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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파트 경비원 과로사를 예방해야 하는 이유

 

최은희 직업건강협회 이사 | press@newsprime.co.kr | 2018.11.20 12:16:46

[프라임경제] 최근 아파트 입주민과 경비원들이 상생을 통해 아파트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하는 훈훈한 보도들이 언론을 통해 들려오고 있다. 경비원 감축에 반대하는 주민들, 경비원 쉼터에 에어컨을 설치해 준 감사한 입주민들에 대한 보도는 우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그러나 경비원을 생각하면 필자에게 먼저 떠올려지는 사건들은 대량해고, 갑질 문화와 결부된 폭력 사건, 격일 24시간 근무 및 주 90시간 근무로 인한 과로사 등 안타까운 소식들이다. 이처럼 경비원들은 주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많은 어려움 속에서 일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에게 과로사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우선 먼저 경비원의 업무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파트에 근무하는 80~90%의 경비원들은 입주자대표회의가 도급방식으로 용역업체에 위탁해 근무하게 되는 간접고용 형태로 돼 있다. 

이들의 95%가 2조 격일 근무를 수행하는데 하루 근무시간은 17시간~22시간으로 평균 주 59.5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왜 이렇게 많은 시간을 근무해야 할까? 경비원의 업무는 심신의 피로가 적은 직무로 분류돼 있어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초과수당을 받을 수 있는 근무제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아파트 경비원 38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원들은 실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장시간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67.7시간이었으며, 67.1%가 주 60시간 이상 근무했다.

이들의 29.8%가 우울증을 호소했는데 그 이유는 직무 과다, 낮은 보상, 친절에 대한 강요, 폭언 등이었다. 여기에 열악한 물리적 환경과 직무 불안정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장시간 근무에 대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흡연과 음주를 했는데, 이것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했다.

경비원들은 우리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고마운 분들이다. 우리가 아파트에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얼굴을 마주 보며 인사하는 정겨운 이웃이기도 하다.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 열악한 환경에서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폭언, 폭행 등 갑질 문화까지 경험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당 최대 52시간까지만 근무할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마련됐다. 경비원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단축제도가 경비원에게도 적용되려면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근로시간 단축과 과로사 예방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생활터를 지켜주는 경비원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여건에서 근무하게 돼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많은 가정이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이 보장될 수 있는 삶의 현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최은희 을지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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