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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무시" 한삼인, 농협 눈치에 가맹점주 옥죄나

넉넉한 살림에도 정관장대비 가맹점주 매출액11%…본사 마케팅 비용은 2.1%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19.09.06 18:11:24

[프라임경제] 지난 설에 가맹점주들과의 상생협약을 어기고 저가 제품을 온라인에 대거 유통하다 본지에 보도됐던 농협홍삼 한삼인(이하 농협홍삼)이 올 추석을 앞두고 본사직영몰을 통해 가맹점전용상품을 판매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농협홍삼 한삼인 관계자는 "전체 가맹점의 2/3이 소속된 가맹점주협의회와 합의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협의회 측도 "우리의 요청에 따른 가맹점주전용상품의 온라인 판매"라고 동의했다. 

반면 협의회에 소속되지 않은 일부 가맹점주들은 "전용상품의 온라인 판매에 대해 영업사원을 통해 듣게 됐다"며 "본사의 무리한 확장 시도와 경영진의 자리보전에 급급한 흑자전환에 따른 불통이 가맹점주들의 대목 영업마저 침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분개했다.

관련해 가맹점주협의회는 "좋은 상품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용상품의 온라인 판매 사유를 들었다. 특히 "경쟁사에 비해 광고나 홍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온라인 판매를 통해 상품성이 알려지면 가맹점주들 수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홍삼과 한삼인 가맹점주 협의회는 상생협약을 통해 가맹점 전용 상품을 구성해 본사가 직접 판매하지 않는 제품군을 지정했다. ⓒ 농협홍삼


가맹점협의회 나설만큼 한삼인은 알려지지 않았나?

농협홍삼의 광고비 지출은 업계 1위인 KGC인삼공사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정보공개서와 감사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양사의 광고비는 각각 인삼공사가 473억원을 사용한 반면 한삼인은 10억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또 인삼공사가 지난해에만 885억원의 판촉비를 사용한 것과 달리 한삼인은 수년째 판촉에 돈을 쓰지 않고 있다.

완제품을 제공하는 가맹본부가 주도적으로 제품에 대한 홍보를 벌이지 않는 상황에서 가맹점주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시장논리와 전혀 맞지 않는 선택이다. 특히 국내 홍삼시장에서 마케팅 비용의 효과는 가맹점 매출액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정관장 가맹점의 평균매출액은 5억8378만원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던 2017년 한삼인 가맹점의 평균 매출액은 6358만원에 불과해, 1/9에도 미치지 못했다.

마진을 고려하더라도 평균매출액에 따른 수익규모 자체의 큰 차이가 나는 상황. 그 결과 가맹점 수의 감소로 이어졌다. 

감춰진 사실…벤더에 대한 의존도

또한 광고비 지출이 어려운 배경으로 경영진의 패착도 꼽힌다. 그간 한삼인의 수익 구조가 가맹점이 아닌 벤더를 통한 저가제품 유통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삼인은 가맹점주들로 부터 '특판벤더 제품'을 여타 업체들에게 부당한 방식으로 유통해 가맹점 영업권에 중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됐다.

이에 허정덕 농협홍삼 대표는 특판밴더 제품을 더 이상 유통하지 않겠다며 가맹점주들과 상생협약을 다졌다. 

이처럼 가맹점주 수익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벤더에 대한 의존은 농협홍삼의 재무재표에서도 확인됐다. 2015년 농협홍삼은 '시장개척비'로 7억3847만원을 썼다. 이듬해 같은 항목으로 지출된 비용은 18억3226만원, 2017년 16억883만원을 사용했다. 

이후 특판벤더 문제로 공정위 조사가 시작됐던 2018년 농협홍삼의 시장개척비는 대폭 축소된 5억2669만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시기 매출은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개선돼 1억원의 흑자달성에 성공했다. 

반복된 사익추구

그러나 지난 설 농협홍삼은 또 다시 '순수홍삼본' 등 가맹점이 취급하지 않는 일부 제품에 66% 할인행사를 단행했다. 특판벤더를 통한 재고처리가 어렵게 되자 가맹점주에 비해 우월한 가맹본부의 지위를 사용했다.

