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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일산녹화장, 시가 보다 높게 대여한 이유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5.11.09 17:31:29

[프라임경제] 문화아이템기업 CJ E&M이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고양시 일산 스튜디오가 주목받고 있다. 각종 녹화 등 기능적 역할을 떠받치면서 일반인들의 시선도 받기 때문. CJ E&M은 최근 이재현 CJ그룹 회장 부재 상황 속에서 그룹이 CJ헬로비전에서 손을 떼는 M&A를 단행함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플랫폼 기능 등에 대해 과감히 손을 떼고, 문화아이템 기획종합기업군으로 발돋움하려는 구상을 천명한 셈이라 그 중심 역할을 해야 할 CJ E&M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일산 스튜디오 임대방식 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스튜디오 등으로 사용하는 건물 3개동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대화동 2388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고양시 일산 주민과 고양도시관리공사 관계자 등의 정보를 종합하면, 당초 이 부지는 잡종지로 인근 주민들이 불법 경작을 하는 등 보유주체로선 골머리를 앓던 관리 소홀 토지였다.

이것을 대화역이 가깝다는 이점과 방송 등 문화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최성 고양시장의 의지 등도 감안해 CJ E&M이 빌려 쓰기로 한 것. 2013년부터 총 8년간 쓰기로 한 상황이다. 고양도시관리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다달이 돈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연수익이 16억원선이라는 것이다. 이 가격을 12로 나눠 보면 월세 개념의 규모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 지방공기업으로서는 부실한 관리 대상인 곳을 활용하게 되고 연간 약 16억원의 비용도 올리는 도랑치고 가재잡는 개가를 올리게 된 것.

내역을 들여다 보면 일반철골구조-일반철골구조지붕 건물 3개동(2층X3동)을 지어 쓰는 양상이다. 제1동이 1층 바닥면적 3711.83m²등이다(연면적이라는 개념으로는 제1동 연면적=4710.65m²).

토지대장과 건축물대장상 주용도는 방송통신시설로 돼 있으며 고양도시관리공사에 따르면 임대면적은 1만2273m²이다(번지수 전체 면적은 1만7688m²임과 비교해 보면 일부 사용 계약임을 유추할 수 있다).

우선 이 땅은 역세권이고 일반상업지역으로 고양도시관리공사는 보는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정작 권장하는 업종을 방송 유관 산업으로 하는 등 가치를 높여 보이려는 태도를 취하나 등기부를 열람해 보면 지목을 2013년 CJ E&M에 빌려 준 이후 여전히 '잡종지'로 방치하고 있다. 잡종지 지목은 건물을 짓거나 하면 '대'로 변경하는 등 처리가 용이한데, 굳이 이를 진행하지 않음은 세금 관계이거나, 혹은 이 땅을 장차 다시 CJ E&M의 퇴거시(장차 미래에는) 다시 잡종지로-물건 야적장 등 각종 용도로 활용하려는-뜻으로 읽힌다.

CJ E&M 일산 스튜디오 전경. = 임혜현 기자

당국의 유권해석 사례를 보면, 예를 들어 조심2013지0236(2014.02.24)에는 "토지의 지목변경에 따른 과세표준은 지목변경 이후의 토지에 대한 시가표준액에서 지목변경 전의 시가표준액(지목변경 공사 착공일 현재 공시된 시가표준액)을 뺀 가액으로 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또 이 사안은 토지 위의 건축물 공사가 완료되어 사용승인서가 교부된 날을 사실상 지목변경일로 보아야 한다는 행정청의 의견도 인정해 청구인측 의견을 기각한 경우이기 때문에, 이에 이번 일산 스튜디오 건을 비춰 보면, 건물을 다 지은 때 대로 변경을 하고 과세 문제 등 제반 사항 판단 기준으로 하면 될 것이다.  

잡종지로 돌아갈 땅? 높은 월세 들어오는 알토란으로 변신 사연은?

본지에서 고양도시관리공사의 내심을 짐작하는-이 땅은 결국 다시 잡종지로나 쓸 가능성이 없지 않음-바 대로, 이 땅의 쓰임새는 별반 높지 않다. 이 번지 수 중 일부를 잘라 임대하려고 한 바 있으나 잘 되지 않아 지난 6월에도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힘을 빌리는 방식으로 입찰공고를 진행하기도 한 바 있다.

CJ E&M으로서는 자산 관리 측면에서 자사의 소중한 시설이 설치된 이 곳의 관리현황에 대해 파악했거나 파악할 수 있는 사정이라고 봐야 하고, 이런 문제에 대해 의견제시 등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같은 번지 내에 좌측으로 아직 쓰지 않는 땅. 우측으로 CJ E&M이 빌려쓰는 스튜디오 부지. = 임혜현 기자

한편, 가격의 적정성 문제도 있다. 조심2013서3194(2013.12.09)을 참고해 보면, 부당행위계산부인 상황에서(위장계열사에 대한 부당한 지원 등을 응징해 차액을 계산해 물리는 논리계산), 적정임대료 시가 산정은 고시돼 있는 개별공시지가 및 정기에금이자율을 기준으로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하면 남이든 계열사든간에 공정한 가격을 주고 임대차를 맺은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법인세법 제89조 제4항 제1호에 대한(자산시가라는 개념에 대한 해석) 구체적 상황 해석을 적시한 셈이다.

