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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선관주의‧신뢰회복' 우선하는 우리금융 되길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2.13 16:59:30

손태승 우리금융지주겸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성수동 고객센터를 방문해 상담원 직원들을 격려하고 일일상담원이 되어 고객과 전화통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우리은행

[프라임경제] 위 사진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설 연휴 기간 우리은행 고객센터를 방문해 고객 문의에 직접 응대하는 일일상담원으로 변신한 모습입니다.   

이날 손태승 회장은 고객님께 전화로나마 직접 새해 인사를 드릴 수 있어 좋았다"며 "고객신뢰를 향한 우리은행의 진심 어린 노력을 고객께서 받아줘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처럼 손 회장은 경영목표로 '신뢰·혁신·효율'로 선언할 정도로 '신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은행은 이와 다른 행보를 보여 적지 않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불거진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이하 DLF)와 라임사태에 이어 영업점 직원들 '휴면계좌 비밀번호 무단 도용' 사건까지 적지 않은 논란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특히 대다수 가입자가 노년층이었던 우리은행 DLF 사태는 최대 90%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만큼 손실위험이 높은 상품임에도 불구, 정확한 정보제공 없이 판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위험 투자 상품인 사모펀드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죠. 펀드 운용사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고객 돈 6200억원 상당을 당분간 돌려 줄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이런 라임사태 역시 DLF처럼 상당수가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된 만큼 '불완전 판매'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DLF나 라임사태가 투자자들의 '금전적 피해'였다면, 최근 불거진 영업점 '고객 비밀번호 무단변경 사건'은 불법 행위 그 자체라는 점에서 보다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죠. 

우리은행 영업점 160곳 직원들이 무려 2만3000여명에 달하는 고객 인터넷 및 모바일뱅킹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물론 우리금융지주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금융지주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신뢰 회복을 위해 그룹 내 금융소비자보호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신뢰 회복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 지 미지수입니다. 앞서 터진 사건들이 불과 1~2년 내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기처방에 그칠 확률이 높다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련의 이슈들로 인해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금융업 자격 박탈까지 거론할 정도입니다. 

금융기관 특유 선관주의(善管注意; 직업·사회 지위에 따라 거래상 보통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내 돈을 맡긴 은행에서 사전 동의 없이 무단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으며, 있어서도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이런 일련의 사태 모두 '지주사 전환'이라는 목표 아래, 격에 맞는 실적을 맞추기 위해 벌인 일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어 사면초과에 놓인 형국으로 설명됩니다. 

현재 우리금융은 금융사에게 있어 생명과도 같은 신뢰가 흔들렸음에도 '손태승 회장 문책경고'라는 금융감독원 중징계 제재에 '무리한 법 적용'이라며,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입니다. 

우리금융에게 당장 중요한 것은 '손태승 회장 연임'이 아닌, '고객 신뢰 회복'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인데도 말이죠. 

과연 '제 1금융' 우리은행이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진심 어린 노력을 보여 줄 수 있을지, 보여준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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