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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헌신 '별정우체국'이야말로 가장 성공한 제도"

[인터뷰] 750곳 별정우체국중앙회 윤민수 회장 "묵묵한 공로, 평가절하 말아야"

박대성 기자 | kccskc@hanmail.net | 2015.01.15 14:49:50

별정우체국중앙회 윤민수 회장. = 박대성 기자

[프라임경제] #. 별정우체국 제도라는 게 있다. 1960년대 국가경쟁력이 취약했던 정부가 우체국이 없는 농·어촌에 민간인으로 하여금 사재를 출연해 별정우체국을 짓도록 하고 체신업무를 위임한 독특한 형태의 시골우체국.

이 제도가 처음 생긴 것이 1961년도로 국가예산 부족으로 농어촌지역의 체신과 금융업무 수행을 감당키 어려웠던 당시 정부가 별정우체국을 만들게한 뒤 자녀승계 등의 '당근책'을 주고 대신에 공공업무를 위탁한 제도였다.

별정우체국은 우편업무는 물론이고 우체국 예금·보험업무, 공과금 수납, 우체국택배 등의 모든 우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외관상으로는 빨간 간판을 쓰는 여느 우체국과 똑같고, 우정사업본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지만 우체국 청사는 개인의 사재가 투입된 사유재산.

전국 753곳 농어촌우체국들의 연합체인 별정우체국중앙회 회장을 맡아 업계 권익을 위해 뛰고 있는 윤민수 중앙회장(52)을 만나 을미년 새해를 맞아 별정우체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은행 없는 곳에 고마운 존재 '시골우체국'

#. "50여년 묵묵히 헌신해 온 별정우체국 제도야말로 민간위탁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제도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전국 우체국 수의 20.7%(753곳)을 점유하고 있으면서도 연간 운영예산 2000억원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묵묵히 봉사해 온 조직이 우리말고 또 어디 있겠습니까."

인구 3000여명의 시골우체국장에서 전국별정우체국중앙회 회장까지 맡아 눈코 뜰새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윤민수 회장은 그간의 역할에 비해 별정우체국이 홀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인지 열정적인 어조로 말을 풀어나갔다.

그는 "별정우체국이 우리나라 전체 우체국의 20.7%인데 별정우체국 예산은 전체의 3.7%에 불과하다"며 "농어촌 별정우체국이 없어지면 면(面) 단위 체신이나 금융업무는 앞으로 군청소재지로 나가야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생긴다"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민들한테는 없어서는 안될 공공서비스 개념이라는 것인데, 도시지역 우체국은 우정사업본부가, 농어촌지역은 별정우체국이 우편업무를 맡는 이원화로 나뉘어 있다.

이런 별정우체국을 자녀 또는 배우자에 1회 승계만 허용하는 등의 구속성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별정우체국들의 불만이 높다.

윤 회장은 "별정우체국은 국민 누구나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임에 따라 '1면1국' 제도가 완성돼 익일배달체계가 구축됐다"며 "적자를 들먹이며 별정우체국을 홀대하고 있으나, 애초 수지가 맞지 않는 곳에 우체국 설치를 권장해 놓고 이제와서 적자를 이유로 책임을 묻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강변했다.

오히려 도시지역에까지 별정우체국을 도입하면 정부가 비용대비 최대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역발상'을 주문하고 있다.

이런 자신감에는 별정우체국들이 위임된 업무 외에는 엄격한 제약을 받는데다 군단위 총괄우체국과 지방우정청의 정기.수시감사를 받고 있어 사고없는 별정우체국을 만들어왔다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윤 회장은 "자녀승계 문제는 국가가 우체국 운영의 연속성을 담보하고 국장의 사유재산 상속을 인정했기 때문인데,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사기업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며 "면지역 우체국 하나 신축하는데 5억~10억원 안팎이 드는데 전부 사재를 털어넣는 실정"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고흥군 동강우체국 앞에서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윤민수 별정우체국중앙회장. = 박대성 기자

하는 일은 공익적, 신분은 '어정쩡'

윤 회장 자신 또한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은 사례이다. 윤 회장의 선친은 교사 출신으로 고흥 동강면에서 양조장을 운영했다고 한다.

1960년대 당시 정부가 지역유지들에게 떠맡기다시피 우체국운영을 맡겨 현재까지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동강우체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농어촌 대다수 별정우체국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구조이기때문에 직원들의 인건비는 국가에서 보조되고 있다.

특히 직급정체는 별정우체국들의 해묵은 숙제다.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일정연한이 되면 자동승진되는 근속승진이 없다.

똑같은 창구업무를 맡아도, 동일한 역할의 집배원일지라도 신분에 따라 승진에 차별이 주어지고 있다. 드라마 '미생(未生)'과 빼닮았다고.

