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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명의찾기] 김광호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협진센터장

'대장암 파수꾼'…"발생율 높지만 완치율도 높아 '정기적인 검사' 필수"

이보배 기자 | lbb@newsprime.co.kr | 2016.01.22 11:11:38

[프라임경제] 정부가 추진하는 5대암 검진사업의 활성화로 조기에 암을 찾아내 치료받고 건강을 회복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의 서구화, 산업화로 인해 발생률이 늘어나고 있는 암이 바로 '대장암'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장암 치료 실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장암 5년 생존율은 1990년대 54.8%에 불과했지만 2007년 70.1%로 증가했다. 이와 관련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협진센터장으로 '대장암 파수꾼'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김광호 교수를 직접 만났다.

"날씨가 너무 춥죠?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김광호 이대목동병원 교수가 건넨 인사에 적잖이 놀랐다. 인터뷰 당일은 지난 18일, 살을 베는 듯한 칼바람이 부는 날이기도 했지만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처럼 반갑게 안부를 물어준 이유에서다.

친근한 외모와 편안한 미소의 김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 2006년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에 취임했다.

현재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협진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앞서 이대목동병원장,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비만도 높을수록 대장암 가능성 높아

지난해 개최된 대한대장항문학회 주관 국제학술대회에서 김 교수팀은 '대장에서 발생하는 선종과 비만과의 관계'라는 주제의 논문으로 베스트 포스터 어워드 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비만도가 높을수록 대장암으로 발전 가능한 선종의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고, 참석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협진센터장 김광호 교수. ⓒ 이화의료원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BMI 25이상을 비만으로 보는데 2009년 성인 인구의 31.3%가 BMI 25 이상으로 조사됐다"며 "이 중 대장암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피하지방보다 복부지방"이라고 말했다.

복부지방이 많을수록 대장암 발생률이 1.45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성별에 관계없이 비만도가 높을수록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선종 발생률도 높아진다는 결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가 암 검진에서는 분변잠혈반응검사(대변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대장암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를 지원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대장암을 진단하는 방법에는 대장내시경 외에 바륨대장조영술, CT대장조영술 등이 있다. 대장에 직접 내시경을 넣지 않고 사진으로도 진단 가능하다는 것.

다만, 두 가지 조영술을 통해 용종이나 혹이 의심되는 경우 다시 대장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장내시경검사를 진행하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검사 전 복용하는 장세척제가 불편한 것이라면 최근에는 복용하기 좋은 약제들이 개발돼 복용이 쉽고, 검사에 따른 불편함은 수면내시경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 관련 눈길을 끄는 소식은 남성에게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대장암이 최근 65세 이상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1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남성에게 1.5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술과 담배, 스트레스 노출 빈도가 잦은 점도 주요하지만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에 의한 보호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년에서 여성 대장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이유는 폐경에 따른 여성호르몬 감소에 의한 대장암 발생 억제력 저하에 의한 것으로 설명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성취감에 만족하는 의사 되고 싶다"

대장암 수술 분야에 명인으로 알려진 김 교수지만 인터뷰 내내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환자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에 만족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것.

김 교수는 "대장암의 수술 방법은 매우 다양하나 아직까지는 개복수술과 복강경이 많이 이뤄지고, 복강경의 또 다른 방법 중 하나가 로봇수술로, 의사 개인의 기법 차이는 있겠지만 요즘 수술방법은 대부분 표준화돼 있다"고 말했다. 

또 "암의 병변에 따라 수술 방법은 달라질 수 있고, 상피내암이나 초기암의 경우 내시경으로도 절제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광호 교수가 대장암 수술을 집도하는 모습. ⓒ 이화의료원

아울러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수술 수준은 매우 높은 편으로 암 수술 후 5년 생존율을 비롯한 예후 역시 세계 톱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미국의 5년 생존율이 65%인 반면 우리나라는 71%이고, 이는 유럽이나 일본보다도 높은 수치다.

발병률이 높은 편이지만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암이 바로 대장암인 셈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김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를 강조했다. 비만과 붉은색 육류, 술 등이 대장암의 발생 요인으로 꼽히지만 이 밖에도 대장암의 발생 요인은 매우 다양하고, 조기에 대장암을 진단하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  

김 교수는 "40세 이상부터 5년에 한 번씩 주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추천한다"며 "검사 시 용종이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즉시 떼어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김 교수가 이끌고 있는 이대목동병원 위암·대장암협진센터는 2012년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진행한 대장암 수술 사망률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받았고, 2013~2014년 전국 의료기관 대장암 적정성 평가에서도 1등급을 획득했다.

'대장암 수술을 잘하는 병원'이라는 명성의 중심에 있는 김 교수는 "머지않은 날 마곡지구에 새병원이 건립 된다"며 "이대목동병원장,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직을 큰 문제없이 마쳤으니 이제 새병원에 이대병원의 암센터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헌신하는 것이 앞으로 남은 소임이 아닌가 싶다"고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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