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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 황당 해명? "수리만 집중하다 119 신고 깜빡"

5일 '플라이벤처' 사고 대응 논란…95년에도 늑장신고 탓 피해 키워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08.07 15:19:56

[프라임경제] 5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롯데월드)에서 벌어진 놀이기구 고장 사고와 관련해 롯데월드의 부실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기구가 멈춘 직후 현장요원들은 '기다리라'는 안내방송만 반복했고 이용객들은 세 시간 가까이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심지어 119 구조요청을 롯데월드가 아닌 탑승객이 '셀프로' 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은폐 의혹까지 번지고 있다.

◆"한 시간 기다리다 손님이 119 '셀프'신고"

롯데월드 측은 정비직원이 현장에 도착해 조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되면서 신고시점을 놓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열 살 미만 어린이 아홉 명을 포함해 70여명이 공중에 매달려 세 시간 가까이 '방치'된 것과 다름없어 무성의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5일 오후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의 놀이기구가 멈춰 이용하던 승객들이 고립되어 있다. 롯데월드는 놀이기구를 수동으로 멈추는 과정에서 승객이 탑승한 기기가 초기 상태로 복귀하지 않으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 송파소방서

롯데월드 관계자는 "사고를 축소하거나 숨길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기구를 수동으로 조작하는 과정에서 어트랙션이 원상복귀하지 않은 상태로 멈췄고, 전문가인 정비요원이 현장에서 작업에 집중하다보니 신고시점을 놓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때 신고를 못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면서도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이 처음인데다 어트랙션 정비에는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119 구조대원보다는 정비요원들이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과거 롯데월드에서 벌어진 사건사고를 돌아보면 이용객의 부주의로 벌어진 사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안전대책에 소홀했거나 아예 사고 발생을 숨기려다 피해를 키운 사례도 있었다. 롯데월드가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대표적인 사건은 1992년 8월 롤러코스터 '후렌치 레볼루션'에서 벌어진 관람객 사망사고다. 당시 입장객 A씨가 안전펜스 안에 무단으로 침입해 레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가 열차에 치여 숨진 것이다.

문제의 안전펜스 높이는 성인 허리춤 정도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는데다 관람객의 돌발행동을 저지할 안전요원 배치도 소홀했다.

◆반복된 안전사고…인색한 대처 때문에

1995년 3월에는 민속관에서 불이 나 8시간 만에 내부시설이 전소됐다. 문제는 롯데월드 방재실이 즉각 상황을 파악하고도 30여분이 지나서야 소방당국에 늑장 신고하는 바람에 초기진화에 실패,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4년 뒤인 1999년 4월에는 '신밧드의 모험'에 탄 여고생 B양이 호기심에 좌석에서 일어섰다가 천장에 얼굴을 부딪쳐 중상을 입었다.

2000년대 이후에도 안전사고는 이어졌다. 2003년 8월 당시 열아홉 살이던 아르바이트생 C군이 '혜성특급' 내에서 고장 난 열차를 견인하다 레일에 다리가 끼어 숨지는 일이 벌어졌고 이후 사고 전에도 다른 작업자들이 두 차례나 비슷한 위험을 겪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2006년 3월 발생한 '아트란티스' 탑승객 사망사고는 롯데월드 사상 최악의 사고로 꼽힌다. 무엇보다 사망한 이용객이 만취 상태였음에도 현장요원이 탑승을 허가했고, 안전장치 확인 역시 소홀했던 것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심지어 롯데월드는 사고 발생 20일 만인 같은 달 26일 닷새 동안 대국민사과 차원의 무료입장 이벤트를 기획했지만, 입장 수요 관리에 완전히 실패했고 엄청난 인파에 휩쓸린 입장객 일곱 명이 넘어져 중경상을 입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후에도 초등학생 두 명이 천장에서 떨어진 마감재 파편에 맞아 상처를 입자 롯데월드는 같은 해 11월 한국재난연구원 등 외부기관에 안전 컨설팅을 의뢰했으며 몇몇 붕괴위험 등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듬해 1월5일 롯데월드가 성수기 이후로 보수를 미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안전 불감증의 극치'라는 비난을 샀다. 업체는 사흘 만인 같은 달 8일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6개월 전면휴장을 선언했으나 '뒷북수습'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롯데월드 측은 개별 탑승객과 일일이 통화를 거쳐 건강상태 등을 파악했으며 이용객들과 협의를 거쳐 이달 중 구체적인 보상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내 테마파크 시장에서 롯데월드는 2015년 기준 682만5100여명의 입장객을 유치했고 1위 에버랜드(31.25%)에 이어 28.73%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지난해 매출액 6조4941억원, 영업이익 3088억원을 거뒀으며, 매출에서 테마파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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