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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중앙부처 업무추진비 "꽁꽁 숨겨라"

 

이보배 기자 | lbb@newsprime.co.kr | 2015.09.01 15:55:43

[프라임경제]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의 업무추진비를 쌈짓돈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공공의 일을 집행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고 사적인 일에 쓰거나 꼼수를 부리며 집행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기획재정부의 '예선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보면 업무추진비는 집행목적·일시·장소·집행대상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하고, 사용용도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또 건당 50만원 이상의 경우 주된 상대방의 소속 및 성명을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런 업무추진비를 '잘 공개한다'는 것은 시민의 입장에서 해당 업무추진비를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목적으로, 얼마를 사용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와 관련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는 여러 차례 공공기관의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를 요구하고 그에 따른 실태를 공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앙행정기관장들의 업무추진비 내용과 모범기관을 공개해 내역을 살폈습니다.

현재 각 중앙행정기관은 저마다 다른 양식으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기재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모두 명시된 집행금액, 사용일자는 항목에서 제외하고 △집행처 △집행대상 △집행구분(카드·현금) △인원 △공개범위 △공개주기 등을 기준으로 자료를 취합했습니다.

이 결과 중앙행정기관장 업무추진비 공개가 많이 된 곳은 경찰청, 문화재청, 행정자치부로 드러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경찰청의 경우 업무추진비의 집행액, 사용처, 집행방법 등을 공개했고 문화재청의 경우는 사용처, 인원, 목적들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전체적인 파악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행정자치부의 경우 이와 더불어 중앙행정기관 중 유일하게 업무추진비 집행시간을 공개했습니다. 업무추진비의 집행시간이 중요한 이유는 밤 시간대 업무추진비 사용은 업무와 관련 없이 사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방위사업청, 국방부, 대통령 경호실, 한국국방연구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은 업무추진비 공개 항목이 거의 없는 중앙행정기관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집행처는 물론, 집행구분, 집행대상도 없이 총금액과 목적만 기재했을 뿐 언제 어디서 사용했는지 조차 알 수 없었는데요. 대통령 경호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합니다. 따로 양식을 사용하지 않고 공지사항에 기재해 집행액과 내역만 알렸고, 이조차 2008년 이후부터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업무추진비는 공공의 일을 위해 사용되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공개 현황은 각 중앙행정기관마다 상이하게 달랐는데요.

이와 관련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 공개센터는 "업무추진비 공개에 있어 집행 장소, 인원, 집행방법이 가장 중요하다"며 "하지만 집행인원을 기재한 곳은 문화재청 한 곳에 불과했고, 집행처를 밝힌 곳은 4군데에 불과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통일된 규정 없이 업무추진비를 계속 사용해도 되는 것일까요? 정부차원의 업무추진비 통일안 규정의 필요성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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