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SK건설이 라오스 이른 바 '라오스 참사'의 원인으로 현지 일대의 기록적 집중호우를 꼽았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거짓 해명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8시경(현지시간) 라오스 남동부 아타푸주에서 수력발전용 댐인 세피안-세남노이 댐의 보조 댐 중 하나가 무너졌고, 인근 7개 마을을 덮쳐 1300여 개가 넘는 가옥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는 최소 20여명, 실종자는 수백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언론이 이 사실을 지난 24일 오후에 전격 보도하자, 이튿 날 SK건설은 언론에 라오스 댐 건설현장에서 최근 수 일 간의 기록적 집중호우가 있었으며 본 댐 2개와 보조 댐 5개 중, 보조 댐 1개에서 이달 22일 오후 9시경 댐 상부 일부 유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총 10일간의 해당 지역 강수량은 하루에 30㎜(3㎝)를 넘긴 날이 없다.
미국 기상전문채널 '웨더채널(The Weather Channel)'에 따르면 댐 공사를 진행 중이던 아타푸주 일별 강수량은 △15일 0.15㎝ △16일 2.26㎝ △17일 0.07㎝ △18일 1.95㎝ △19일 1.98㎝ △20일 0.55㎝ △21일 0.02㎝ △22일 1.29㎝ △23일 0.86㎝ △24일 0.17㎝로 기준치인 3㎝에 미치지 못했다.
SK건설이 '집중호우로 인한 댐 상부의 일부 유실'을 참사의 원인으로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치적 기록은 SK건설에 대단히 불리한 대목이다.
만약 해당 기간에 강수량이 SK건설 주장처럼 '기록적인 폭우'로 볼 수 없다면,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국서부발전이 지난 25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시인한 것처럼 보조댐 중앙부 11㎝ 침하 현상에 따른 '붕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SK건설과 서부발전의 주장이 다르지만, 문제가 된 기간동안 현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지 않았다면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일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반적으로 댐 공사 전 해당 지역 강수량 파악은 매우 중요한데, 건설사들은 보통 앞전 100년 혹은 200년 강수량을 기반으로 설계를 한다"면서 "SK건설 주장대로 100년 혹은 200년만의 집중호우가 내렸다면 천재지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SK건설 측은 "현지 강수량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한 바가 없다"면서 "수 일 간의 집중호우로 인해 댐이 유실된 것은 맞다"고 응대했다.
한편 SK건설은 원인 규명도 중요하지만 먼저 이번 참사와 관련해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