가맹법에 따라 한삼인 가맹점주들은 사측이 정보공개서에 기재해 가격을 책정한 제품에 대해서만 판매 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결정권을 갖고있는 농협홍삼측이 재고 처리를 목적으로 가맹점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것.

당시 취재가 시작되자 농협몰은 사흘간 남아있던 행사를 전면 취소하는 등 가맹점 상생협약 위반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줬다.

가맹점협의회와 농협홍삼은 '홍보'를 이유로 추석기간 가맹점 전용상품의 본사 온라인몰 판매를 합의했다. ⓒ 한삼인몰


넉넉한 살림살이 가맹점엔 희생 요구

이번 설을 앞두고 한삼인은 가맹점 지정상품을 한삼인 몰 내 유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비협의회 가맹점주가 배제된 결정을 내려 가맹점주 편가르기와 희생을 강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현재 한삼인가맹점주 협의회는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취지로 가맹본부 측에 요청했다.

즉 가맹점주 협의체에서 나온 중의가 '사측의 홍보비용 증액'이 아닌 '가맹점 지정상품의 공유'로 선택된 배경이 중요하다. 가맹점주협의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회사가 어려우니"라고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실제 농협홍삼의 재무상태는 준수한 상황이다. 농협에서 빌린 차입액은 2017년 321억원에서 현재 191억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영업이익의 개선은 흑자로 이어졌다.

외주로 제작했던 저가상품의 규모를 줄이다 보니 외주가공비도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속된 내부거래도 여전하다. 내부거래는 오히려 농협홍삼의 영업이익을 증대시킬 요인으로 해석된다. 

농협홍삼은 하나로유통과의 거래를 통해 매년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난 4년간 한삼인의 재무재표를 분석한결과 매출액은 2015년 747억원, 2016년 871억원, 2017년 853억원, 지난해 74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하나로유통과의 내부거래 매출액은 2015년 65억원, 2016년 96억원, 2017년 78억원, 지난해 46억원으로 총 매출액의 6~10% 수준을 상회한다.

같은 시기 전채 매출액의 매출원가와 그 비중은 각각 2015년 496억원(66%), 2016년 630억원(72%), 2017년 571억원(66%), 474억원(64%)에 달했다.

반면 하나로유통에 대한 매출원가와 비중은 의미가 크다. 같은기간 하나로유통에 대한 매출원가는 각각 2015년1억7804만원(2.73%), 2016년 1억1149만원(1.16%), 2017년 1억9478만원(2.5%), 지난해 1억4677만원(3.19%)으로 고마진 사업이다.

농협홍삼은 농협유통과도 원가를 책정하지 않은 수십억대 내부거래를 지속해왔다. 즉 매출액의 일정부분 이상을 농협내 계열사를 통해 높은 마진을 얻는 통로로 사용한 것.

◆가맹점주 옥죄야 기업가치 개선되나

이 같은 내부거래가 일반기업이라면 문제될 수 있으나 농협협동조합법에서는 농협경제지주사와 자회사들이 농업인의 권익향상을 위해 상호 내부거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합법적인 내부거래가 가능한 배경이다.

농협홍삼이 그간 내부거래를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해온 것은 농협 내부의 일이다. 농협 내부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마진을 극대화 하는 방식이 정당하기 때문이며 계열사의 이익이 조합 전체의 이익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이익은 농협홍삼 가맹본부의 수익이다. 이를 기반으로 가맹점의 수익 극대화를 지원하고, 농협홍삼의 사업성도 제고하는 것은 농협홍삼의 선택이다. 

그러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상생협약을 통해 가맹점주들만 판매할 수 있도록 지정했던 상품을 온라인에서 유통하는 것은 비판의 소지가 다분하다. 넉넉한 형편과 허락된 내부거래로 마진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농협홍삼이 조합과 조합원의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인지 가맹사업자와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인지 가늠되는 지점이다.

관련해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10년 안에 75%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정관장을 따라잡겠다는 신념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한삼인 가치 프로젝트를 통해해 정관장과 다른 길을 걸어서 10년 이내에 정관장을 따라잡는 모멘텀을 만들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감소를 거듭한 한삼인 가맹점은 이제 채 100개에 미치지 못한다. 정관장을 따라잡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구체화되는 날이 오긴 할런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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