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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현대重, 합병 걸림돌 싱가포르…"중국입김 탓?"

'경제적 협력 관계' 중국, 반대 명분 사라지자 우회 전략 의혹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12.11 15:40:42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 현대중공업

[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간 합병과 관련해 당초 걸림돌로 거론된 중국과 일본이 아닌 제 3국이 의외의 변수로 부상하면서 그 배경에 대한 각종 소문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을 준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이하 EU)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총 6개국에 기업결합 심사신청을 냈죠. 이번 심사 신청에서 6개국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합병은 무산되는 구조입니다.

다행히 이들 국가 가운데 현재 카자흐스탄이 합병 승인을 내준 상태이지만, 생각지도 않던 싱가포르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 합병에 적신호가 켜졌는데요.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이하 CCCS)가 지난 1일 진행된 예비심사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으로 업체간 경쟁체제가 저하될 수 있다는 의견을 현대중공업 측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CCCS 측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박 시장에서 양사 합병으로 높아질 수 있는 진입 장벽이 결국엔 선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싱가포르 측 입장을 파악한 만큼 충분한 대책을 마련해 본심사에서 이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관련 업계에는 '업계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과 함께 한·일 무역 갈등 여파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 일본, 그리고 합병 심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EU 외 국가는 무난히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관측했죠.

다행히 중국과 일본은 자국 조선업체간 합병 및 제휴 등을 추진하고 있어 무리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싱가포르가 우려를 표명하자 일각에선 배후 세력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와 '경제적 협력 관계'인 중국이 자국 조선업 합병으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반대 명분이 사라지자, 우회적으로 싱가포르를 통해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나 중국과 싱가포르는 '경제적 협력' 외에도 보다 특별한 관계를 유지시키는 무시할 수 없는 역사적 배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제 싱가포르는 영국 식민지배(1595년) 이후 리콴유가 최초 싱가포르 총리로 오른 후 △1990년 '고촉통' △2004년 리콴유 아들 '리센룽'이 총리직을 역임하고 있죠. 52년 독립국가 역사를 견인한 이들 세 총리 모두 모두 중국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배경만으로 싱가포르를 오로지 중국만을 바라보는 '친중 국가'로 분류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현재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특정 편을 들지 않고 '중립' 위치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죠.

다만 미국과 무관한 이번 합병 문제에 있어 싱가포르가 노골적으로 중국 입장을 대변할 수 있기에 이런 의혹이 제기된 듯 보입니다.

현대중공업 측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는 상태였는데요. 다만 이러한 일각의 주장은 억측에 불가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싱가포르는 반대 입장이 아닌, 우려 표명에 불과하다"라며 "이미 예견된 통상적 절차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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