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사회적기업 135] '다름'이 '재능'이 되는 회사 '커피지아'

'핸드픽' 두 번 거친 무결점 커피…품질로 승부수 띄워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16.04.12 14:54:38
[프라임경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나 식사 후 '커피 한잔'은 빼놓을 수 없는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다.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도 2000개가 넘어섰을 정도로 커피 시장 또한 경쟁이 치열하다. 뜨거운 커피 시장에서 발달장애인의 안정된 일자리 제공과 직업능력 개발을 통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의 성장을 돕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이자 사회적기업이 있다. 커피지아 (대표 김희수)가 그 주인공. 특화된 기술을 활용한 커피 제조와 판매를 하고 있는 커피전문 로스팅 기업 커피지아의 독특한 경영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 2011년 설립한 커피지아는 발달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직업능력 개발을 통한 재능을 발전시켜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커피지아는 지난 2013년 5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 2014년 11월 사회적기업 인증, 같은 해 12월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인증받았다. 

김희수 커피지아 대표. = 김경태 기자

커피지아가 발달장애인들을 채용하게 된 계기는 김희수 대표 친구의 제안이었다. 김 대표는 특수학교 교사인 친구로부터 2012년 6월 자폐성 발달장애인 학생 2명을 소개받았다.
 
실습생이었지만 이들의 능력을 파악해 정식으로 고용하면서 발달장애인을 처음 접하게 됐고, 사회적기업도 알게 되면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게 됐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장애인들에게 어떤 업무를 적용해야 할지 몰랐는데 결점두를 골라내는 업무인 '핸드픽' 작업에 탁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들의 핸드픽 작업으로 커피지아의 커피가 더 뛰어난 맛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달장애인 특성 파악…적합한 업무 배정

커피지아 총 16명의 근로자 중 발달장애인은 모두 11명이다. 전체 직원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는 커피 제조 과정에서 핸드픽 작업을 하는 '초능력 콩 감별사'다.

커피는 농산물이기 때문에 수입돼 들어올 때 어쩔 수 없이 △벌레 먹은 콩 △덜 익은 콩 △과하게 익은 커피 콩들이 한데 섞여 있다. 이런 결점두들을 사람의 손으로 일일 골라내는 작업을 핸드 픽이라고 한다. '초콩사'는 일반인보다 우직하고 충실하게 초능력을 발휘해 감별사처럼 진지하게 결점 있는 커피콩을 골라내 고퀄리티 무결점 원두를 만들어내고 있다.

핸드픽의 중요성은 커피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기계가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골라내야 하는 번거로움과 인건비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커피지아는 불량 커피콩을 손으로 일일이 골라내는 '핸드픽' 작업을 통해 고객에게 최상의 커피를 제공하고 있으며, '핸드픽' 작업은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초콩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 커피지아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이 '어떤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을까' '자폐성 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일이 어떤 일이 있을까' 고민한 끝에 자폐성 장애인의 특성이 핸드픽 작업에 적합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됐다"며 "생두에서 한 번, 로스팅 된 원두에서 한 번 총 두 번의 핸드픽 작업을 직업재활사의 지도 아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핸드픽 작업은 고도의 집중력과 반복 작업이라 일반인들은 흥미를 가지고 계속 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작업"이라며 "초콩사들은 커피 결점두를 '썩은 콩'이라고 부르며, 한 알 한 알 골라낼 때마다 "썩은 콩을 골라냈다"며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섯 가지 원칙 통해 완벽한 커피맛 살려내 

커피지아는 고객에게 최상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윤리적 소비 △철저한 위생 △고퀄리티 무결점두 △최적의 로스팅 △매일매일 신선함 등 다섯 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먼저 태국 도이창 소수민족인 '아카족'이 마을 협동조합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도이창 생두를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공정무역을 함으로써 '윤리적 소비'에 앞장선다. 

이어 '커피도 식품'이라는 신념 아래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 지정한 HACCP(해썹)인증을 받아 과학적이고 철저한 위생관리체계로 세계 3대 기호식품인 '커피'를 소비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믿고 마실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아울러 초콩사를 통해 커피 생두 에서 한 번,  로스팅 한 원두에서 다시 한 번 더 결점 콩을 골라내는 핸드픽 작업을 통해 결점두 가 섞이지 않은 고품질 원두 커피를 생산한다. 

커피지아는 발달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의 '다름'을 개발·훈련하고 있다. ⓒ 커피지아

또 숙련된 로스터가 각 산지별 커피의 개성과 특징을 살린 로스팅으로 최적을 맛을 이끌어내고, 철저한 주변 환경과 변수 통제로 늘 일정한 맛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생산된 신선한 생두를 선별해 주문 받는 즉시 로스팅을 시작하고 커피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재고를 쌓아두지 않는다. 또 주문 후 3일 이내 발송하고 로스팅된 지 일주일 이상 된 원두는 판매를 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커피는 맛있어야 한다"며 "다섯 가지 원칙을 통해 완벽한 커피맛을 살려내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김 대표는 "커피의 맛은 생두 30%, 바리스타 30%, 로스팅 40%로 결정되는데, 커피맛을 잘 살리기 위해 로스팅 매뉴얼을 셋팅해 놨다"며 "원산지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린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달장애인 가능성 개발…사회구성원 참여토록 할 것

커피지아는 '가(家)'의 중국어 합성어로 커피 집, 커피 전문가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이는 집에서 어머니가 만든 정성이 깃든 음식처럼, 양질의 좋은 생두를 엄선해 철저한 품질과 위생관리 속에서 커피 로스팅 전문가가 최적의 로스팅 포인트로 로스팅 후 믿고 먹을 수 있는 최고의 품질과 맛을 자랑하는 커피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김 대표는 "커피지아의 커피가 맛있는 커피로 알려져 훨씬 더 많은 소비자들이 찾았으면 한다"며 "사회적기업이 자체 홍보가 어려운 만큼 정부에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책적인 홍보와 지원을 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커피지아는 발달장애인을 단순 고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커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달장애인의 '다름'을 개발·훈련해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들이 커피지아와 함께 다름을 '재능'으로 바꿔가는 과정을 통해 그들의 가능성을 발견해 나갈 것이며, 동참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길 수 있도록 선구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 대표는 또 사회적기업이 시장경제에서 지속가능하고 핵심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근본적인 지원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사회적기업은 장애인을 비롯한 고령자 취업 등 공적인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판로개척과 홍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