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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의 스포츠세상] '슈퍼 리더십' 신태용은 디테일이다

'돈 보다 꿈' 인도네시아 선택…1% 작은 변화로 슈퍼형 리더십 발휘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9.12.30 09:24:59

[프라임경제] 우리 역사와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나라,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 그러나 조선왕조 초기에 한국은 인도네시아의 자바섬에서 양국 간 교역활동이 이뤄졌다고 기록돼 있다. 이후 조선 정부의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자세로 인하여 교류가 중단됐지만, 21세기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한-아세안 FTA 수준에서 활발하게 교역활동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약 2억6000만명으로 세계 인구수 4위, GDP 약 1조1000억달러로써 세계 16위의 국가다. 인도네시아는 20세기 초반 당시 오랜 시기 동안 네덜란드 식민 지배를 받았다. 그 시기에 인도네시아는 1930년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를 설립했고, 네덜란드령 동인도제도라는 국명으로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 유일한 아시아 대표로 출전했다. 이후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했지만, 성적은 부진했다.

2019년 12월 기준 인도네시아의 피파 랭킹은 173위. 최근 동남아시아 경기대회(SEA 게임) 결승전에서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에 패배해 준우승을 기록한 것이 최근 성적이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세계 유수의 유명한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한국 각급 연령대별 대표팀에서 지도력을 발휘한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신 감독은 현역 선수시절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닉네임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프로무대에서는 신인상, 골든볼, 득점왕, MVP 등 모든 타이틀을 획득하는 등 2013년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주최한 K리그 30주년 기념 'K리그 레전트 베스트 11'에 축구팬들의 투표에 의해 선정된 K리그의 전설이다.

2008년 성남 일화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서 2016 U-23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2017 FIFA U-20 청소년대표팀 감독,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감독 이후 여러 매체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태국 대표팀을 비롯해 중국, 일본의 축구클럽 등 여러 나라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신 감독은 중국 선전 FC로부터 인도네시아 연봉 3배 이상을 제시받았지만, 돈보다는 더욱 절실히 원하고,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며, 100% 신뢰하는 인도네시아 행을 선택했다.

신 감독은 긍정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슈퍼 리더십(Super leadership)'형 지도자다. '슈퍼 리더십'은 다른 사람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이끌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리더십을 말한다. 슈퍼 리더십은 '셀프 리더십(Self leadership)'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셀프 리더십이 스스로 자신을 이끌어 가는 과정이라면 슈퍼 리더십은 리더 육성에 초점을 두고, 셀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이다.

열악한 조건이나 후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성실하게 리더십을 수행하여 AFC 아시안컵 우승을 끌어냈고, 불안정하고 수습해야 할 많은 상황과 위기 상황에서도 소방수 역할을 맡으며 감독직에 임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소방수 역할로서 본선 진출이라는 소임을 완수하였고, FIFA 랭킹 세계 1위 독일전에서 2대0으로 제압하는 잊지 못할 명장면을 이끌었다.

스웨덴과 멕시코 경기에서 패배했을 때 선수들서의 좌절, 패배감을 잘 수습할 수 있었던 것은 신 감독이 가지고 있었던 '진정성 있는 소통'이 아니었을까.

그가 가지고 있던 '소통의 힘'은 본인의 능력에서 나오는 자신감을 무기로 많은 부담 속에서도 그가 선수로서 쌓아왔던 많은 업적을 내려놓고, 모든 선수가 지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탈권위주의적 리더십'을 발휘해 '소통과 공감의 힘'을 끌어냈다. 짧은 기간에 팀을 정상적으로 끌어 올려놓기까지 신 감독의 탈권위주의적인 소통의 힘은 이견을 달 여지가 없다.

계약을 위해 인도네시아로 떠나기 전, 필자와의 만남에서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크고, 아직 많은 부분이 보완돼야 하지만 무궁무진한 발전 잠재력을 품고 있다"며 발전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이어 "유럽의 감독과는 달리 낮은 자세로 인도네시아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고, 1%의 작은 변화로 선수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이끌어 한 단계씩 발전시켜 나가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뜻을 피력했다.

신 감독은 2019년 12월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는 계약 서명식에서 "아빠 까바르(안녕하세요). 나마 사야 신태용(제 이름은 신태용입니다)"이라고 인도네시아어로 첫인사를 건네 현지 취재진의 열렬한 박수와 함께 인도네시아축구협회와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A대표팀은 물론 올림픽대표팀(U-23)과 20세 이하(U-20) 대표팀까지 지휘하게 됐다. 중요한 사실은 2021년 U-20 월드컵이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다. 개최국인 만큼 U-20 월드컵에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응원에 힘입어 최고의 성과를 낼 것을 기대한다.

인도네시아 A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에서 현재 5연패로 G조 최하위를, 베트남은 3승2무(승점 11)로 조 1위에 올라있다. 인도네시아는 베트남과 같은 조에서 경쟁하고 있기에 6월4일 베트남에서 한국인 2명의 사령탑인 베트남의 국민영웅인 박항서 감독과 인도네시아의 희망 신태용 감독의 빅매치에 관심을 끌게 됐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A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에서 5전 전패고 부족한 점도 많다고 느꼈지만 희망을 품고 있기에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며 "이제부터 첫걸음을 떼면서 한 걸음 한 걸음씩 전진하겠다"고 감독 선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신태용 감독은 '돈 보다는 꿈을 향한 선택'을 했고 '슈퍼형 리더십'으로 디테일이 무장된 지도력을 발휘하기를 대한민국은 응원한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한국문화스포츠마케팅진흥원 이사장 / 한국체육지도자연맹 이사장 / 대한체육회 마케팅위원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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