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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뷰익의 타산지석, 삼성 AI 포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11.05 09:45:18

[프라임경제] 제너럴 모터스(GM)의 설립자인 월리엄 듀런트는 대단한 경영 안목과 수완으로 회사 발전의 기틀을 놓은 인물입니다.

듀런트는 1904년 미국의 자동차 회사 뷰익을 인수했는데요. 뷰익은 당시 연 28대를 생산하던 규모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하지만 듀런트는 뷰익을 경영하면서 올즈모빌·캐딜락·폰티액·쉐보레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을 잇달아 합병해 GM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자동차 발전 역사 초기에는 기술을 잘 아는 인물들이 회사 설립에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듀런트는 장인도 아니었고 기계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는 뷰익이 개발한  오버헤드 밸브 엔진이 대단한 힘을 낸다는 것을 간파했습니다. 당시는 뷰익보다 더 큰 차들도 진흙길이나 언덕길을 거뜬히 제압하지 못했던 때입니다.

결국 뷰익 인수가 다른 여러 브랜드, 그리고 이것이 GM이라는 큰 그룹으로 발전하는 토대가 된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뷰익이라는 회사를 처음 만든 데이비드 뷰익은 듀런트에게 지분을 매각해 얻은 돈을 유전과 부동산 투자 등으로 날렸다고 전해집니다(그래서 듀런트는 그가 마지막으로 소유했던 주식 1주를 대단히 후한 가격으로 사주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경영 감각이 기술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둘째, 듀런트는 인수한 회사의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품을 다양화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GM이 위에서도 잠시 언급한 여러 회사명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또 그 브랜드 아래에 다양한 차종을 쏟아내는 연합군 비슷하게 돼 있는 건 다들 잘 아실 겁니다.

듀런트는 이런 방식이 각 브랜드가 가진 기술과 매력을 잘 살리면서 앞으로도 잘 할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4일부터 5일까지 '삼성 AI(인공지능) 포럼 2019'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삼성 AI 포럼은 올해 3회째를 맞는데요. 이 행사에서는 저명한 AI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혁신 전략을 모색합니다. 올해는 AI 분야 전문가와 교수 등 1700여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죠.

이미 첫째날은 해당 분야 권위자들의 주도로 딥러닝 기반 세계 이해와 자율형 시스템 등 진화되고 확장된 인공지능 기술 연구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강연 외에도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수행하는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 통역 기술을 선보였죠.

한편 둘째 날 포럼에선 '비전과 이미지 (Vision & Image)' '온디바이스, IoT와 소셜 (On-Device, IoT & Social)' 등 두 트랙이 청중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가전 생산을 한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반도체로 과감히 회사 주력을 옮겨 비약적 발전을 성공시킨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AI라는 첨단 화두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발전 방향 모색을 하는 이 같은 행사를 유력 기업에서 진행하면, AI 저변 확대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아, 이 이야기는 뷰익이라는 브랜드를 사 들이던 당시의 듀런트처럼 삼성이 기술에 대해 잘 모른다(경영 감각만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지요. 삼성전자는 AI 등을 아우르면서 스마트홈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구도를 그리는 게 가능할 정도로 각종 기술력 흐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자만해서 혹은 새 물결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두려워 변화를 애써 외면하고 또 뒤쳐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요.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외면했던 사례와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AI가 접목된 전자의 새 장을 여는 길에 적극 나서는 삼성전자의 경영 감각은 그래서 더 주목해 볼 요소입니다. 이런 점이 지금까지 다져온 각종 기술 자산과 결합해 삼성 그리고 우리나라 전자 발전에 어떤 큰 전환점으로 기록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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