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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성수동 지역주택사업 뜬금없는 '야신' 등장으로 시끌

사업지 내 2%가량 차지…차일피일 미루는 매도에 '버티기 의혹' 솔솔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1.23 12:10:37

성수동 지역주택조합사업에 김성근 소프트뱅크 호크스 고문(사진)의 주택 매도 문제가 떠오르면서 '버티기'의혹을 받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주택조합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사업 추진된다는 소식을 듣고 땅을 매입해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알박기'와 기존에 살던 주민이 안 나가겠다고 버티는 '버티기'가 왕왕 발생합니다.

성수동 일대에서 추진되는 지역주택조합아파트 서울숲벨라듀 2차 사업도 그러한 사례 중 하나인데요.

이 사업장에서 흔하디흔한 '알박기'와 '버티기'가 이슈로 떠오른 이유는 대부분 사람들이 흔히 아는 유명인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야구의 신'이라는 의미에서 '야신(野神)'이라고 불리는 김성근 소프트뱅크 호크스 고문의 자택이 그 주인공입니다.

대상사업지의 부지는 1만7361㎡인데 이 중 김 고문 소유의 주택은 357㎡로 전체 부지의 약 2.05%를 차지합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성근 고문은 해당 주택에서 30년 가까이 거주 중이라고 합니다.

'알박기'나 '버티기' 모두 결국 보유한 주택이나 토지를 매도하지 않아 사업지연을 일으킨다는 측면에서 두 행태모두 같지만 조금은 다른 어감을 가집니다. 

김성근 고문의 사례는 해당 주택을 보유한 시간으로 볼 때, 알박기보다는 버티기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때문에 일부 조합원들이 '알박기'라고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김성근 고문 측이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일견 틀린 말은 아닌 셈이지요.

김 고문 측은 성수동 일대가 익숙하기 때문에 주변에 물량을 구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있어 이사를 나가지 못한 것인데 조합 측에서 과도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조합 측에서는 토지매입비를 대출을 통해 조달했는데, 버티기로 인해 금융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상황으로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재일교포 출신인 김성근 감독은 1959년 재일동포 학생야구단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이 '한국야구'와 인연을 맺게 된 시발점이 됐습니다.

1969년 마산상고 야구부 감독을 시작으로 실업팀인 기업은행을 이끌기도 했고 프로야구 출범이후에는 OB베이스 사령탑부터 7개구단의 감독직을 수행했고,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특히 SK와이번스를 이끌던 당시에는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상하면서 '야신'의 칭호를 받으며 야구계 큰 어른으로 추앙받았습니다.

2018년부터는 일본 프로야구단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코치고문을 맡으며, 한국에서 성립시킨 본인만의 한국야구를 일본에 전파하겠다는 포부를 보이며, 1942년생 79세의 나이를 무색하게 했습니다.

이렇듯 야구계를 종횡하면서 야구 발전을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던 김성근 고문이기에 뜬금없이 지역주택조합사업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더욱 어색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도 김성근 고문의 감독시절 카리스마를 기억하는 야구팬들은 김성근 고문이 주장하는 30여년 가까운 세월동안 살아온 주택이고 '버티기'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말을 믿고 있습니다.

실제 김성근 고문이 웃돈을 받고 주택을 팔기위해 '버티기' 중인지, 이사요건 때문에 매도를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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