윤 회장은 "8급에서 7급으로 오르는데 20~30년이 걸려 별정우체국 직원들은 나이 50줄에, 그것도 계급정년 7급을 끝으로 퇴직하고 있다"며 "4000여 명 별정우체국 종사자들의 박탈감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국회 상임위로부터 올해 장기근속한 집배원들의 인사적체 해소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는 답변은 받아놓은 상태라고 전하고 있다.

"토요일 택배 휴무제 단골손님 다 뺏겨"

5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시골 별정우체국들의 수입원도 변했다.

지금 시골우체국에는 우편이나 예금업무보다는 택배접수가 주업무가 되버렸다. 당연히 우체국 집배원들의 일하는 양도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우정노조'에서 요구한 토요일 택배휴무제가 시행되면서 시골에서는 택배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토요택배 휴무제 이후 집배원들의 일감이 줄고 이에따른 수당도 줄어들었다며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시골 우체국택배는 농산물배송이 대부분인데 집배원들의 토요휴무제때문에 금요일부터 미리 택배를 안받아 금,토,일 3일간 택배업무가 중단돼 농산물을 부치는 단골 농민들의 불만이 큽니다"

윤 회장은 집배원, 농민, 우체국까지 모두 불만인 '3불' 토요일 택배제가 부활되는 것이 공공서비스와 우체국택배 경쟁력 차원에서 맞다는 소신도 폈다.

이를 위해서는 우정노동조합의 전향적인 부활검토가 있어야한다고 간곡하게 요청했다.

우정사업본부의 이른바 창구망 효율화사업도 현장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적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직원이 퇴직할 경우 우정사업본부에서 신규인력 배정을 안해주기 일쑤여서 국장 1명, 창구담당 1명 만으로 살림을 꾸리도록 지침을 내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른바 '2인관서' 제도다.

윤 회장은 2인관서 추진시 사고위험 증대 및 영업력 저하가 불가피해 우정사업의 보편적 대국민 서비스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50여년간 소임을 다해온 별정우체국이 그 역할에 비해 홀대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윤민수 중앙회장. = 박대성 기자

남의집 숟가락 숫자도 꿰차는 밀착 영업망

농어촌 집배원들은 촌락 가정집의 숟가락 갯수도 알 만큼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도 우체국 영업망의 비교우위 장점이다.

일반우체국과 별정우체국을 동일 선상에 비교할 때 예금유치나 보험유치, 택배실적 면에서 별정우체국이 앞선다는 것이 별정우체국중앙회의 나름 자부심이다.

그럼에도 별정우체국이 저비용으로 50여년간 수행해온 공과는 제쳐두고, '창구망 효율화사업' 명분으로 사유재산인 별정우체국을 자꾸만 옥죄는 것은 홀대도 이런 홀대는 없다는 입장이다.

별정우체국이 한때 800여 곳에 달했으나 자연감소분이 생길 경우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 연계승인을 안해주고 있어 전국의 읍면지역 우체국이 해마다 줄어들어 현재 753개 별정우체국이 운영되고 있다.

케케묵은 '인보증' 철폐…신용대출 확대 성과

별정우체국중앙회는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자녀 또는 배우자 1회승계 제도법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한 반면에 주요 현안에서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별정우체국 추천인 재지정 제도 도입 △국장 무한책임 규정 개정 △국장 명예퇴직제 도입 △직원 근속승진 제도도입 등이다.

작년 4월 회장으로 선출된 윤 회장은 지난 9개월간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국회 토론회를 갖는 등 별정우체국의 현안을 공론화하는데 많은 공력을 쏟았다.

대표적으로 금융기관에서는 없어진 '인보증'을 신원보증보험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해서 묵은 숙제를 해결했다.

또한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과 협의해 일반공무원과 동일한 조건으로 신용대출 서비스를 받도록 해서 박봉에 고생하는 국장과 임직원들을 배려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7월에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우상호 의원 주관으로 별정우체국 발전방향에 대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별정우체국의 부당한 대우를 국회차원에서 논의해 별정우체국 회원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도 지정승계제도 폐지와 추천국장제 제도 개선 등의 정부입법을 절충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회장은 끝으로 "별정우체국장은 지역에서 태어나 퇴직 때까지 지역민의 대소사까지 챙기며 우체국 예·적금과 보험실적을 끌어오는 우정사업본부의 숨은 보배"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 점을 감안해서 정부에서도 산간이나 벽·오지 별정우체국이 그동안 묵묵히 수행해 온 공로를 평가절하하지 말고 애정을 갖고 바라봤으면 한다"고 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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