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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日불매운동 이면엔 韓일자리…

 

이용석 기자 | koimm22@newsprime.co.kr | 2019.11.06 09:38:51

[프라임경제] 어느 정도 소강을 맞았을 것이라 예상했던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유니클로 광고 논란으로 다시 불 지펴졌다.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최근 시끄러웠던 정치이슈에 잠시 가려졌던 것이었다.

당사자인 유니클로는 적극적인 프로모션 활동에도 불구하고 70% 수준의 매출 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사히로 대표되는 일본맥주의 국내 수입액은 99% 수준으로 떨어졌다. 명확한 대체재가 있는 소비재 영역에서 그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다.

반일 불매운동은 일본정부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고순도 불화수소의 수출규제가 시작되면서 국민들의 반일감정이 크게 타올랐고, 이어 관광을 포함한 모든 일본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고순도 불화수소의 수출규제가 시작되면 대한민국 반도체업계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업체들은 슬기롭게 대안을 찾았고, 차질 없이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반면, 이들 기업에 불화수소를 공급하던 일본업체들이 도산의 위기를 맞고 있다. 즉, 일본의 제재가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의 숫자가 전년 동월 대비 50% 가까이 감소했다. 일견 일본경제에 충분한 보복을 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을 찾는 전체 관광객 수치는 고작 1.7% 감소했다. 이는 일본 관광 시장이 중국, 대만, 태국 등의 대체 수요를 발굴했음을 의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관광 상품 불매운동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 현지에서 한국인 고객을 주 대상으로 하는 여행사들, 숙박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 대마도의 한인 업체들은 몇 달째 개점휴업 중이다.

불화수소 수출규제가 오히려 일본업체에게 부메랑이 되어 날아온 것처럼, 우리 역시 반일 불매운동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불매운동 기사에서 늘 1순위로 다뤄지는 유니클로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5000명 이상을 고용하는 큰 기업이다. 만일 불매운동이 계속 이어진다면 구조조정 등 회사 차원의 자구 노력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최악의 상황에는 국내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 일본기업을 몰아냈다는 통쾌함은 있을 수 있으나, 5000명의 우리 국민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다.

작년 한국GM은 군산공장의 문을 닫았다. 그리고 3000명 남짓한 인원이 직장을 잃었다. 군산을 대표하던 공장의 폐쇄는 곧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물론, 유니클로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다만, 일자리는 절대 감정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냉정하게 득실을 따져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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