이 일산 대화동 2388번지의 2015년 개별공시지가는 m²당 383만5000원이다. 383만원으로 잡고 1만2000m²으로 단순화해 산출해 보자. 이 경우 459억6000만원선으로 땅값 가액을 추산해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실제 시가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땅을 빌려주고, 16억원의 연간 수익을 고양도시개발공사가 얻는다고 하면, 13.3만원/m²꼴로 연간 임대료를 무는 셈이다.

주변 대비 비싼 가격에도 관련 권리 절차 안 밟고 건물만 덜렁 올려 

수협에서 3년 정기예금을 드는 경우 금리를 기준으로 1.5% 이자율이라 가정하고, 부당행위계산부인 과정에 준해 추산을 해 보자. 법인세법 위 규정에 따르면 459억의 50% 금액에서 보증금을 차감하고, 이에 다시 정기예금의 이자율을 곱하면 적정한 임대료(계열사를 부당하게 돕느라 이상하게 높게 임대료를 지불해 준다는 의심을 받지 않을 정도)가 나온다.

보증금은 '0'이라 가정하면, 약 3억~4억원 정도로 적정한 임대료를 말하는 게 맞다.

이는 차치하고라도, 앞서 말했듯 이 땅에 대한 선호도는 높지 않으며, 이 토지가 가까운 대화역 인근 상가 임차료는 이렇게 높지 않다. 4월에 한 스포츠지가 일산 등 상권 임대료를 다룬 기사에 따르면,  "대화역(지역)은 킨텍스 주변 레이킨스몰에서 저렴한 매물이 출시되며(전분기 2.39만원/m²) 대비 임대료가 8.8% 하락"했기 때문에 대략 지난 겨울 기준 2.39만원쯤 주면 일명 대화역 부근 역세권 상가를 얻을 수 있다고 이해된다.

특히 CJ E&M의 경우 못 쓰는 땅을 빌려 스스로 방송 관련 용도에 적합한 철골구조물을 지은 셈이기 때문에 남의 상가를 빌리는 것보다 오히려 값을 후하게 염가로 빌리는 게 오히려 정상일 터인데, 이는 지금 역주행을 하는 셈이다. 시가 대비 6배 정도의 높은 가격으로 고양시에 특별한 호의를 보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

이런 터에 더 이해할 수 없는 점은 건물의 소유권 등기는 했지만, 땅에 대해 전혀 어떤 권리 등기나 여타절차를 하지 않은 대목이다.

물론 우리와 일본 법률 시스템은 서양과 달리 건물의 토지의 부합물 정도로 보지 않고, 땅과 건물의 소유권을 별개로 할 수 있는 논리 구조이긴 하다.

◆CJ E&M측 "스튜디오 전반 대비 중간값 생각"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등기를 했지만, 토지에 대해 액수가 크니 전세권 설정의 등기를 하는 게 옳고, 이게 귀찮아도 확정일자 부여 등 좋은 절차가 있다.

그런데, 토지 등기부 및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모두 떼어 봐도 이 땅에 대해 빌려쓰는 권리를 보장할 어떤 절차도 없다.

도심에서 가깝지만 농협 하나로마트 옆이고 공원 등에 접해 모호한 입지의 CJ E&M 스튜디오 부지. = 임혜현 기자

결국 굉장히 높은 임대료를 물고, 아무런 권익에 대한 보호 장치도 없이 빌려쓰는 데 만족한다는 것이라 관리 소홀이라는 것. 

다만 이 땅에 들어간 사연으로 CJ E&M 스스로도 이런 경우 입찰공고를 띄우고 처리하며 우리도 입찰공고를 보고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안의 공정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찰이라는 게 보통 상한선 정함의 밴드가 없이 최저 하한가만 정하고 무한경쟁식으로 올리므로, 쓰기에 따라선 얼마든 불필요한 가격 집행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해당사측도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선 모르지 않는다. 

CJ E&M측은 가격 논란에 대해 "공개방송만 하는 곳을 임대해서 계속 쓰려면 단가가 너무 높다. 그렇다고 보통 남양주 등에 지은 몇몇 공간을 비교해 보면, 이런 곳은 오가기가 너무 불편해 방청은 물론 연기자들도 애로사항이 있다"고 한다. 즉 도심지이고, 대중교통 등도 편한 데다 입지상 넓은 땅을 빌리는 등을 모두 감안하면 "가격은 비교를 공개방송 스튜디오 등과 모두 해 볼 때 중간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8년간 장기 사용을 통해 추진되는 점도 이점이라는 인식을 해당 기업은 갖고 있다. 직접 지어서 사용하면 비쌀 수는 있어도 크게 보면 이익이라는 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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