등을 입력한 서버가 있다면 '매치를 시키면' 얼마든 정보를 알 수 있다고 그는 적었다. 그의 주장 일관성이나 논리상 모순이 적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보자면 민 의원이 서버 반납 전에 빨리 처리하자며 애태우는 이유에 수긍할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무리수라는 안티 의견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 너무 큰 그림이다. 다만 지금까지 선관위 특히 중앙선관위에서 내놓은 해명이나 태도에 100%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 수준에서 논리 싸움을 이어나가는 점은 분명하다.

마지막 보루만 남은 점은 확실하나, 그렇다고 완전한 패배로 단정하기도 모호한 상황이다. 그가 결국 무너질지 의혹이 모습을 드러낼지, 어찌 보면 겉으로는 반대 당사자 주인공 같지만 실상 제3자인 선관위가 자기의 권위를 되찾을지, 농락당한 피해자일 수도 있는 건지도 관전 포인트다.

선관위가 떳떳함을 입증받더라도 민 의원 주장이 옳다는 초유의 구도, 즉 흑막의 존재 여부가 나타난다면 단순히 낙선 정치인의 망발이 아니라 헌정사 초유의 사태가 될 수 있다. 민 의원 주장에 반대하거나 유보적인 사람들 중 일부도 여전히 시선을 이 문제에 두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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