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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보석 매출 늘었다"…코로나19 장기화에 '보복 소비' 증가

유통업계, 코로나 사태 이후 시대 대비…"다양한 대비책 마련"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04.20 10:50:37
[프라임경제] #.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유럽 여행을 계획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취소됐다. 포기한 여행 대신 명품 가방을 구입하게 됐다."

#. "루이비통 공홈(공식홈페이지)에 재고가 없어 매장으로 직접 왔지만, 대기 줄이 길어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소비 심리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 질병, 재난 등 외부용인으로 억눌러 왔던 소비를 이후 한번에 분출하는 보복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 급증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보복 심리 현상 뚜렷…보석·명품 매출 증가 

침체된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명품과 보석 등 사치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이 정기 세일에 들어간 이달 3~7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세일 기간(3월27일~4월2일) 대비 전체 매출은 15.4% 줄었다. 반면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최상위급 브랜드가 속한 '해외 부티크'는 5.4%, '해외시계·보석' 부문은 27.4% 증가했다. 

실제 세일이 진행되던 주말 오후, 롯데백화점 내 샤넬·루이뷔통·카르티에 등 인기 명품 앞에는 손님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롯데백화점이 정기 세일에 들어간 이달 3~7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명품'이라 불리는 최상위급 브랜드가 속한 '해외 부티크'는 5.4%, '해외시계·보석' 부문은 27.4% 증가했다. ⓒ 롯데백화점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도 정기 세일 당시보다 12.6% 줄었지만, 명품 부문 매출은 5.3% 늘어났다. 특히 고급 보석 매출이 작년 정기 세일 기간 대비 28.7%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전체 매출은 15.4% 줄었지만, 명품 매출이 0.8% 증가했으며 그중 고급 시계는 2.0% 늘었다.

이러한 '보복 소비' 현상은 코로나 사태의 진원지였던 중국에서 먼저 나타났다. 지난 11일 광둥성 광저우의 최고급 쇼핑몰 타이구후이에 위치한 에르메스 플래그십 스토어는 두 달간 폐쇄 후 다시 열었다. 

이날 이곳에선 다이아몬드가 박힌 수억원대 희귀 가죽 가방까지 팔리며, 하루 매출 270만달러(약 32억9000만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단일 명품 매장 사상 최고 실적이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백화점으로 고객들이 돌아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 2주 차까지는 감소 폭이 8.5% 줄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매출이 각각 32%. 28.7% 줄었지만 이달 2주 차에는 8.6%,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될 소비에 주목"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상화될 소비, 특히 보복적 소비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어떤 소비는 누르면 누를수록 갈증은 커져만 간다"며 "그런 소비들은 저축되고 있으며 상황이 되면 용암이 분출하듯 그 힘을 과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백화점으로 고객들이 돌아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남성전문관 분더샵. ⓒ 신세계백화점


유통업계도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억눌린 소비의 표출은 대형쇼핑몰,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은 물론이고 외식매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관련업체들은 온라인·모바일 서비스의 대대적 개선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 개선에도 함께 나선 상황이다.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여행업계도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해외여행을 두 달 간격으로 떠났던 젊은층의 수요가 코로나 사태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말 이후 항공권 예매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하나투어는 향후 여행 수요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차세대 여행 플랫폼인 '하나허브' 도입을 위한 기존 서비스 운영 중단에 들어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나 면세점 쇼핑 등이 취소되면서 '보복 소비' '힐링 쇼핑'이 늘고 있다"며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날 수요에 대비해 다양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염병 이후 보복적 소비가 나타나는데 이는 강제적 소비 중단 장기화로 소비에 대한 갈증이 전염병 이후 소비폭발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경제활동이 재개된 최근 중국은 업무 정상화, 이동제한 해제에 따른 온·오프라인 유통가 매출 급증세가 보도됐다"면서 "전염병 진정 후 중국 실물경제가 신속한 회복 조짐을 보임에 따라 향후 타 국가에서도 코로나 종식 이후 빠른 실물경제 반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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