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여의도25시] GS, 그룹 내 주력계열 독립경영 구도 '4세 경영' 얼개 예측

오너일가 4세, 주력계열사 지배력확보·능력검증…'선제후체제' 친족경영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1.17 18:28:43

GS그룹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왼쪽)이 회장직을 동생 허태수 회장에게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서면서, 같은 날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본부 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여기에 오너일가의 장손인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사의를 표하고 물러나면서 본인이 최대주주면서 이미 그룹 내 독립경영을 하고 있는 삼양통상으로 북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GS그룹 4세 경영 체제의 윤곽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조율형 총수'를 중심으로 한 오너일가 4세의 주력계열사 '독립경영'이 그 형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GS그룹이 4세 경영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멀어지는 혈연관계를 고려한 새로운 모델의 친족경영모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3세 경영인들이 주력으로 삼는 계열사들을 4세 경영인들이 승계해 그룹 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그룹 전체 수장인 GS그룹의 회장직을 노리는 일종의 '선제후체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이 나온 배경에는 허창수 회장이 퇴임사에서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며 '젊은 경영'을 내세운 것이 지목된다.

GS그룹 4세경영진들이 자신이 강한 지배력을 가진 계열사를 바탕으로, 비슷한 지분을 가진 지주회사 GS에서 총수를 옹립하는 경영체제로 이행될 것이라는 예측되는 이유다.

선제후체제란 과거 유럽의 신성로마제국에서 시행된 제도로 황제가 될 자격이 있는 제후들이 제후 중 황제를 선출하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말한다.

4세 경영으로 넘어가게 되면 오너일가가 서로 6촌지간이 돼 '강력한 총수'보다는 각자 계열사에서 존재감을 강화할 4세들을 조율하는 '조율형 총수'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4세 경영진들이 자신들 사이를 조율해 줄 총수를 옹립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것.

이러한 GS그룹이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큰 그림'은 허창수 회장의 퇴임과 동시에 사장으로 승진한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인사에서 더 명확하게 엿보인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이 그룹 회장 자리를 동생인 허태수 회장에게 물려주고 GS건설 회장직은 유지한 결정을 내린 같은 날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본부 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허윤홍 사장의 취임은 앞서 6촌 지간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이 GS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9년 1월 GS칼텍스 사장에 부임한 것에 이은 2번째 4세의 사장 등극이었다.

허윤홍 사장은 승진 이후에도 지금 맡고 있는 신사업본부를 계속 이끌면서 GS건설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지속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오히려 부회장으로 승진한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허윤홍 사장에게 빼앗기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이처럼 4세 경영 수순을 보이고 있는 GS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은 신사업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거나 자회사를 설립해 4세 경영진들의 능력검증과 몸집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GS그룹 내 계열분리를 점치기도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재계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GS건설은 GS그룹 내에서도 독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지주회사인 GS에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13%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허창수 회장을 필두로 그룹 3세 경영진들이 비슷한 지분을 가지고 운영되는 회사다.

이 때문에 GS건설은 사실상 허창수 회장의 개인회사로 여겨지고 있는데, 이번에 허윤홍 사장이 부임하면서 사실상 GS건설을 그룹 내에서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GS그룹은 3세 경영진들이 지주회사인 GS의 지분을 엇비슷하게 보유하고 있고 4세들도 이러한 지분보유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4세 중 어느 한명이 독보적으로 그룹 총수에 가깝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4세 경영진들이 그룹 내에 입지를 다지는 방법으로 택한 것이 부친인 3세 경영인들의 입김이 강한 주력 계열사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능력을 내보이는 형태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GS그룹 오너일가의 장손인 허준홍 전 GS칼텍스 부사장이 사의를 표하고 물러나면서 본인이 최대주주면서 이미 그룹 내 독립경영을 하고 있는 삼양통상으로 북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앞서 부임한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도 아버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밑에서 경영 승계 작업을 이어가는 모양새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

향후 4세들이 점차적으로 경영일선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 양상이 이러한 주력계열사 독립경영구도가 된다면, 이러한 '선제후체제'도 점차 윤곽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과 허윤홍 GS건설 사장의 전면등장에 이어 추가로 나설 오너일가 4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도 '선제후체제'의 실현여부가 향후 오너일가 4세들의 모습을 통해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