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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르네상스 원년' 기대한 삼성생명의 실적 롤러코스터

상장 회계연도 당기순익 95.3% 급증…'질(質)과 효율' 중심 영업 전략 추진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0.01.03 08:49:07

삼성생명은 성공적으로 상장한 2010년 당기순익 '95.3% 급증'이라는 성과를 거둔 이후 현재까지 10년간 끊임없는 실적 롤러코스터를 타야만 했다. Ⓒ 삼성생명


[프라임경제] "지난 90년대 영광을 되살릴 삼성생명 제 2기 르네상스 시대 재현을 여러분과 함께 선언하면서 올해 2010년이 우리회사 르네상스 원년이 될 것을 강력히 희망하는 바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1월3일, 당시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이 자신한 바 있습니다. 특히 그해 준비하던 기업공개 즉 '상장'과 함께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위한 중점 추진 전략들을 발표했죠. 

'회사가치 극대화를 위한 수익성과 성장성 확보'라는 경영방침을 위한 추진전략으로 △중장기 손익기반 견실화 △확고한 리더십 구축 △조직문화 혁신 통한 소프트경쟁력 차별화를 꼽았죠. 아울러 여성 능력개발 프로그램 지속 추진 및 정도경영 실천도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삼성생명이 이런 전략들을 통해 '제 2기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을까요. 지난 10년간 삼성생명 실적을 살펴봤습니다. 

◆매년 '지옥과 천당' 실적 사이클

삼성생명은 2010년 5월12일, 성공적인 상장과 함께 이미지 개선 및 직원 주인의식 제고 등에 힘입어 △수익성(순이익) △성장성(월납 초회보험료) △안정성(지급여력비율) 3대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이뤄냈습니다. 

여기에 보장성 상품(통합보험 포함) 판매까지 크게 늘어나면서 2010 회계연도 3분기(4~12월)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무려 95.3%이나 급증한 1조2732억원까지 끌어올렸죠. 특히 3분기 영업이익(3457억5100만원)의 경우 3446.9% 증가했죠. 

2010년 1월3일, 당시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상장'과 함께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기 위한 중점 추진 전략들을 발표했다. Ⓒ 삼성생명

하지만 2011년 회계연도에 들어선 삼성생명은 살짝 주춤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3분기(4~12월 기준) 당기 순이익(4655억원)이 삼성 금융계열사 동생 격인 삼성화재와 1000억원 넘게 차이가 날 정도였죠. 

이는 대부분 자산 운용으로 수익을 내는 보험사 특성상 매우 이례적 현상이었죠. 

특히 자산이 37조원에 불과한 삼성화재와 달리, 150조원에 달하는 삼성생명은 기본 운용만 잘해도 업계에서 독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기에 일각에선 '자산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죠. 

다행히 이듬해인 2012회계연도에선 3분기(4월~12월) 당기순이익(6626억원)이 42.3% 증가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여기에 보험영업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 3조3923억원)'가 24.9%나 증가하기도 했죠. 

당시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시납 연금 등 신계약이 호조를 보이면서 보험 고유이익이 지속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났다"라며 "지난해(2012년)부터 추진한 효율중심 경영과 함께 전사적인 소모성 비용 절감 등 노력이 손익에 반영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라고 자신했었죠. 

하지만 이 역시도 잠시뿐이었습니다. 

계속되는 저금리와 일시납 상품 판매 감소 탓에 2013년 3분기(4월~12월) 당기순이익(5886억원, 전년비 13.7%↓)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수입보험료(19조5998억원)마저 10.8% 감소했죠. 

이처럼 매년 번갈아가며 지옥과 천당을 오가던 실적 사이클은 2014년에도 변함없이 이어졌습니다. 이번엔 49%나 늘어난 당기순이익(1조3610억원)을 기록해 '당기순이익 1조원 회복'이라는 쾌거를 달성했죠. 

업계에서는 해당 실적 배경에 대해 "삼성물산 주식 747만주 처분(2014년 6월)으로 인한 1회성 이익(3614억원)과 함께 보장성 상품 중심 영업"이라고 분석했죠. 

하지만 2015년에는 어김없이 지옥이 찾아왔습니다.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영업 호조세를 보였으나,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변액보험 최저보증준비금 추가 적립 등으로 순이익이 줄면서 당기순이익(1조2251억원)이 8.4%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일회성 요인 및 삼성전자 효과 '실적 좌우'

이처럼 2010년 이후 매년 천국과 지옥을 거듭하던 삼성생명은 2016년부터 일회성 요인에 따른 기저 효과가 그야말로 실적으로 좌우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삼성생명 2016년 영업이익(1조888억원)은 전년대비 5.2% 감소했지만,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지분추가 취득 일회성손익(1조1924억원)이 반영된 당기순이익(2조2254억원)은 84.0% 증가했습니다.

이후 보장성 중심 영업이 호조를 보인 2017년에는 영업이익(1조7222억원)이 74.6%나 확대됐음에도, 전년도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주식 추가 취득으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당기순이익(1조2925억원)은 39.9% 감소했죠. 

2018년은 보험업법 개정안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53% 증가한 2조590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당기순이익(1조7364억원) 역시 37.5% 늘어났죠. 

2010년 상장 이후 삼성생명은 매년 천국과 지옥을 거듭했으며, 2016년부터 일회성 요인에 따른 기저 효과로 적지 않게 발생했다. = 전훈식 기자


다만 2017년과 2018년 모두 삼성전자 효과로 삼성생명에게 함박웃음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죠.  

2017년에는 삼성전자 배당수익이 전년대비 3500억원 증가했으며, 2018년에는 금산법에 따라 순환출자 고리 해소 과정에서 삼성전자 주식 2298만주(3.6%)를 매각해 7515억원에 달하는 주식처분 이익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특히 2018년의 경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할 경우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이라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였죠. 

이런 기저효과 탓에 삼성생명 2019년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9768억원)이 전년대비 43.4% 급감했죠. 물론 2018년 5월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7515억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16억원 늘어난 셈이죠. 

◆향후 10년 바라보는 경자년 '도전과 혁신'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천당과 지옥, 그리고 삼성전자 효과에 좌우되던 삼성생명이 향후 10년간 나아갈 방향은 어떠할까요. 

우선 올 2020년은 '위기 극복을 넘어,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견실한 손익기반 확보 △'질(質)과 효율' 중심 영업문화 △고객 만족과 상품·채널 혁신 △신사업 발굴 및 신시장 개척 △법과 원칙 준수의 5가지 목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죠.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위기 극복을 넘어,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것을 다짐했다. Ⓒ 삼성생명


'견실한 손익기반 확보'를 위해 금융시장 변동성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글로벌 분산투자와 고수익 자산 투자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죠. 

아울러 저성장과 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이자 지속성장을 위한 목표로, 양(量) 중심 영업문화를 질(質) 중심으로 바꿔 다가올 위기에 대비한다는 전략입니다. 

나아가 '태블릿 활용 영업'과 '단순업무를 자동화하는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를 바탕으로 보험거래 디지털화도 지속 추진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컴플라이언스 조직을 강화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정비해 어떤 불법 및 탈법도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 시장과 사회가 신뢰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는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삼성생명이 미래 10년 초석이 될 경자년(庚子年), 도전과 혁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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