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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양파사태' 농협은 중과부적, 제2의 오징어짬뽕 어디에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6.11 08:59:06

[프라임경제] "오징어가 풍년이라 오징어짬뽕을 만들어 봤습니다."

'오징어짬뽕'은 지금도 생산되는 장수 상품 중 하나입니다. 1992년 출시됐고, 원로 탤런트 강부자씨가 첫 CF 모델로 나섰지요.

환한 웃음과 함께 새로 개발한 라면을 선보인 것이지만 이면의 사정은 좋지 못했습니다. 이 제품이 나오던 때는 오징어 가격 폭락이 극심할 때였는데요. 기후 변화 등으로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 오징어가 귀한 지금으로서는 격세지감이지만, 하여튼 그땐 그랬습니다.

여러모로 흉흉한 상황에서, 농심에서 소비 진작책으로 오징어를 사용한 새 제품을 개발,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지요.

강부자씨를 내세운 오징어짬뽕 첫 CF. 오징어 관련 현장 분위기를 살리려 강원도 항구에서 찍은 게 이채롭다. ⓒ 농심

최근 양파 가격이 급락해 농가들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다르면 근래 양파 도매 평균가격은 20Kg 기준 1만2000원을 약간 하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동기 대비 15%가량 낮고, 2년 전 이 무렵보다 44% 내린 가격이니 고생하며 키운 보람이 없는 상황인 것이지요.

이런 와중에 일부에서는 자기 잇속 챙기기에 더 급급한 모습도 연출되고 있습니다. '양파 수출단가 후려치기'로 상심한 농심에 더 소금을 뿌리기도 한다는 후문입니다.

물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농협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가격 안정을 위해 물량 조절을 단행하는 것인데요. 농협은 2만t 추가격리 조치에 나섰습니다.

일부 농협 지역본부에서는 국내 수출업체와 관내 농협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해외로 양파를 내보내는 방법 특히 제값으로 수출을 타진한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이문에 초연한 중간조정 역할은 결코 쉬운 게 아니라 더 시선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농협의 노력으로 모두 진화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때에는 물량 조절 등 수비도 중요하지만, 소비를 극적으로 끌어올릴 기발한 국면 전환 카드가 절실한데요. 결국 민간 그 중에서도 기업이 키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번 상황이 어려울 때마다 '기업 팔 비틀기'식으로 역할을 주문하는 관행을 생각하면 편하게 거론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간 우리 기업들이 해온 많은 사회공헌 중에 정권의 요청대로 내놓는 후원기금 찬조나 고용 창출 발표 등은 후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런 조치들이 내심 각 기업들도 여러 편의나 간접적 반대급부를 바탕에 깐 것이라면, 말단의 농민이나 어민을 돕는, 그러면서도 돌아올 이익은 전혀 기대하기 어려운 '오징어짬뽕 방식'의 순수한 상생 공헌 케이스는 많지 않습니다. 양파사태에 즈음해, 과거 오징어 폭락을 막아선 농심 같은 기업들의 역할이 새삼스러운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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