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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영'에서 '해외도피'까지…전 대우 회장 김우중 파란만장 인생 막 내려

부도로 그룹해체 이후 20년만…사재 출연해 세운 아주대학교 병원서 눈감아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19.12.10 10:11:31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사진)이 9일 오후 11시50분 수원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세우며 한 때, 재계 순위 2위까지 올랐던 대우그룹은 IMF 이후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1999년 그룹이 해체됐고, 김우중 전 회장도 21조원대 분식회계와 사기대출사건으로 징역형과 18조원교모의 추징금을 확정받은 바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명언을 남기며 재계순위 2위 대기업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신화'를 썼지만, 21조원대의 분식회계로 몰락하며 해외도피 생활까지 겪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한 많은 이승을 뒤로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김 전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고 밝혔다. 향년 83세.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악화돼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입원생활을 해왔으며,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전쟁 당시 부친이 납북된 이후 상경해 경기중학교와 경기고를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 전 회장은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근무했고, 1967년, 만 30세에 자본금 500만원·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1981년, 45세의 나이로 대우그룹 회장에 오른 김 전 회장은 '세계경영'을 내세우며, 1990년대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섰고, 그 결과 그룹 해체 직전인 1999년까지 현대그룹에 이은 자산규모 2위의 대기업을 일궜다.

하지만 IMF 이후 1998년 대우차-제너럴모터스(GM) 합작 추진이 흔들리고 회사채까지 발행이 제한되면서 유동성위기를 맞았고, 1999년 8월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에 오르며 그룹해체 수순을 밟았다.

김 전 회장도 분식회계와 사기대출 등의 혐의로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에 추징금 21조4천484억원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징역 8년6월, 추징금 17조9천253억원으로 감형 이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그룹해체 이후 베트남으로 도피성 이주를 감행한 김 전 회장은 동남아에서 인재양성 사업인 '글로벌 청년 사업가(GYBM. 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새 삶은 열어나갔다.

지난해 3월 열린 대우 창업 51주년 기념행사를 끝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건강이 안 좋아져 통원치료를 받았으며, 12월부터 병세가 악화되면서 장기입원에 들어갔다고 대우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유지로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GYBM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조문은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학교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치뤄질 예정이며,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과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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